농업정책과 행정사무감사
“볏짚팔고, 화학비료 사용… 고품질 쌀생산 어렵다”

당진시에 대한 시의회의 사무행정감사가 지난 4일 진행됐다. 이번 감사는 당진시 시민사회단체가 의정평가단을 구성해 참가했다. 농업정책과에 대한 질의는 4일 늦은 7시부터 진행됐다.

3농혁신, 농가소득에 기여하나?

첫 질의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소속 편명희 의원의 3농 혁신정책으로 “묻고 또 묻고 지적해왔다”면서 “금년 3농혁신에 들어간 예산이 192억 원이다. 그런데 과연 3농혁신이 농가소득에 기여하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편 의원은 특히 “3농혁신이 여러사업을 하고 있지만 실패하는 사업도 많다. 로컬푸드매장이 축협매장 말고는 부실하거나 폐쇄된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희상 농업정책과장은 “3농혁신은 가치농정을 시행하는 과정이다. 곧바로 소득과 직결되는 것이 아니고 농업의 전반적인 유통과 시스템을 정착해 단계적으로 변화하는 의식개혁운동”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우 과장은 “로컬푸드 사업은 당초 30여 농가가 참여했는데 지금은 400여 농가가 참여해 200여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대농보다는 소농중심으로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3농혁신속에 가려졌던 쌀농사

한국당 양기림 의원은 “3농혁신 속에 가려졌던 쌀농사에 대해서 질의하겠다”면서 영상자료를 통해 볏짚 수거현장을 공개했다.
양 의원은 “농민들은 볏짚 팔고 화학비료를 넣기 때문에 수질오염과 밥맛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의원은 “경기도 농민들이 자기들의 볏짚은 논에 넣고 당진 볏짚을 다 걷어가고 있다”면서 “기왕이면 고품질 쌀을 위해 볏짚 넣기로 지력을 증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 과장은 “축산인들의 조사료 확보와 소득대체 차원에서 볏짚을 팔고 있으며 임대농지라서 책임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3년에 한번 정도는 볏짚을 썰어 넣고 미질 측정기를 활용해 고품질 쌀로 유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RPC부실운영, 지원하는데 한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안효권 의원은 “당진시 7개소 RPC는 타 시군이 1~2개인 것에 비해 너무 많다. 부실운영으로 매년 30억씩 지원하는데 한계가 오고 있다”면서 “3농혁신 차원에서 과감히 통합하라”고 요구했다.
덧붙여 안 의원은 “그동안 3농혁신은 형식적이고 구호에 그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RPC통합이 3농혁신의 시작이요 마지막이라 생각한다”며 압박했다.
우과장은 RPC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 “당진시가 전국에서 (시군단위 중) 쌀생산량이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RPC가 많아야 쌀을 팔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도 있었다”면서 “현재 합덕RPC 등 노후화된 시설 개보수자금으로 매년 20~30억원을 지원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 같은 문제를 농민단체와 토론을 통해서 합의해나갈 것이다”라고 답했다.

수많은 민원 발생한 학교급식 운영

마지막으로 민주당 홍기후 의원은 “학교급식 운영과 관련해서 많은 민원이 발생해 용역과 감사를 받았는데 어떻게 진행되는가? 특히 시 직영체제로 간다면 물류나 농산물 전문가 영입계획이 있는가”고 물었다.
답변에서 우 과장은 “용역을 줘서 그 결과에 따라 지난 1일 심의위에서 행정주도형 물류위탁으로 결정됐고 최종적으로는 시가 재단법인을 설치해 운영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없는 3농혁신, 숙제로 남아
한편,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단에 참석한 한 시민단체회원은 “뻔한 질문에 뻔한 답변으로 맥빠진 행정사무감사”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양기림 의원이 영상자료를 준비해 볏짚수거문제를 제기하며 ‘고품질 쌀 생산’에 대한 지적은 신선했다. 편명희 의원과 안효권 의원이 집중적으로 지적했던 3농혁신 정책에 관한 질의와 답변에서 ‘혁신’은 보이지 않았다.
특히 3농혁신의 핵심인 낭비적인 ‘농업단체 행사비 지원’과 ‘중복지원 사업정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또한 주무과장이 3농 혁신이 ‘가치중심 농정’이며, 농업의 전반적인 유통 시스템을 정착해 단계적으로 변화하는 의식개혁운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3농혁신에서 ‘농민의 의식개혁 정책’, ‘농업 시스템 변화’, ‘농업행정의 혁신’ 중 어느 것도 보이지 않은 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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