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도전이 성공하면서 저도 용기를 냈어요”
암투병 후 새로운 길 걷는 ‘고향산천’ 허주순 사장

어릴 때부터 지병을 갖고 태어 난 막내아들이 이제는 당당한 대한민국 군인이 됐다. 병약했던 아들이 수차례의 도전 끝에 부사관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허주순 사장 역시 새로운 시작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4년 전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받았고 원인 모를 통증으로 장시간 고생을 했어요. 이제 통증은 사라졌고 암도 관리시기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6월 태어날 때 몸이 좋지 않던 아들이 그렇게 되고 싶어 하던 군인으로 당당하게 입대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저도 결심했어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내가 되어야겠다고 말이죠”

사실 허 사장은 장사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당진읍내에서 면천으로 시집을 가서 평생을 살아왔다. 논농사와 함께 꽈리고추도 20년 가까이 지었다. 아프고 난 직후에는 좋아하던 후리지아 꽃농사도 해 보았다. 말하자면 평생을 농사꾼으로 살아 온 것이다.

하지만 리더십 강한 끼는 농사일을 하면서도 발현됐다. 면천면 자개리에서 부녀회장으로만 6년을 봉사했다. 또한 풍물패에서도 활동하면서 사람들과 즐겁게 얽히고 섥히며 살아왔다. 마음 한 구석에 몸이 좋지 않은 막내 아들이 돌덩이처럼 앉아 있는 것을 빼고는...

허 사장은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두고 있어요. 아이들이 모두 착하고 바르게 자라 주어 바랄게 없습니다. 아이들 말만 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워요. 특히 막내아들은 큰 수술도 받은 적이 있어 언제나 걱정이었어요. 그런데 건강하게 자신을 가꾸고 군인이 된 걸 생각하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들의 입대 후 마음 속의 돌덩이를 내려놓은 기분을 얻게 된 허주순 사장은 농사 말고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된다. 평소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당진 대덕동 먹자골목으로 나와 식당을 차리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허 사장은 “원래 음식을 잘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물론 음식 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식당을 하기로 결정한 건 나중을 위해서였죠. 언젠가는 어르신들 식사 대접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 때를 위해서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요”라고 말했다.

‘고향산천’은 해장국 전문점이다. 올갱이해장국, 뼈다귀 해장국, 소고기 해장국 등 많은 메뉴들이 있다. 남편이 면천에서 직접 지은 쌀로 밥을 하고 김치 역시 손수 담가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정말 고향산천에서 나오는 신토불이 음식을 중심으로 식재료를 사용한다.

허주순 대표는 “아파보니까 사람이 더 좋더라고요. 내가 어려울 때 나를 지탱해 준 건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이었어요. 큰 힘이 된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식당을 찾아 준 손님들에게도 좋은 음식을 대접하면서 살고 싶어요. 장사를 하더라도 좋은 마음으로 한다면 다시 나에게 돌아올 거라 믿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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