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파워 찬반, 주민갈등 최고조

환경단체의 교로2리 피해 주민과의 간담회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에코파워 유치를 찬성하는 주민들이 난입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간담회는 무사하게 진행됐지만, 주민간의 갈등은 최고조로 치닫는 분위기다.

지난 4월 24일 환경운동연합 미세먼지특별위원회(이하 미세먼지특위) 측은 오전 기자회견을 마치고 당진시청에서 약 25분가량 떨어진 교로2리 마을회관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을 만나 간담회를 2시부터 진행했다.

하지만 간담회 시작 전부터 교로3리 상가번영회원들이 교로2리 마을회관앞에서 당진에코파워를 즉각 고시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교로3리 번영회 김해수 총무는 “다른 곳은 반대로 하겠지만 교로3리는 당진에코파워에 대해서 찬성한다. 생계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환경운동연합 차량이 마을회관에 도착하자 고성을 지르며 차량을 둘러싸기도 했다. 이중 일부는 마을회관 내의 경로당에 신발을 신은 채로 들어가 노인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번영회 측의 경로당 난입은 여성노인회원들이 밖으로 몰아내서야 소동이 진정됐다.

한 여성 노인은 “에코파워 찬성하는 사람들은 마을이야 어떻게 되든 장사해서 돈 벌고 떠날 사람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비교적 젊은 50대의 한 남성은 “(에코파워 찬성 측)저분들 마음도 이해한다. 임차를 해서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이 많은데 장사가 안 되니 답답할 것이다. 하지만 에코파워 건설 때만 반짝하고 말텐데 장사한 후에는 어쩔 것인가? 막말로 저 분들은 공사가 끝나면 번 돈 가지고 나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 땅에서 농사짓고 살면서, 이 땅이 고향이라고 떠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라면서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남성 노인은 “조용하고 살기 좋은 마을에 이게 무슨 난리냐”며 탄식하면서 “자식들에게 물려줄 땅인데 부끄러운 짓은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더했다.

에코파워 찬성 측 인물들이 돌아가 상황이 정리된 후 진행된 간담회 자리에서는 환경운동연합 측과 피해 주민들의 증언을 듣는 자리가 있었다.

또다른 주민은 최근 갈등 상황에 대해 “마을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석문면사무소 앞을 지나간다. 그 앞에 있는 개발위 사람들을 욕하는 소리를 두 명이 하더라. 석문의 이장단협의회, 개발위, 새마을지도자 등 마을 지도자격인 사람들이 찬성서명을 하라고 돌아 다녀서 반대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하지만 발전소 들어오는 거 반대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해주민 간담회 자리는  농사를 지으며 사는 주민들과 상업 활동 등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직접적인 갈등이 표출됐다. 향후 에코파워가 어떤 방식으로 결론이 나든 주민갈등을 봉합하는 것에는 상당한 시간이 흐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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