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숙(녹색어머니연합회 당진지회장)

당진시학교급식지원센터의 운영전반에 대한 문제점들이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부각되기 시작한지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그간 학부모단체·영양교사협의회·시민단체·농가 등이 일련의 사태들을 수습해보고자 센터운영 주체 측과 갈등 양상을 빚어가며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이제 미운정 고운정이 들만큼 오랜 시간이었다.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때론 동지애로 뭉치고, 때로는 서로 다른 관점 때문에 미묘한 갈등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끝까지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는 ‘우리들 손으로 우리 아이들 입으로 들어가는 밥그릇만은 올곧게 지켜내자’라는 공통분모였다.

당진에 학교급식지원센터의 기반이 마련된 것은 2010년 경이다. 학교급식사업 기반을 배경으로 2011년부터 당진군농협연합사업단에 위탁하여 첫발을 뗀지 어느 새 7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현재 학교급식지원센터는 2019년 3월까지 당진시농협해나루조공법인에 위탁하여 운영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에 불거진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전반에 대해 불거진 심각한 문제들로 연일 당진의 여론이 시끄러웠다. 당진에 살고 있는 학부모라면 한번쯤은 ‘도대체 학교급식센터의 문제점이 뭐기에 이리도 아우성들일까?’ 하는 의문점을 가져봤을 것이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며 권리인 의식주, 그중 하나가 누군가에 의해 부당하게 침해받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건 지켜야한다는 본능에 충실한 상태가 된다. 하물며 내 새끼들의 먹을거리와 연관된다면 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번 일을 겪으며 서로 간에 좁혀질 줄 모르는 요구사항들로 많은 갈등이 초래됐고, 깊은 상처도 남았다. 하지만 결과를 생각하면 실(失)보다는 득(得)이 컸다고 자부 할 수 있다. 긴 시간을 한 가지 문제로 서로 부딪치다보니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관점에 맞춰 문제를 제기했다. 그 속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극과 극을 달리며 끝을 향해 내달았다. 토론을 통해 협의점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고 순차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함에도 이미 감정과 자존심이 버무려진 싸움은 난타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온전한 타협점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서로 합의하에 일종의 성과물을 내기까지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 중심에서 나 역시 상대방의 입장은 들여다보지 않고 오로지 내안에 갇혀 내 관점으로만 해석하고 결론을 내려고 애를 써온 건 아닌지...

이제 서로간의 잘잘못을 따질 때는 지났다. 이기려고 한 싸움이 아니라 잘못된 점을 바로 잡기 위한 방법의 차이였음을 받아들이고 이 일에 관계된 모든 이들이 서로 화합하여 앞으로 당진시학교급식지원센터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에 대해 서로 고민하고 힘을 모아 이 보이지 않는 미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시기다. 여기서 또 다시 옳고 그름을 따지기 시작하면 본질은 없어지고 시비로 일관하는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제는 지난 7년간의 당진시학교급식지원센터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점검해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모든 관계자들이 임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출발을 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초창기 당진시학교급식지원센터는 타시군의 부러움을 살만큼 롤모델이었다는 자부심을 잊지 말자. 이제 우리 모두는 이 과도기를 겪으며 살을 깍는  아픔을 같이 한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그간의 풍랑 속에 신뢰라는 듬직한 주춧돌을 다시 놓았으면 한다.

우리가 주장해온 학교급식센터 직영화가 모든 이들의 해답일 수는 없을 것이다.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고 또 그 과정에서 누군가를 책망하는 볼멘소리들도 분명 나올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해보지 않고서는 그 어떤 것도 100% 정답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은 직영화를 주장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우리 스스로 의심하지 않고, 우리 농민들이 애써 가꾼 당진농산물의 판로가 막혀 한숨짓는 농민들이 생기지 않는 당진시의 올바른 정책이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세상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조급함을 버리고 좀 더 멀리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며 서로를 응원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아마도 어느 새 그토록 우리가 입이 닳도록 주장한 당진시학교급식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확보되고, ‘공공성’이 확립되며 ‘신뢰’라는 체계가 구축될 것이다. 당진시학교급식지원센터의 직영화라는 큰 틀이 마련되고 있는 중요한 길목에 우리가 서 있다고 믿는다. 학부모들 그리고 당진 시민들은 당진시의 확고한 직영화 정책과 해나루조공법인의 약속에 따른 실천을 믿음으로 기다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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