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어르신들의 특별함이 담긴 시
‘시로 쓰는 인생 이야기’ 마당 콘서트

평범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여서 더 특별한 조그만 마당콘서트가 열렸다.

‘내 얘기 들어볼튜? 나는야 시인’이라는 소제목으로 열린 ‘시로 쓰는 인생 이야기’ 마당콘서트가 지난 11월 29일 당진 고대면 옥현리에 있는 ‘뜰과 숲’ 농원에서 열렸다.

어른들의 인생을 시에 담아 발표한 이번 마당콘서트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후원한 ‘문화이모작’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문화이모작 사업은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활용해 마을단위 문화사업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해 실행하는 기획자 양성프로그램으로 충청권 문화이모작 사업은 당진문화재단이 선정돼 생활문화진흥원과 함께 주관했다. 기획자 양성 프로그램에 참가한 ‘숨’팀은 최은희, 박진경, 김향숙, 정은회 등으로 구성되어, 이 날 마당콘서트를 기획했다.  

‘나의 남편’이라는 자작시를 낭송한 민문자(75) 어르신은 큰 아이가 열다섯 살, 막내가 일곱 살 때 남편과 사별했다. 민 어르신은 “남편이 떠나고 남은 자식들을 농사지어 다 키웠다. 지금은 저에게 딸린 식구만 26명으로 늘었다. 손주만 13명이다”라고 말했다.

혼자의 몸으로 자녀를 키운 서러움과 그 서러움 속에서 가졌던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시에 꾹꾹 눌러 담았다.

민 어르신은 “사실 제가 초등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했다. 아이들 다 키우고 공부를 시작한 셈이다. 그렇게 시를 접하게 됐다. 세상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배움으로 가득 찬 노년을 전했다.

이추자(78세) 어르신은 무대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남편은 목회 활동을 27년간 해 왔다. 혼자 몸으로 병에 걸려 아무도 돌 볼 사람이 없어 자상한 남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데까지 조카를 돌보겠다고 한다. 내 생활이 무너졌지만, 나 역시도 조카를 돕고 있다. 여러분들 모두 건강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산소’라는 시를 쓴 이기숙(81) 어르신은 ‘잉꼬 앵무새’라는 시도 함께 낭송했다.

이 날 ‘마당 콘서트’에서는 어르신들의 ‘시낭송’과 ‘인생이야기’ 무대 외에도, 지역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동극 공연을 하고 있는 ‘낮도깨비봉사단’의 공연, 장미라의 노래 공연, 동화구연 등의 어울림마당도 함께 마련됐다. 이들은 모두 자원봉사로 이번 마당콘서트를 지원했다. 뜰과 숲의 장소 제공, 풍선 장식 등 역시도 기능재부 형태로 제공되어 의미를 더했다.

어르신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옮길 수 있도록 도운 정은회 씨는 “어느 날 어르신들의 백일장의 시들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그 감동으로 이번 마당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라면서 “기획팀은 어르신들이 마음을 열도록 도와 드린 것뿐이다. 평범한 분들이라 더 애틋하고 특별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이 주는 감동을 젊은이들도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날 작은 마을, 작은 공연장에서 열린 마당콘서트 ‘시로 쓰는 인생 이야기’에 담긴 어르신들의 인생 이야기는 큰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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