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전문기자 김종서

지난 4월 6일, 시진핑 중국주석이 미국을 방문,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특히 미국은 북핵과 사드배치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되면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다”라고 군사적 선제타격론을 미리 언론에 노출시켰다. 그리고 외신에서는 북핵문제해결을 위해서 ’한국내 핵무기 설치, 김정은 제거, 비밀공작을 통한 핵시설제거 작업‘ 등 구체적인 전략까지 밝혀지면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하였다.
우리나라는 매년 4월이 되면 한미연합훈련이 전개되고 북한에서는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15일), 조선인민군 창설기념일(25일)까지 겹쳐 핵과 미사일 실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4월 위기설’이 매년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올해는 여기에 미중정상회담에서의 한반도 선제타격론까지 거론시켰으니 우리나라의 안보불안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더욱이 대통령 선거기간 중에 이런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서 새로운 대통령의 역할이 매우 막중함을 절실하지 않을 수 없다.
미중정상회담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고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도 없었다. 다만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양국 정상이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이 '심각한 단계'에 도달했다는 의견을 공유했으며 북한을 설득해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고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국제사회와 협력을 증진하는데 합의했다고만 전했다. 결국 미국은 한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문제제기한 것이 아니라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국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미중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역전쟁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에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미국에서 7만 개 이상의 공장이 문을 닫아 평균 가계소득이 크게 하락했고 2015년 무역적자의 절반 이상인 3,670억 달러가 중국에서 발생하였다. 그래서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45%를 매기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하였다. 그런데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품목들은 대체로 중국내 미국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인 통신장비, 전자기기, 기계 등이다. 즉 애풀사가 중국공장에서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미국자사의 제품을 생산, 이를 미국이 수입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를 중국산 제품이라고 볼 수 없어 관세를 물린다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은 이미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기 위해서 세계적인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다. 즉 유럽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동원하고 동아시아에선 일본, 한국, 호주를 편입시키는 아시아판 나토를 결성하며 중국을 시기하는 인도를 자극하여 베트남, 싱가포르, 미얀마 등 동남아에도 손을 뻗쳐 전 세계적인 중국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요즈음에는 대만, 티베트, 신강위구르, 홍콩문제 등 중국의 약점을 종합적으로 들추어내어 밀고 당기길 수 있는 카드로 활용하고자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대체 미국이 왜 이렇게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는 1985년 플라자 회담을 살펴보면 그 해답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80년대 미국경제를 되살릴 수 있었던 것은 일본과 독일경제가 달러약세를 뒷받침해 주었기 때문이 가능한 일이었다. 요즈음 일본과 독일경제만으로 달러약세가 지속될 수 없어 결국 중국경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미국경제의 재정부채는 18조 달러로 미국 GDP수준을 넘어섰고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저금리, 통화증발이 10년동안 버텨 왔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 국내경기는 장기 침체늪에 빠질 수밖에 없어 결국 달러약세를 통하여 소비심리를 억제시켜 나가는 방법이외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위안화 가치를 상승시켜 달러약세를 지지해 주어야 하는데 중국은 이에 협조적이지 않다.
지난 12월23일, 중국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의 중국 합작법인에 2억100만 위안(약 348억원)의 벌금을 매기고 무역전쟁에 맞상대를 자처하고 나섰다.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아 결국 애타는 것은 미국일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한반도에 사드배치를 빠르게 강행하고 있는 이유도 어찌보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 즉 미국은 사드배치는 오로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자국을 레이더망으로 감시하고 필요시 공격하는 미사일방어체계로 중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외신에서 사드는 기술적으로 개발단계에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한반도에서의 사드배치는 기정사실화 되고 있으며 이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중국은 한국경제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조치를 취하고 있어 한국경제의 타격은 크다.

요즈음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는 친구인 척하는 적의 관계라고 의미에서‘프레너미관계'라고 한다. 즉  프레너머는 ‘Friend’와 ‘Enemy’의 합성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한 미국 재건’을 외치면서 미국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선거공약을 실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중국의 경제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이에 반해 시진핑 주석도 ‘중국의 꿈’을 내세우면서 중화민족 부흥을 부르짖고 있으면서 세계 강국으로서 입지를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상호 존중하고 협력 공영의 원칙을 견지하는 ‘신형 대국 관계론’을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트럼프의 중국책임론과 시진핑의 신형대국관계론이 팽팽하게 격돌하고 있는 양상에서도 중국은 북한에 '온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즉 미국에게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버리고 대화를 주문하면서 6자회담 재개론, 평화협정 협상 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북핵과 사드문제는 한반도의 안보상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한국과 사전에 상의없이 선제타격론을 내세우는 미국을 우린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익 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국제적 사안보다는 국내 문제에, 아시아태평양지역 보다는 IS(이슬람국가)퇴치를 위한 중동지역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리고 정무 경험이 전무한 사업가 출신이어서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상인의 협상’의 기질을 갖고 있다.
우리를 지켜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미국의 주장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좀 더 깊이 있게 따져서 우리의 입장을 정리하고 주장하여야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국익손실은 막아낼 수 있지 않을까?
대통령 선거에 즈음하여 자주국방, 자주외교의 틀을 내세워 우리의 주권을 지켜 나갈 수 있는 안목과 철학을 가진 새로운 대통령에게 한표를 주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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