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초등학교 이범명 교장의 사무실

서정초등학교의 교장실은 카페다. 이곳에 근무하는 이범명 교장은 교장실을 카페처럼 운영하고 있다.

이 교장은 “교장실에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십니다. 옛날 같으면 손님이 오실 때마다 다른 직원들이 고생을 했어요. 하지만 시대도 변했고, 다른 일도 많은 직원들이 차 내오는 일까지 해야 하는 게 저로서도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차라리 제가 직접 차를 준비하는 게 낫겠다 싶었죠. 그런데 문제는 어떤 차를 드실지 권하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낸 아이디어가 카페처럼 메뉴판을 보여드리는 게 된 거죠”라고 말했다.

그렇게 직접 차를 준비하고 내드리면서, 화를 내며 찾아오시는 학부모들도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해주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외에도 다른 기관장이나 선생님들도 더 자주 방문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교장은 “작은 아이디어로 더 많은 사람이 즐겁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교장실이 된다면 학교를 운영하는 데도 도움이 되더군요. 그랬더니 이 곳 저곳 인근의 다른 학교의 교장 선생님들도 찾아와 벤치마킹을 하기도 했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원래 처음 교장실카페를 열게 된 것은 신평초등학교에 근무할 때였다. 공모 모집으로 교장을 선출했던 신평초등학교에 교장으로 도전하게 되어 4년을 근무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교장실 카페도 운영하기 시작했고, 어머니합창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카페와 마찬가지로 어머니합창단도 서정초등학교로 옮긴 후에도 계속 하고 있다.

이 교장은 “어머니 합창단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데, 어머님들 반응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계속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머님들 중에는 다문화 가정의 어머니도 계시는데, 그 분을 통해 서로를 더 이해하는 계기도 된 것 같아 의미가 있기도 하죠.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만은 않지만 공연을 마치고 나면 얻는 성취감이 합창단원들을 하나로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40년 가까이 교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 교장은 평교사 시절부터 합창단 운영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학생들을 데리고 도대회에서 수상 경력도 많고, 전국대회까지 진출한 적도 있다고 한다. 교감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수원대학교 일반대학원에 진학해서 합창지휘를 전공하기도 했다. 졸업한 지금도 매년 여름과 겨울마다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이 교장은 “노래가 삶의 여유로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사는 게 팍팍하잖아요? 그런 삶속에서 합창을 준비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아닌 노래를 함께 나누는 ‘기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봉사활동이나 위문공연들에 적극 나서야겠죠”라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에는 신평과 송산의 노인대학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을 하기도 했다.

39년이란 시간을 교단에 있으면서, 아이들이 마음속에 항상 가졌으면 하는 믿음이 있다면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사실이다. 이 말을 아이들이 마음속에 믿고,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사회에 나가더라도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졸업식에서나 조회를 통해서도 아이들에게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
스스로의 좌우명은 ‘최선을 다하면 후회가 없다’이다. 공모교장으로 신평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지난 9월에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는 서정초등학교에서도 이 말을 잊지 않고 있다.

“처음에 와서는 적응이 좀 안 된 부분이 있었어요. 서정초등학교는 당진관내 초등학교 중에 5번째로 큰 학교에요. 워낙 많은 학생들이 있다보니, 그만큼 많은 학부모님들의 민원이 발생합니다.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했었는데, 교장실 카페에서 차를 내 드리고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다보면 어느 사이에 서로를 이해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다보니, 일종의 쾌감이랄까? 그런 마음도 들더군요. 그런 자신감으로 후회 없이 새로운 일을 찾아나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서정초등학교는 학생수에 비해 건물이나 시설이 부족한 편이라고 한다. 지금도 겨울방학을 이용해서 이런 저런 공사들이 진행 중이었다. 언제나 후회 없이 살려고 노력하는 이범명 교장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의 가슴속에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자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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