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호 해수순환 워크숍서 주장 제기
담수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해수순환이 근본적이고 직접적인 해결책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해수순환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합의가 가장 선결해야 할 문제라는 점 역시 강조됐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석문호 해수순환과 수질개선을 위한 워크숍’이 지난 21일 당진2동주민센터에서 열렸다. 이 날 워크숍의 기조발제는 충남연구원 김영일 연구원과 시화호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최종인 활동가가 나섰다. 기조발제 이후에는 당진시의 유관부서 과장과 팀장 등 관계공무원과 환경단체 활동가 등 참석자들의 자유토론이 펼쳐졌다.
‘석문호 해수순환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선 김영일 연구원은 ‘농업용수 사용으로도 부적격 판정’을 받은 석문호의 수질 오염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한 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해수순환’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석문호 담수를 배출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는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해수순환을 통해 석문호의 담수를 유통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 설득 방안은?
건설과 구교학 과장은 해수유통에 대해 “홍수에 대처해야 하는 등 치수도 문제지만 석문호 담수에 해수 순환을 시행할 경우 가장 피해를 볼 것은 농민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석문호 유역 인근 5백만평은 석문호의 담수를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농민 등을 포함한 주민들이 이에 과연 동의할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우선 해수순환을 어느 정도의 양으로 해야 할지가 결정되어야 한다. 이후 보상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인식의 전환을 통한 주민합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농업으로 인한 경제적 가치보다는 해수순환을 통한 갯벌 살리기 등 ‘기수역(바닷물과 민물이 서로 섞이는 구역)의 활용가치’를 통해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실례는 안산의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활동가가 제시했다. 최 활동가는 “주민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경제적 이득이다. 시화호의 경우 농업종사자의 경우 농업용수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시행한 해수순환으로 조력발전소, 관광자원 개발 등의 경제 효과에 더해서 되살아 난 갯벌로부터 채취하는 해산물로 주민들은 하루 수십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를 주목하고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갯벌의 연간가치 63억원, 농경지의 100배
김 연구원은 네이처의 자료를 인용하며 “1㎢당 가치는 기수역은 228만달러(한화 약 25억), 갯벌의 경우 99만달러(한화 약 10억)에 달한다. 반면 농경지는 9,200달러(한화 1천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라는 점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해수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 갯벌의 연간 총 경제적 가치는 약 16조원으로 1㎢당 연간 63억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이 같은 경제적 가치를 수입으로 연결하는 방안으로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주민설득으로 부처 우선주의 극복해야
김영일 연구원은 석문호의 수질개선을 위한 해수순환이 시행되기 위해 거버넌스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하구복원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공유·확산하고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이해당사자를 충분히 설득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은 “해수순환을 하게 되면 관리 주체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해수부로 이관된다. 이를 극복해야 해수유통의 길이 열려 석문호의 수질이 개선될 것이다”라면서 “결국 주민들과 지방정부의 힘으로 이 같은 부처 우선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해수순환’의 관건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워크숍의 토론 좌장을 맡은 충남환경운동연합 황성렬 상임대표 역시 “담수호의 수질개선을 성공한 곳은 시화호 정도 밖에 없다”라면 “시화호가 되살아 난 결정적 이유는 주민들이 더 이상 오염된 시화호를 그냥 둘 수 없다는 공통된 인식이었다”라고 말했다.
황 상임대표는 덧붙여 “주민들을 무시할 수 없었던 관계부처는 해수유통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석문호는 최악의 수질 악화에 이르기 전에 해수순환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당진시는 담수호의 수질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해수순환이 제시되고 있다. 농업용수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는 ‘삽교호’와 ‘대호호’와는 다르게 석문호의 경우 수질악화에 따른 해수순환의 적지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석문호가 과연 해수순환을 통한 ‘수질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