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에서 나오는 원재료를 위주로 사용하는 원칙을 가진 카페가 있다. 소위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원칙을 갖고 운영되는 중앙2로 33-16에 위치한 ‘정성가득한방’ 카페(이하 정가한)다. 한방차를 취급한다는 점이 정가한의 특징이다. 여기에 카페의 운영을 협동조합이 맡고 있다는 점 역시 특별함을 더한다. 

지산지소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어떤 조합원은 단호박을 키워 카페에 제공했고, 다른 조합원은 팥을 직접 키워 카페에 공급한다. 팥빙수에 들어가는 팥앙금의 경우에도 조합원이 기른 팥을 직접 앙금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제과점에서도 그렇게까지 하기는 힘든데 정가한에서 그런 어려운 일을 한다. 우스개 소리로 커피가 당진에서 재배된다면 그것마저도 사용할 기세라고 박은숙 씨는 말한다.

조합원이자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박은숙 씨는 “커피는 묵직한 바디감의 안티구아, 산미가 좋은 메가체프 등 4개국 원두를 적절히 배합해 조합원 4명의 바리스타의 테스트를 거쳐 사용하고 있다. 커피는 로스팅 후 3~4일 째가 가장 맛이 좋기 때문에 그 원칙을 지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박은숙 씨는 “커피가 맛있다고 다시 찾아주시는 손님들도 많지만 정가한에서는 대추차나 쌍화차 같은 한방차도 인기가 좋다”라고 말했다.

정가한에서 만드는 대추차는 생각, 대추, 감초 3가지만 가지고 맛을 낸다.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기 때문에 짙고 깊은 향이 차의 풍미를 더한다.

쌍화차 역시 인기 제품이다. 쌍화차는 한방 약재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모든 것을 구입할 수는 없다고 한다. 쌍화차에 들어가는 재료 중 70% 이상을 국내산으로 고집하고 있다. 국내 수급이 어려운 30% 정도만 외산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국내산 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부담스럽지 않다. 아메리카노가 2,800원 대이고 첨가물 3,600원에서 3,800원 정도다. 대추차는 5,000원 쌍화차는 7,000원이다. 

이런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있을까?

정가한협동조합 조합장 장규진 씨는 “조합원들의 의지”라고 말한다.

장규진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지역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조합원들이 출자를 하기는 했지만 이윤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의 경제를 생각하자는 뜻에 함께 하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이 지역 원재료 사용을 고집하고 정성이 들어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다”라고 말한다.

설립동의자가 36명에 예비 조합원 70여 명을 둔 정가한협동조합은 지난 7월 17일에 창립총회를 마치고, 올 11월에 정식으로 출범하게 된다. 아직까지는 개인사업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당진의 지역 경제 순환을 위한 조합원들의 뜻이 모여 운영을 시작한 정가한 카페. 그 성공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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