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회장

광활한 천수만에 서보면 그곳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곳인지 금새 느끼게 된다.

담수호엔 수생 식물과 어류, 갈대 등이 자라고 있으며, 흑고니, 원앙 등 천연기념물 28종과 노랑부리백로, 황새 등의 멸종 위기종 10종, 환경부 지정 보호종인 32종의 철새와 텃새가 서식하고 있다.

천수만은 서해 연안 중부 지역에 위치한 내만으로 태안군의 안면도, 서산시의 간월도, 보령시의 서해 지선으로 둘러싸여 있다. 천수만의 폭은 남단의 영목과 보령시 오천면을 잇는 약 5㎞의 입구로부터 북쪽의 창리와 간월도 남단에 이르는 25㎞까지로 볼 수 있다.

과거의 천수만은 무궁한 갯벌생명체들의 커다란 터전이었다. 적돌강과 사장포로 불리는 넓은 내만과 소규모의 만들을 포함하고 있었으며, 조간대가 넓게 분포하고 있었다. 이러한 지형적 조건 때문에 오래전부터 간척에 적합한 곳으로 여겨져 대규모의 간척 사업이 진행되어 왔다.

서산 A·B지구 간척 사업의 결과, 천수만 북단으로 통하는 중심 수로가 차단되어 방조제 부근의 유속이 급속히 약화되었으며, 이와 같은 급격한 흐름장의 변화는 인근 해역의 각종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천수만의 갯벌은 해양 생태계에서 생산성이 높은 공간으로,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였지만 간척으로 인한 갯벌의 소실과 방조제 건설 등과 같은 물리적 요인 때문에 많은 생물의 서식처 및 생계 수단의 변화와 파괴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처럼 방조제 건설의 영향으로 면적이 50% 정도 줄어들었고, 해수의 유동량도 약 40%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만 내부의 순환이 약해져 세립 퇴적물이 쌓이고 있고, 유속이 감소하여 만 내에서 강한 조류를 이용한 정치만 어업과 조간대에서 주로 하던 김 양식업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바지락 생산량도 크게 감소하였다.

또한 갯벌의 소실로 인해 이곳에서 살던 생물들이 서식처를 잃게 되었고, 어민들도 일터를 잃게 되었다. 게다가 갯벌이 사라진다는 것은 갯벌이 가지고 있는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것으로, 갯벌의 자정 작용이 약화되어 부영양화된 민물이 만 내로 흘러들어 수질이 크게 악화되었다.

다시 천수만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와 관련 17일 충남서해안기후환경연구소 대회의실에서 ‘천수만권역 종합발전전략’ 수립 연구용역 착수보고회가 열렸다.

종합발전전략은 천수만과 주변 지역의 자연환경, 해양생태계 등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토대로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얻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천수만권역 공공분야 발전계획과 각종 공공·민간 개발사업 간 융복합 연계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전략 수립 추진에 배경이 된다.

도는 연구용역을 통해 도는 천수만권역 자연 환경과 인문·사회 환경, 지역경제 기반시설 환경 및 특성 등의 현황을 분석하고 대내·외 여건 변화 전망과 관련 계획 및 제도 분석, 사례 조사 등을 벌일 계획이다.

연구용역은 충남연구원을 주축으로 내년 말까지 시행되며 보령·서산·홍성·태안 등 4개 시·군을 공간적 범위로, 시간적 범위는 2040년으로 설정된다고 한다.

과연, 천수만이 현재의 아픔을 거둬내고 과거의 무궁한 생태계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연구용역을 통해 천수만 일대의 환경 보전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구상이지만 완전한 생태계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담수호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확실히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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