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시 - 문현수

동네 어르신들께서
노인정에 모이신다

허리는 이미 숙여있고
그위에 두꺼운 잠바가
활처럼 휘어진 허리를 감싼다

"경로당 가슈"
"날씨가 추운디 조심히 댕기슈"

간간히 눈도 내린다
계절대로 허리도 못펴고
땅에 얼굴대고 사셨으니
추운 겨울이라도
편히 쉬셔야 하는데

기름값 아낀신다고
방 한곳만 보일러 돌리신다

"할멈 보일러 다돌려 애들온댜"

그래도 자식들이 오면
아낌없이 보일러 돌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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