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천리포수목원으로 봄소풍을 떠났습니다.

입구부터 연인끼리, 삼삼오오, 가족끼리, 때로는 단체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지난해 가을에 찾았었는데 봄을 맞은 풍경은 그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각양각색의 목련꽃이 만발하고, 연못 위에 띄워진 작은 조각배는 누구라도 노 저어가고픈 로망을 불러일으킵니다. 스프링클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마저도 낭만으로 비춰질만큼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세계 수목원협회에서 인증하는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지정받은 수목원답습니다.

이곳에는 2017년 현재까지 약 700여 종류의 목련을 보전하고 있어서 봄에도, 가을에도 목련을 만나볼 수 있다고 동행한 해설사가 설명해 줍니다.

벌컨, 도나, 빅 버사, 레오나르드 메셀, 스트로베리 크림, 라스베리 아이스, 브루클린목련인 옐로우 버드 등 이름도 색도 다양한 목련들을 만나는 즐거움은 그야말로 선물입니다.

가지가 독특하게 아래로 향하는 닛사 나무는 잎이 우거지면 보이지 않아 들어가 연인이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해설사가 안내해줍니다. 그러니 모두들 입을 모아 말합니다.

“잎이 우거질 때쯤 꼭 다시 와야겠군요!”

마음껏 내달리는 아이들에게서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고 그 웃음소리에 잠자던 제비꽃이 놀라 고개를 쳐듭니다.

“이것보세요. 잎에 가시가 있어요.”

“그래서 이름이 호랑가시나무래.”

“여기 아기수선화가 있어요.”

“어쩜 이리도 앙증맞을까나!”

잎 하나, 꽃 한송이, 모든 것이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이 나무 이름은 붉은꽃통조화입니다. 우리나라 전국 어디에도 없고 이곳 천리포수목원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해설사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앞다투어 인증샷을 찍어댑니다. ”

“이 나무는 몸통에 가시가 있지요? 이 나무는 기린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기린의 키가 닿을만한 곳 까지 가시가 나 있습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보니 정말 위로는 가시가 없습니다.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줄 아는 자연의 신비입니다.

“다양한 꽃과 나무들을 보면서 둘레길처럼 아름다운 길을 걷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에요.” 경기도에서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가족의 얼굴에 따사로운 햇살이 머뭅니다.

“작년에 친구들이랑 왔었는데 이번에는 찬찬히 살펴보면서 오롯이 느껴보고 싶어서요.” 혼자 온 청년이 하나 하나 찬찬히 살피며 걷습니다.

돌아나오니 만리포와 천리포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노을길이 이어집니다. 찰싹찰싹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아이 손을 잡고 걷는데 천국이 따로 있나 싶습니다.

아이도 어른들에게도 호기심 불러일으켰던 작은 동굴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싱그러운 봄의 향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천리포 수목원을 꼭 한번 찾아보세요. 이달 30일까지 목련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더더욱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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