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우리 고장 찾은 관광객들 다시 찾을 수 있게 
 
땅의 모양이 가느다란 '왜가리 목'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왜목마을’해수욕장을 지난 주말 오후에 찾아보았습니다. 기상예보에는 주말 약간의 비가 올거라고 했는데 햇빛이 쨍쨍 납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이곳도 피서객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오작교에 마련된 포토존에는 남녀노소를 무론하고 인증샷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고, 수돗가에 물이 들어오기 전에 캤다는 바지락을 바드득 바드득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살짝꿍 바구니 내다보니 바지락 크기가 작아 아쉬울 만 도 한데 내 손으로 직접 캤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행복해 죽습니다. 이곳 왜목마을해수욕장은 넓거나 화려하지는 않아도 이렇게 갯벌체험을 하면서 애 어른 모두 추억을 담아갈 수 있어 좋습니다.

텐트를 주욱 쳐 놓은 곳에서 만난 한 피서객은 “이곳이 해 뜰때랑 해질 때 참 예쁘다고 들었어요. 오늘 여기에서 1박 하면서 해지는 모습, 해뜨는 모습 꼭 사진에 담아갈거에요. 친구들한테 보여주고 자랑해야죠. 아침에 몇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자야할까요?”하고 묻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1박 해봐서 아는디유, 아침에 알람 필요 없슈~. 갈매기가 끼룩대고 철썩철썩 파도소리에 기냥 절로 잠이 깰꺼유~.”

“아, 말투를 보니까 여기 충청도 토박이이신가봐요.”

“아뉴~ 한 20년 넘게 살다보니께 여기사람 다 됐슈~.”

“아!”하면서 충청도 말이 구수하고 우습다며 배꼽을 잡습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예외 없이 모래성을 만들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참 고운 모래가 파도에 자꾸만 젖어들 무렵, 요란한 북소리가 울려퍼집니다. 한 켠에 마련된 우리농산물직거래장터에서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석문면주민자치회에서 소소한 농산물을 갖고 나와서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삶은 옥수수 한 입 맛보는데 구수함이 입 안 가득 퍼집니다. 갖고 나온 농산물 모두 모두 다 팔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함께 온 일행이 보이질 않습니다. 알고보니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서 선착장 끝까지 가서 돌아오기를 두어 번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요즘 어딜 가나 주차문제가 쉽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곳은 일방이어서 한 번 진입하면 되돌아 나올 수도 없어 선착장까지 가서 차를 돌려 나와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여러 차량들이 그렇게 우리처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운전자들의 얼굴은 이미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져 있습니다.

이곳에 사는 우리들도 나오는 길에서야 마을 입구 안쪽으로 큰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입구에 주차장을 안내하는 문구라도 있었더라면 넓은 주차장을 놔두고 주차를 위해 빙빙 돌지 않아도 될 뻔 했습니다.

더위를 피해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우리고장을 찾은 분들이 할 수만 있다면 얼굴을 찌푸리는 일이 없도록 우리 지역민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한편, 해병대전우회에서는 구급약품을 비치해 놓고 치료를 해주고 있었는데 미처 준비하지 못하고 온 관광객들에게 소소한 감동을 주고 있었습니다.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이 아름다운 어촌 마을을 관광객들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 될 수 있게 지역민들과 지자체가 함께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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