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이득 취했으면 됐다” vs “왜 우리한테만 문제 삼나”

면천 폐아스콘 공장을 두고 주민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해당 업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2일 면천면사무소 회의실에서는 이장단협의회가 요청해 마련된 삼호개발 측의 주민대상 사업설명회가 있었다. 이날 자리에는 면천면 이장단뿐만이 아니라 주민자치위원, 새마을지도자 등 지역일꾼들이 참석해 삼호개발 측이 준비한 설명회를 들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호개발 측 송성현 이사는 회사가 면천에서 사업을 시작한 연역을 시작으로 재생아스콘 추가 설치를 한 배경, 순환골재 생산시설 및 과정, 추가 시설의 용도와 향후 아스콘 생산량 유지 계획, 허가 신청 과정 등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삼화개발 측은 ▲전체적 총량의 변화가 없다는 점 ▲폐아스콘의 보관시설은 모두 옥내화 한다는 점 ▲생산 시 냄새 발생 가능성에 대비한 시설 추가 등을 강조했다.

삼호개발의 설명 이후 당진시는 폐아스콘 공장의 허가처리 상황에 대하여 주민들에게 알렸다. 허가를 담당하고 있는 자원순환과에서는 업체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관련법을 검토한 결과 ▲당진시 문화관광과의 충남도 협의 검토 의견(2월 15일) ▲충남도 환경보전과의 오염물질 배출량 변경 없음으로 인한 신고 수리(2월 16일) ▲당진시 허가과의 기존 업종보다 오염배출시설이 같거나 낮은 경우 가능 판단 의견(2월 17일) ▲면천면민들의 반대 의견(2월 17일) 등을 정리해 보고했다.

결론적으로 충남도의 승전목에 대한 보존가치를 위한 불허 결정이 없다면 업체에서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의해 허가를 내 줄 수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보인다. 충남도에서 문화재 조사기관이 조사를 한 후 불허 결정을 내리기에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와 자원순환과의 경과보고 이후 이어진 주민질의에서는 업체와 주민간의 고성 등이 오가는 등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 주민들은 첫째, 장기간 석산개발 등으로 환경문제를 만들었던 업체가 허가 마감을 얼마 남겨 두지 아니한 상태에서 또다시 허가를 득한다면 계속될 환경 오염문제를 업체에서는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지적했고 둘째로 면천의 역사문화 유적인 승전목 인근에서 계속 사업을 하게 될 경우 가지게 될 피해에 대해 우려하면서, 면천의 역사문화유적의 보존을 위해 새로운 허가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30년 가까이 사업하면서 주민들의 환경 피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던 업체에 대한 실망감을 표하면서 더 이상은 피해를 받을 수 없다는 측과 반대의 입장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업체의 대책을 살펴본 후 입장을 정할 것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측이 모두 존재했다. 

하지만 업체의 대책을 살펴봐야 한다는 측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주민설명회를 통해 삼호개발 측이 자신들이 준비한 대책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업체는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주민들의 설명 혹은 해명 요구에 충분한 대답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령 폐아스콘 분쇄 과정을 옥내에서 물을 뿌리면서 한다고 했지만, 그 폐수를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등 세밀한 질의에는 준비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승전목 등의 역사문화적 가치에 대해서는 우리는 직접적으로 붙어 있는 곳이 아니고 새로운 도로가 나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들의 책임은 없으니 계속 개발을 해도 문제가 안 된다는 식의 대답은 주민들의 반발을 자초하는 발언이었다.

주민들의 강한 의견 개진 속에서 업체 측은 “다른 지역에서도 폐아스콘을 이용해 사업을 하고 있는데 왜 우리 업체에게만 문제 삼는가”라는 말을 하는 등 주민들에게 되려 감정적인 대응을 보이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1시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열린 주민설명회를 마친 후 송성현 이사는 “주민설명회의 경험이 많지 않아 주민들과 소통하는 방법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주민분들께 추가적인 설명들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원순환과 조성준 과장은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법적인 문제를 떠나 업체가 사업을 강행하기는 힘들 것이다.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선행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9년부터 약 27년을 면천에서 사업을 해오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업체가 새로운 사업허가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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