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해미읍성에서 6쪽마늘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8일 오후 찾아보았습니다. 검은 구름 자꾸만 몰려다니는가 싶더니 행사장을 향하는 차 유리문에 이내 빗방울이 두두둑 맺힙니다.

우산을 챙겨들고 정문을 들어서는데 여느 때 같았으면 축제가 아니더라도 주말이라 북적북적했을 이곳이 비가 오락가락 해서 그런지 한산하기까지 해서 안타깝습니다. 비가 오는데도 한손에는 우산을 들고, 한손에는 마늘꾸러미 봉지를 들고 나가는 관광객이 참 고맙습니다.

그동안 가뭄 때문에 애태우던 농민들이 이번에는 장맛비 때문에 애를 태웁니다. 언제 쏟아질지 모를 장맛비를 대비해 곳곳에 천막을 치고 관광객을 맞이하는 농민들의 얼굴에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잔디밭에서는 비를 피해 천막 아래, 혹은 큰 나무 아래 바위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흥겨운 판소리에 심취해 있는 관광객들이 아낌없는 박수로 호응합니다.

마늘판매장에는 북적이지는 않아도 6쪽마늘의 진가를 알아보고 ‘마늘 사야겠다‘ 작정하고 오신 분들의 흥정이 이어집니다.

“많이 파셨습니까?”

“아이고 뭐 그렇죠. 내일은 햇빛이 쨍쨍 났으면 좋겠네요.”

농부의 답 속에 염원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오늘 많이 파셨어요?”

생들기름을 한 병 구입하면서 여쭈니, “비가 와서 그런지 기대 했던 것보다는 매출이 많지는 않지만 맛보신 분들은 어김없이 사가셨다.”고 대답해 주면서 들깨로 직접 만들었다는 비누도 하나 덤으로 넣어줍니다.

서산생강한과 판매장에서는 비가 오는 중에도 우리 농산물을 구입하려고 찾아 준 관광객들이 고마워 마음껏 시식하시라며 아낌없이 내놓습니다.

평상시 찾았을 때는 어김없이 줄을 서야 살 수 있었던 마늘빵 가게 앞이 한산합니다.

아이들과 동행한 가족이 즐겨 찾는 연을 파는 가게,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틈을 타 젖은 날개 파닥이며 비행하는 잠자리 떼는 어느 집 아빠와 아들이 자꾸만 휘둘러 대는 잠자리채를 피해 더 높이 날고, 젖은 잔디밭에 넘어진 꼬마 아이는 무르팍이 젖어도 깔깔깔 소리 내 웃으며 엄마 손에 잡힐까 잠자리 떼 마냥 자꾸만 달아납니다. 꼬마 아이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달그락 달그락 손님 태우고 달리던 말도 고개 돌려 돌아보게 합니다.

이 아이가 웃는 것처럼 우리 농부님들 유쾌하게 웃을 수 있게, 마늘 파는 농부님의 염원대로 내일만큼은 햇빛이 쨍쨍 나면 좋겠습니다.

그런 우리 모두의 마음 센스쟁이 장맛비도 알아챘나봅니다. 축제 둘째 날은 비가 내리지 않아 적잖은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해 감사합니다. 6쪽마늘이랑 한우랑 2억 9,000여만 원 가량의 농특산물이 판매됐다고 하니 정말 다행입니다.

가물면 가물어서 울고, 장맛비에도 마음 졸여야 하는 농부님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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