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상 기 / 송산중 교장


촛불은 어둠을 밝히고 길을 안내하며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상징물로 인식된다.
촛불 의식은 가끔 학교 행사로 치러지는 야영 활동이나 각종 축제에서 마지막 밤에 야영 활동과 축제를 결산하고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엄숙하고 진지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둘러싸고 연일 계속되고 있는 지금의 촛불 집회의 규모나 그 양상이 시작과는 달리 본래의 촛불 이미지와는 일부 거리가 먼 것처럼 보여 아쉽고 우려스런 측면이 있다. 그 집회 초기에 일부 우리 학생들이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할지 조심스럽기 만하다.

미국산 쇠고기의 인체 유해 여부를 떠나서 먹거리는 당연히 모든 국민의 관심사요,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자신들의 의사를 밝히는 행동을 무조건 탓할 수만도 없다. 생존권적 권리는 누구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의 말과 행동이 가치가 있고 영향력을 가지려면 그 사람에게 책임능력이 있어야 한다. 책임능력은 정확한 판단력을 요구하는데 이것은 고도의 자율성을 담보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우리 학생들은 지금 그 자율성을 기르기 위한 과정에 있는 것이다.


촛불 집회가 당위성과 필요성을 확보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현장에 너무 지나치게 간여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며 더 나아가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
우리 어른들이 진정으로 학생들을 사랑한다면 그들로 하여금 집회 현장에 나올 필요가 없도록 사회가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게 해주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어른들은 좀 더 긴 안목을 가지고 빌려다 쓰는 미래 세계를 보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상태로 보전하여 우리 학생들이 마음 놓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기원하는 촛불 문화제를 열어 우리 자신보다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축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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