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단체, 수청2지구 손병희 유허지 보존 요구
동학혁명 이후 현존하는 유일한 ‘동학대도소’

합덕봉기와 승전목 전투 등으로 내포지역 동학농민혁명운동에 중요한 역할이 드러난 가운데 의암 손병희 선생이 머물렀던 유허지가 개발로 인해 헐릴 위기에 몰리자 전국의 동학 관련 단체들이 당진시를 찾아 유허지의 보존을 탄원했다.

이들은 당진 지역의 동학농민혁명운동사가 단순히 내포지역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동학사를 새로 써야 할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그 중심에 손병희 선생의 유허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당진시청에서는 당진시 관계자, 충남개발공사 관계자, 동학관련단체 관계자들이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수청2지구 개발지역에 포함되어 헐릴 위기에 몰려 있는 ‘의암 손병희 유허지’에 대한 보존 문제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충남개발공사는 유허지 보존 요구를 받고 용역사에 의뢰해 결과가 나온 상태임을 밝혔다. 용역사 측은 손병희 관련 유적지가 전국에 존재하고 있고, 가옥 상태 등을 고려할 때 ‘가옥 자체’로서의 유지가치가 충분치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동학관련단체 관계자들은 ▲물리적 가치가 아닌 역사적 가치가 중요하며 ▲손병희 유허지가 동학농민혁명 이후 유일한 대도소라는 점 ▲내포뿐만이 아니라 동학사 전체를 다시 쓰게 될 중요한 유허지라는 점 ▲민족 대표로서의 손병희 선생에 대한 교육적 가치의 중요성 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내포문화숲길의 이지훈 당진시지부장은 “충남도와 당진시의 결단이 필요하다. 유허지에 관련한 협의체를 구성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개발공사 측 관계자는 “보존 주장에 대해 공감한다. 다만 미리 논의가 되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상당한 과정이 진행되었다. 아쉬운 부분이다. 충남개발공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충남도와 당진시가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답했다.

당진시 측은 관련 사항을 시장과 충남도에 보고해 회신하기로 했다.

당진 지역의 동학관련 유적지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 역사적 의미를 지키기  위해 관련 단체뿐만이 아니라 지역민들의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의암 손병희 당진 가옥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의 하나인 의암 손병희는 1898년 8월부터 1899년 10월까지 1년 3개월 동안 당진 수청지역에 머물렀다. 이곳이 동학대도소 역할을 했다. 대도소는 동학의 교세 확장을 위해 설치된 교단 조직이며 중앙 사무 조직이다. 당진의 동학대도소는 2012년에 최초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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