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장 당진시장

지난해 3월 인간과 인공지능을 가진 알파고가 겨루는 세기의 바둑대결에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모두 5국이 펼쳐진 그 대결의 결과는 바둑천재로 불리는 이세돌 9단이 단 1승만 거두며 완패로 끝났다. 경기를 지켜본 사람들은 인간이 만들었지만 결국 그 인간을 넘어선 인공지능(AI)에 찬사와 함께 두려움을 느껴야만 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발을 들여 놓았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은 소프트웨어 동력을 바탕으로 IT와 제조업의 융합으로부터 시작해 소위 사이버물리시스템(CPS) 기술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과 결합한 차세대 산업혁명을 일컫는다. 이제는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무인자율주행 자동차나 가정용 로봇이 가장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화 시대의 미래 일자리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 물음에 많은 미래과학자들은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등의 발전이 4차 산업화를 주도하면서 세계 산업구조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해외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현재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65%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종에 일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으며, 4차 산업의 여파로 2020년까지 7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미래고용환경 전반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고, 이에 대비한 준비가 철저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4차 산업화를 일찍이 준비한 여러 국가에 비해 늦기는 했지만 다행히 우리정부도 판교창조경제밸리를 구축해 글로벌 창업과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발표하는 등 4차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리시도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복합소재 클러스터와 충남 뿌리산업 기술지원센터 유치에 나서는 등 4차 산업시대를 조금씩 준비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오는 3월이면 개교하는 산학융합지구 캠퍼스에는 신소재공학과와 기계로봇 자동학과, 자동차 ICT공학과 등 3개 학과가 들어서는데, 모두 4차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곳에서는 산학공동연구개발과 인턴십 과정, 프로젝트 랩 등을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해 미래 산업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조금은 생뚱맞은 얘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시가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 당진형 주민자치도 4차 산업과 연관이 있다. 4차 산업화 시대의 사회구조는 집중화 된 현재와 달리 분권화된 사회로 변화할 것이 자명하다. 이것은 시민 개개인이 개별화, 개성화, 주체화 되는 것을 의미하고, 철저하게 민주화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4차 산업화는 인종과 나이, 성별, 출신, 학력에 상관없이 지시와 명령, 통제구조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현할 수 있는 시대를 가져올 것이다. 이미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4차 산업과 함께 이런 사회를 조금씩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는 분권과 참여, 소통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당진형 주민자치도 결국 분권사회를 지향하는 4차 산업화 시대에 동참하면서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성숙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만의 몫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화는 먼 미래의 일이 결코 아니다. 지난해에 이어 2017년의 화두로 4차 산업화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4차 산업화는 분명 우리에게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부터 잘 준비해서 미래를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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