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돈 없어 재능 펼치지 못하는 아이 한명도 없게..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금요일 오후 서산시 지곡면에 위치한 해인미술관에서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우리 지역에 자라나는 꿈나무들 가운데 예술(재능) 우수장학생 육성 기금마련을 위해 서해안신문 서부본부가 주최하고 서양화가 박수복 화백이 주인장인 해인미술관이 주관하여 기획 전시회를 연겁니다.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려는 많은 차량들이 나 같은 길치는 되돌아 나갈 수 나 있을까 싶을 만큼 구불구불한 시골 논밭 길을 지나고 지나 미술관에 속속 도착합니다.

여느 전시회장처럼 조명이 화려하거나 외형이 번듯하지는 않지만 함께한 고마운 마음들이 내걸린 고귀한 작품들과 한데 어우러져 시골 미술관은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뜻 깊은 일에 기꺼이 동참하려고 서울에서, 혹은 경기도에서, 그야말로 각지에서 이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아와 많은 분들이 재능을 기부하며 의미를 더 해줍니다.

이름만 대도 다 아는 유명한 분들이 바쁜 시간들을 쪼개어 아무런 대가조차 없이 사회를 보고, 플룻을 연주하고, 섹소폰으로, 바리톤, 소프라노, 민요로 전시회장을 풍요롭게 합니다. 에어컨조차 없는 가난한 시골 미술관에서 땀 뻘뻘 흘리며 재능 기부에 최선을 다하는 분들을 드넓게 펼쳐진 앞 논 사잇길 지나던 바람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나 봅니다. 열린 창틈으로 슬며시 들어와서는 응원하고 달아납니다.

학교에서 추천받은 예술(재능)우수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전달되고, 액수의 많고 적음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꿈나무를 응원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보았으니, 알았으니 충분합니다. 꿈을 향해 전진하다가도 문득 주저앉고 싶어질 때, 아이들이 이 자리를 기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회복하면 더없이 고맙고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성장해 이어가겠지요. 또 다른 꿈나무를 응원하는 일을......

“이렇게 의미 있는 일을 신문사에서 주최한다고 해서 정말 반가웠어요. 플룻을 다섯 살 때부터 저에게 배웠던 제자가 오늘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기뻤어요. 적어도 돈이 없어서 가진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아이가 있게 해서는 안 됩니다. 꿈나무를 응원하고 지원하는 일에 신문사도, 우리 어른들도 최선을 다하면 좋겠습니다.”

이날 전시회장에서 플룻 연주로 감동의 첫 순서를 장식한 정광수 씨의 말대로, 돈이 없어서 꿈을 펼치지 못하는 아이가 우리 지역에서 한 명도 생기지 않게 여러분, 힘을 실어주세요. 앞도 뒤도 논밭인 시골마을 해인미술관에서 전시회는 23일까지 이어집니다. 시간이 되시거든 미술관을 찾아 학생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키워주며 참 고마운 일에 동참하고 있는 박수복 화백을 함께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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