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또 다시 트럭에 나락을 싣고 농민들은 고속도로를 달려 죽전휴게소에 모여 밥 한 공기 값이 150원도 안된다며 울분을 터트리며 상경투쟁에 시동을 걸었다. 전국에서 달려온 농민들은 “휴게소에서 점심을 했는데 식사비 8천원 중 밥쌀이 차지하는 가격은 2백 원도 안된다”며 분노했다.

봄부터 가뭄과 전쟁을 치렀고 여름엔 폭우에 시달리며 생산한 피 같은 쌀이 껌 값 취급을 당하는 것이 마치 농민들이 무시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털어놨다. 당진시농민회(회장 박유신)를 비롯해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각 시군 농민회원들은 1톤 차에 벼를 싣고 1차 집결지인 죽전휴게소에서 조직을 점검하고 깃발과 현수막을 차량에 부착한 뒤 광화문광장까지 달렸다.

국민 다 죽이는 한미 FTA 즉각 폐기하라
청와대측 관계자 나와 농민들 주장 경청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까지 가두행진한 후 쌀값 1kg에 3천원, 농정개혁, 농민헌법 쟁취를 위한 투쟁결의대회를 청와대 앞에서 진행했다. 김영호 전농의장은 “쌀값은 우리사회가 건강한 사회인지 바른 사회인지 가늠해보는 척도인데 그것을 외면하는 정부는 정부가 아닌 것이고 모르는 척 하는 국민들 또한 책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한미FTA 재협상을 시도하고 있는데 옳지 않다며 “트럼프가 말했듯이 국민 다 죽이는 한미FTA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이어서 김순애 여성농민회장도 “교수라는 작자들이 농정토론회에 나와서 하는 말이 ‘농민들이 쌀이 과잉생산으로 값이 낮은데도 왜 농사를 짓겠느냐 그것은 직불금 주니까 농사짓는 거라고 했는데 정확히 말해 쌀이 남아도는 게 농민들이 과잉생산해서가 아니라 미국등지에서 수입을 해왔기 때문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정말 정부와 민주당을 믿어서는 안된다“면서 “추미애민주당  어떻습니까? FTA반대한다고 싸움을 해 놓고 지금은 정권이 바뀌었으니 협조해 달라하니 정말 화가차서 못 살겠다”고 비난했다.

최미진 한국여성단체협회장은 “진보적인 여성단체들이 모여서 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의 투쟁을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밝혀 참석농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또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연대발언에서 “농협중앙회와 정부가 쌀값 3천원을 보장해야한다”면서 “농협중앙회는 계통구매로 인해서 농약, 비료, 식음료등 모든 것에서 수수료를 먹는등 손을 다대고 있으니 지역 농.축협들은 죽을 지경이서 농협중앙회가 바뀌지 않으면 살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흥식 쌀생산자협회회장도 “쌀값 보장에 답이 있는데 그것은 개헌헌법에 식량자급율과 19조원 가치가 있는 쌀농사의 다원적기능등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담으면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자리에 청와대 관계자나 농림부 관계자가 있다면 올해부터 지급되는 고정형직불금을 없애고 이 금액을 환경보전직불금으로 바꿔서 따로 지급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김영록장관이 쌀값을 15만원 맞추겠다니까 농협들은 주판알 굴려서 평균단가 80kg에 15만원과 20kg에 4만8천원 정도 정하면 된다는게 농협들의 짓거리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앞 집회장에는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실의 신정훈 비서관과 이재수행정관이 나와서 전농과 쌀 생산자협회 간부들과 쌀값과 농협중앙회장의 직선제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어 농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백남기농민 촛불혁명에 맞는 농민헌법 실현해라


농민들은 청와대 결의대회를 마치고 다시 트럭을 몰고 여의도 국회앞으로 몰려가 기자회견을 갖고 쌀값 1kg 3천원, 농정개혁, 농민헌법, 미국 통상압력 거부할 것등 네 개항의 요구안을 대 국회와 정치권에 촉구했다.

농민들은 “백남기농민의 희생과 촛불혁명에 의해 새로운 시대가 열렸는데도 농민의 삶이 좋아지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역대정부의 농업말살정책이 지속될 불길한 상황을 보고 바쁜 수확을 뒤로한 채 상경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향후 투쟁 계획에 대해서도  결의문을 통해 “농업을 팔아먹은 김현종을 통상교섭본부장에 앉힌 것부터가 잘못인데 촛불혁명의 정신으로 경제주권과 농업을 팔아먹는 한미FTA를 폐기하는 투쟁에 국민적 힘을 모으자”고 제안하고 “오늘의 투쟁을 시작으로 11월 18일 전국농민대회에서 진리를 외치는 농민들의 투쟁으로 쌀값 보장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자”고 결의했다.

집회에 참여한 이영주송악읍지회장은 “다른 농민단체들은 참석 않는데 농민회만 참석하고 있는 게 개탄스럽고 안타깝다”면서 "정권이 바뀌니까 경찰들이 안 보여 데모할 맛이 안 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 앞까지 가는 동안 백골단도 차벽도 물대포도 눈에 뛰지 않자 농민들은 대통령하나 바뀌었다고 해서 이렇게 변할 수 있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