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구 의원 부인 임명신 여사 인터뷰

정치인의 가족으로 산 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예전 고건 총리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지 않는 것을 결정했을 때, 고건 총리의 부인은 “그런 데(정치권)에 나서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가족으로서 남편을 세상에 맡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집권여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이 가족을 설득하지 못하고 후보에 나서려고 했다는 것이 많이 아쉬운 부분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어기구 의원의 부인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임명신 여사도 역시 정치인의 아내로서 사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남편으로서 생활해 주길 바라기 보다는, 시민들께 한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가 더 큰 걱정이라고 한다.

“저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항상 아빠에게 이것저것 잔소리를 많이 해요. 특히 사람들과 한 약속을 잘 지키라구요. 아마 ‘열심히 하겠다’고 한 말을 지켜야 한다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같은 마음입니다. 말씀은 안하시지만, 남편도 많이 스트레스를 받을거에요. 잔소리하는 유권자가 집에 3명이나 있으니까요”

자녀 중에 큰 아이는 지금 군대에 있다. 선거 기간 동안 아이들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잘 커준 것. 너무 감사한 일이다.

“유학 시절에 남편은 공부를 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아르바이트까지 했어요. 저 역시도 언어를 어느 정도 배운 후에는 바로 일을 해야 하는 처지였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1층 아이스크림가게 위에 저희들 집이 있었어요. 3살, 2살 하던 아이들이 테라스에 있던 상자를 밟고 올라가 엄마를 찾았나봐요. 옆집에 살던 아주머니가 깜짝 놀라 뛰어 내려오시고 난리가 났었죠. 그 때 참 많이 울었어요”

위험한 일은 그 외에도 많았다. 아이들을 주말에 열리는 한글학교에 보내고 있었는데,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빠듯한 시간을 맞추려고 하다가, 어느 날은 큰 사고를 당할 뻔도 했다.

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도록 키우는 것이었다고 한다. 큰 아이인 아들의 경우 유학시절에 생겼지만, 태어난 곳은 한국이다. 임신 8개월째 군대에 보내려고 한국에 들어와서 출산을 한 것이다.(오스트리아는 태아성감별이 가능하다)

“그 때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남편은 물론이고 저 역시도 한국남자는 당연히 군대에 가야한다고 생각했죠. 어려운 살림에도 무리를 해서 한국으로 들어왔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결정이었다.

처음 남편을 만난 건, 남동생의 소개였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후배였던 남동생의 소개로 어기구 의원을 만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학을 가게 되었고, 편지로 연애를 1년이 넘도록 지속했다.

“남편이 유학하는 시기에, 본인 대신에 지금 시댁에 찾아가 보도록 했어요. 나중에 말한 거지만, 남편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걸 보여주고 싶었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만나주겠냐라는 마음이 있었나봐요. 전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요. 사람이 워낙 좋았으니까요. 우직하면서도 다정하고, 자기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웠거든요”

그렇게 결혼을 하고 근 10년을 유학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돌아왔다. 아이들도 한국에 적응해야 했고, 남편도 노사정 위원회 등 여러 곳에서 일을 했다. 아쉬운 것은 평소 공부하고 싶었던 사회복지에 관련된 부분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사회복지 쪽으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이들이 먼저가 되더라구요. 아이들이 워낙 큰 변화를 겪다 보니까, 아이들 챙기기도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니 남편이 정치를 해야겠다고 하더군요. 남편이 바라는 세상을 잘 알고 있었던 저로서는 남편 뜻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시민들께 봉사하는 남편의 삶을 돕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서는 걸 어려워하는 충청도 특유의 성향을 보이는 임명신 여사는 “당진 시민들께 남편인 어기구 의원을 맡겼습니다. 저는 물론이고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진 시민분들과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좋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새해에도 항상 가정에 행복이 충만하기 바랍니다”라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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