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현대글로비스 앞 천막농성 시작
선거철 맞물려 현대제철 전국 사업장으로 확대 가능성

대형화물차의 최대 화주 중 하나인 현대제철에서 시작되는 물류 대란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충남지부 북부지회’(이하 화물연대 북부지회)가 지난 11월 21일부터 현대글로비스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화물연대 북부지회가 요구하는 사항은 운송료 현실화다. 이들은 현재 현대제철의 제품 운송료는 생계를 걱정할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고강도의 장시간 노동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화물연대, 대형 화물차기사 실수입 한 달 55만~160여만원

이들이 제시한 근거는 지난 1년간의 운행 원가분석표다. 화물연대 충남지부가 현대제철에 제시한 원가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후판제품을 운송하는 차량 10대의 1년간 직접 비용이 86.04%에 달한다. 매출대비 실수입이 160여만 원인 셈이다.

열연·냉연·철근 제품을 수송하는 차량은 더 심각하다. 15대의 열연·냉연·철근 제품 운송차량의 원가분석을 실시한 결과 유류대를 포함한 직접비용이 무려 92.75%로 나왔다. 이것은 매출 대비 실수입이 7.25%로 55만원이 수입으로 잡히는 것이다.

화물연대가 선거 기간이어서 충남지부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최재혁 북부지회장은 “현대제철에 들어가는 차량들은 상하차 대기시간을 포함하면 새벽 4시부터 저녁 6시~7시까지 근무하는 것은 일반적이고 최대 18시간씩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도 일어나고 있다. 적은 운송료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일을 해야 생계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 북부지회 김규정 현대제철 1분회장 역시 “당장은 아끼면서 어떻게든 살아간다. 하지만 보험료 지불 시기나 차량 수리 등 목돈이 들어갈 때가 되면 다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가 시급하게 요구하는 사항은 운송료 20% 인상이다.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가 진행하는 11월 협상에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대제철과 협상 진행 여부에 대해 “아직 협상중이라서 외부에 특별히 말할 입장이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화물연대 북부지회의 천막농성에 대해서는 “관점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같이 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화물연대가 주목하고 있는 당진

문제는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의 운송료 협상이 가져올 파장이다. 전국적으로 당진을 비롯해 전남(현대제철 광양공장위치), 포항 등의 화물연대 지부에서는 당진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의 운송료 협상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 제품 중 외부로 운송하는 물량 전체를 현대글로비스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진을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현재 철강 관련 제품 운송을 할 수 있는 대형차량의 비중은 현대제철의 물량 비중이 상당하다. 철강업체 중에서는 비견할만한 곳은 포스코뿐이다. 그러니 이번 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간의 협상은 타업체의 운송료 협상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화물연대가 중앙본부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부가 선거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지만, 운송료 현실화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에서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는 만큼 선거 이후 총파업 등의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없지 않다.(각 선본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표준운임료 법제화를 주장하고 있다)

화물운전기사들의 생존권 문제로 현대글로비스 앞에서 시작한 천막농성이 어느 선에서 해결될지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의 운송료 협상 결과에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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