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향토자료 발굴(1) - 이청(소설가)

지역의 향토자료가 한 점 발굴 되었다. 월간 서예 2017년 5월호에 자료사진과 탈초문이 투고된바 연도 작자등이 미상이고 내용 또한 상세하지 않은바 필자의 해석을 달아 소개를 한다.

편지는 1903년 작성된 것으로 작자가 부리는 사람에게 당면한 세금 문제를 논의하는 내용이다.

자료에는 향장이 등장하고 면천군의 이속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면천에 관련한 자료임이 분명하다.

<당초 장부대로 세금을 올린 것에 대해 달리 이유를 달지 말자는 나의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리더니 지금에서야 장부를 고치자고 하니 될 말이냐? 그래도 이 문제는 내각에 부탁을 하 던지 아니면 독쇄관에게 부탁하여 토지를 구획하고 설명도 하여 담당자에게 허물이 돌아가지 않게 해야겠다.

장부를 군의 아전들이 모두 모른다고 하고 면천군의 향장(鄕長)이 직접 와 장부를 보기까지 했다니 어쩐 일인가? 한영운에게 물어보니 이능연이 알 것이라 하고 이능연은 이종횐이 모르면 모른다하고 독쇄관이 와 보니 장부가 부실하여 주위를 분노케 한 모양이다.

독쇄관이 우리 집안에는 야박하지 않으나 수단이 있는 자이다. 잘 생각해 보거라 신임 양년간에 정해진 세금 9천냥이나 되니 내각에 청을 넣고 면천군을 설득할 자료를 만들어 보라.

내용에 신임양조(辛任兩條)라 했으니 신축임인 즉 1901년과 1902년을 말한다. 편지의 주인공은 이 해 세금이 자신의 토지에서 9천냥이나 청구된바 군과 독쇄관 심지여 조정 요로에까지 손을 썼는데도 면천관아에서 모르는 일이라면서 찾아와 장부까지 조사하고 간 것을 부리는 사람에게 걱정을 하고 아울러 대비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 편지에 등장하는 1901년에서 1903년 면천의 큰 사건이 한두 가지 있다. 한성 친위대 소속 제3지대장이던 김상원이 일본세력에 불만을 품고 투쟁을 하다가 본가가 있는 면천으로 들어와 형수 김조이를 만나는등 지역에서 동조자들을 규합하다 면천관아에 체포된다. 김상원은 스님으로 가장을 하고 검은 옷을 입고 다녔다고 한다.

1903년 면천군수는 서재우로 실력이 출중하여 아산군에서 일어난 호서교당 봉기 사건을 수습할 조사관으로 파견 되는 등 당시 면천은 하수상할 때다.

편지의 주인공은 자신의 토지에 매겨진 세금이 9천냥이나 될 정도의 대지주다. 동시에 아전과 향장 군과 독쇄관에 연줄을 댈 수 있고 더 나아가 내각을 거론할 정도의 무시할 수 없는 인물로 보인다. 면천에 거대한 토지를 소유했던 대지주로 그를 특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음편에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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