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에 위치한 200여 평의 ‘공간나누기’에 엄마들의 정겨운 웃음소리와, 아이들의 유쾌하고도 천진난만한 웃음소리가 시내까지 울려퍼집니다.

주말을 맞은 지난 3일 탑동초등학교 1학년 2반 학생들과 엄마들이 1박2일 단합대회를 열었습니다. 생애 최초의 학교에서 같은 반이라는 이름으로 만난 친구들과 이제 새 학년으로의 진급을 앞두고 우정을 나누고, 예쁜 추억으로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불이며 베개며, 먹거리를 두 손 가득 보따리 보따리 싸 짊어지고 속속 입장합니다. 아이들에게 친구들과의 1박2일은 생각만 해도 입이 헤벌쭉 벌어질 만큼 그저 행복한 일입니다. 작은 일에 이처럼 행복해 할 줄 아는 아이들의 마음을 눈치 챈 엄마들이 순식간에 기획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200여 평의 공간에 특별한 놀잇감이 없어도,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어도 알아서 척척, 때로는 화합하며, 때로는 모둠을 이루어, 경주하는 친구들을 향해 마치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라도 해온 것처럼 한 목소리로 응원가를 부르며 힘을 실어줍니다.

함께 따라온 언니, 동생, 누나, 형들도 이날만큼은 그냥 모두 친구입니다. 힘이 세다고, 키가 더 크다고 으스대지 않고, 작고 어리다고 무시하는 법이 없습니다. 함께 어우러져 누구 하나 낯붉히는 일이 없습니다.

유치원 때나 타 보았던 그네를 좁아도 비집고 들어가 친구와 마주보고 타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친구 힘들지 않게 엉덩이에 힘을 주고 서로 서로 굴립니다.

작은 몇 개의 어린이 쇼파는 아이들에게 때로는 디딤돌이 되기도 하고, 계단이 되기도 하고, 무대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형님들이 쇼파로 만들어 놓은 높은 계단 오르지 못하는 동생을 번쩍 들어 올려 주며 형님노릇도 합니다.   

발로 굴려야 달리는 느린 자동차는 밀어주는 누나 덕분에 싱싱 달릴 수 있습니다.      

저녁식사 시간. 엄마들이 집에서 각자 준비해 온 반찬들은 화려하지 않아도 비싼 뷔페상차림이 부럽지 않습니다.
“친구야, 이것 먹어봐. 우리 엄마 요리 중에 최고야.”
“우와~ 진짜 맛있다!”
엄마의 손맛, 또 친구 엄마의 손맛을 나누며 사랑을 듬뿍 느낍니다.

바닥 난방이 되지 않아 냉기가 올라와도 친구와 손에 손을 잡고 나란히 잠 자리에 든 친구들 얼굴에 행복이 가득합니다. 얇은 이불 하나 깔고 누웠는데 ‘불편하다’ ‘춥다’ 불평하는 친구 하나 없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반 친구들과의 이별 아닌 이별을 아쉬워하면서도 ‘우정 변치 말자’ 다짐하며 잡은 손 더 꼬옥 잡습니다. 그리고 이루어지지 못할 것 알지만 기도해 봅니다.

“우리 모두 꼭 같은 반 되게 해주세요!”
아이들 저마다 같은 반이 되어 기뻐하는 꿈이라도 꾸는 모양입니다. 자꾸만 소리내어 웃으며 잠꼬대를 하는걸 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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