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나루항만 ‘신철석’ 대표

시민기업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출발한 ㈜해나루항만이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관련기사 : 당진시민 혈세 투입된 ‘해나루항만’ 누적적자만 ‘23억’) 지난 10월 1일부터 ㈜해나루항만의 이끌고 있는 신철석 대표를 ㈜해나루항만에서 만났다.

●해나루 항만 기사가 나가서 꽤 시끄러웠을 것 같다. 어땠나?

뭐, 어쩔 수 없지 않나.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이제 대표를 맡게 된 만큼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수습은 해야겠다고 생각해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나루항만을 이끌어 보겠다고 나선 이유가 있나?

객관적으로 맡을 수 없는 상황이긴 했다. 기사 내용 외에도 내부적으로 어려운 점은 더 있었다. 운영자금은 바닥 난 상태였고, 9월부터 은행대출금의 원리금 상환이 시작됐다. 지금 파악한 바로는 내년부터 연간 약 10억 이상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 설립부터 올 9월까지 평균 1억 정도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었다. 공동배선제가 종료하는 상황에서 매출 수단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맡은 이유는 지인과 주주분들의 지속적인 설득과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회사가 청산을 하게 되면 투자금이 날아갈 판이었다. 일부 주주분들이 어떻게든 회생을 해달라고 했다. 이쪽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나로서는 회사를 살리는 것이 일종의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당진지역 사회에서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해나루항만이 잘못되면 나한테까지 비난이 올 수밖에 없었다.

●원래 해나루항만의 이사로 있지 않았나? 그 때는 왜 살리지 못했나?

사실 1년 전 쯤 무급으로 회사차량도 사용하지 않고 경비를 최대한 줄여가며 활동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회사를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경영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공동배선제 문제였다.

●무슨 뜻인가? 공동배선제 때문에 이사진이 신 대표를 믿지 못했다는 것인가?

당시 경영진이 공동배선제에 참여하면서 향후에도 장밋빛 청사진을 그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공동배선제가 독이 될 수 있었다. 우리 같은 예인선사 입장에서는 공동배선제가 참여만 하게 되면 편하기는 하지만 공동배선제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동배선제에 관한 논문을 읽었다.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잘 이해는 못하겠지만 예인선사 입장에서는 분명히 유리한 제도로 이해됐다. 공동배선제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 해나루항만이 공동배선제에 참여하는 모양새가 사용주인 선사와 예인선사간에 원만한 합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상황이었다. 당시(2016년 9월) 대다수의 선사와 해운대리점들이 공동배선제를 반대하는 상황이었다.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선사가 자유계약제로 전환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매출이 예상되는 현대제철 광탄선 선사들이 공동배선제에 참여하지 않았다. 즉 70%의 시장은 자유계약제로 남게 되는 것이었다. 해나루항만의 살 길은 공동배선제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계약제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솔직히 업계에서 공동배선제 시장의 붕괴를 예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대표로 취임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달라진 것이 있나?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것인 10월 1일이다. 한 달이 지난 지금 공동배선제가 종료된 유코 카케리어의 자유계약제 하에서 예선업무를 재개했다. 그 과정에서 과거 경영진들과 유코와의 문제가 있는 것까지만 확인했다. 또한 우리 회사의 소원이나 마찬가지 였던 현대제철 광탄선 업무를 설립 이후 최초로 10월부터 참여했다. 기존 거래가 없던 해운대리점과 거래를 시작한 것도 성과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갈 길이 멀다.

●광탄선 예인 시장은 전 경영진 때에도 노력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방법이 있었나?

해나루항만의 장점을 최대한 어필을 했다. 우리의 장점은 배가 가장 최신형이면서 고성능이다.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서비스에 대해서 사용자를 만족시킬만한 제안을 던졌다. 기본적으로 현대제철 광탄선 예인 시장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변화의 흐름을 분석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하면서 기본적인 질문이다. 매출을 좀 올렸나?

10월 매출이 약 1억 5천 정도가 된다. 아직 부족하지만 나름 의미를 찾자면 회사 창사이래 최대 매출이다. 흑자를 냈다는 점이다. 적자를 메꾸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나름대로 (영업에 대한) 그림도 그리고 있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비용을 줄이는 것도 열심히 하고 있다. 기존의 급여를 받던 임직원이 4명이었다. 지금은 여직원 한 명에게만 지급하고 있다. 회사가 가지고 있던 2대의 차량은 모두 반납했다. 이것만으로 1천만 원을 절약했다. 교통비 식비등은 개인돈으로 쓰고 있다. 어차피 급여 논의 없이 취임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경영정상화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상황이 좋아지면 이사회 내에서 협의해 볼 문제다.

●아직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 워낙 소문만 무성하고 사실관계는 확인된 것이 없었던 점 때문이다. 주주들이나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 짧게 부탁한다.

짧게 말할 재주는 없는데... 해나루 항만은 135명의 주주로 이루어진 큰 규모의 주식회사다. 장부상에는 자산 가치가 100억이 넘는다. 이게 당진의 자산이다. 주주 구성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모토가 시민기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항만 분야에서 당진의 자산이 되어야 할 회사라는 뜻이다. 이런 회사일수록 전문성을 가지고 운영해야 한다고 믿는다. 관변단체 운영 하듯이 하면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다. 당진항에 15개 예인선사가 있고 선박만 35척이다. 그 중 5천 마력 이상은 19척이다. 2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만큼 고마력 시장은 치열해 졌다. 2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시장이다. 앞으로 해나루항만이 살아 남기 위해 나 역시 치열하게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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