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 폐회를 보면서 우리 대한민국 국회가 드디어 갈 데까지 갔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갈 데까지 갔다고 하는 것은, 어떤 일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그래서 포기할 때에나 쓰는 절망을 내포한 표현이다.


지금 우리의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이 꼭 그럴 것이다. 그동안 국회를 바라보면서 국민의 가슴은 이미 탈대로 다 까맣게 타버렸는데도 아직도 가슴을 더 태우고 있는 이유는 도무지 포기할래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포기할 수도 없는 안타까움을 어디다 비길 수 있을 것인가.


민생이 최우선이라며 스스로 마지노선 긋기를 몇 번씩 하고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처리한 것이 없다. 2월 임시국회에서 꼭 처리되었어야 할 민생과 경제살리기에 직결되는 법안들은 차기로 미뤄지고 말았다. 언제나 그랬다. 민생이나 경제는 쟁점법안의 둘러리만 서다가 그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서는 멀찌감치 밀려나는 모양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이미 차기국회는 3월을 지나 4월에나 열겠다고 하니, 그동안 민생은 도탄 속에 아무 희망도 없이 그저 견뎌야만 하고, 경제살리기는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고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약속쯤 팽개쳐버리고는 국회의사당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몰염치한 모양을 되풀이하여 보여 주었고, 네 탓 공방이나 하는 몰지각을 계속하여 연출하고 있다. 도대체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존재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또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의 제1위는 무엇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국회 스스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상관없이 국민의 평가는 절대 긍정적이거나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도 많은 의원들이 속속 외유(목적이 무엇이건)를 떠나고 있고 또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사전에 계획되어 있던 일이라고 강변들 하고 있지만, 국민들로서는 참고 들어주기가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제 할 일 제 노릇을 다 하고서야 다음 계획이 진행되는 법이다.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데도 사전계획 따위를 이유라고 늘어놓고 있다니 그 언어도단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지금은 한가하게 외유를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매듭짓지 못한 산적한 현안들의 해결방안 모색에 먼저 전념하는 것이 순서 아니겠는가.


국민은 국회의원들의 그런 모습을 보기를 고대하고 있다.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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