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의 가정폭력 실태가 부끄러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사)당진가족상담센터가 밝힌 2008년도 상담건수 집계에 따르면 총591건 중 가정폭력상담이 397건으로 67.2%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이혼, 우울증, 기타 등이다.


가정폭력 상담자는 대부분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는 여성피해자이고, 연령대는 30~4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드러난 수치만 보아서 그렇고, 폭력을 당하면서도 상담을 받지 않고 숨기고 있는 피해자가 적지 않으리라고 보아서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피해여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당진가족상담센터에 따르면 전체 상담건수가 올해 들어서 하루 평균 7~8건으로 지난해의 4~5건에 비하여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렇게 전체 상담건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전체 상담건수의 67.2%를 차지하는 가정폭력도 더 늘어나고 있으리라고 생각이 들면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여겨진다


옆의 지역이나 전국적인 수치로 상대적인 비교를 할 필요는 없다. 상담 총 건수 중 가정폭력이 67.2%라는 절대수치가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가정폭력은 부부간의 단순한 폭력으로만 그치지 않고 가정파괴로 이어지게 된다. 매 맞는 아내의 인격파탄은 물론, 이러한 광경을 보고 자라는 자녀들의 인격 또한 정상적으로 형성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자신도 스스로 자괴감에 빠져들게 되어 인격 장애를 가져오게 되고 결국은 가정이 파괴되는 것이다.


이렇게 가정이 파괴되고서는 사회 또한 건강하게 유지될 수가 없다. 사회의 구성요소인 가정이 병들고 파괴된다면, 그런 토대 위에서 어떻게 건전한 사회가 유지되기를 바랄 수나 있겠는가.


여자를 때릴 데가 어디 있느냐고 흔히들 말한다. 이런 논리라면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에게 그의 아내는 여자가 아니라는 말이 된다. 그래서 얼마든지 때린다는 것인지.


가정폭력, 물론 사회적 관심으로 근절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한다. 건전한 가정의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국가적 투자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모든 노력과 투자에 앞서, 남자들 즉 남편들의 의식구조 개선이 먼저이다. 바로 나를 위해서, 내 자녀를 위해서,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아내를 아내로만 보지 말고 여자로 봐야 한다. 모든 것에 우선해서 가장 먼저 보호해야 할 여자로. 그리고 그 속에 모든 행복이 다 들어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 속에 나의 행복과 가정의 행복, 사회의 행복 나아가서 국가적 행복까지 깃들어 있음을 깊이 깨달아 알아야 한다. 당진의 남자들이 솔선한다면, 가정폭력 근절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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