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 전 조금은 휜 허리와
꾸부정한 어깨 그리고
느린 발걸음 또한
어깨에 드리워진 긴 삽
천천히 걷던 발걸음이
논 한가운데 논둑에 서서
삽을 지팡이 삼고 허리를 펴고
긴숨이 허공에 다다르네
논과 밭을 둘러본 촌노
"영감 아침 차렸슈
어서와 아침 드슈 "
"어 알았어"
몸은 집으로 향하지만
머리는 자꾸 곡식들로 향하네
밥상에는 긴세월을
걱정스러이 사라온 시간을
말하듯이 흰 머리와
깊게 패인 얼굴의 그림이
길게 그리어 졌네
당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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