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 행정감사 스케치

당진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진행 중이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지자체의 행정전반에 대하여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리다.
향후 예·결산안 심사에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얻기도 한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은 의원들의 관심사를 확인 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의원들 질문과 공무원의 답변을 모두 기록하기보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행정감사장의 ‘분위기’를 전하는데 초점을 뒀다.
이번 당진시의 행정사무감사는 11월 29일부터 12월 7일까지 진행된다.
기자의 눈으로 행정감사장의 분위기를 시민들께 전한다.

●11월 30일 행정감사 2일차
기획예산담당관과 정책개발담당관 등 6개의 부서의 감사가 진행됐다. 29일 현지확인감사를 제외하고, 실질적인 감사의 시작일인 동시에, 행정전반에 대한 운영과 지역의 민감한 현안에 대해 관장하는 부서들이 집중되어 있는 만큼, 의원들의 열띤 토론은 물론, 언론의 관심도 집중됐다.

<기획예산담당관>
역시 가장 큰 주제는 재정 건정성 문제. 당진시의 이월금과 운영비 관련 질문이 날카로웠다.
한편으로는 새롭게 도입된 공무원 평가체계가 논란이 됐다. 정책플러스에 대한 일부 공무원들의 저항을 언급하는 의원들이 눈에 띠었다. 시의회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는 당진시민연대 조상연 사무국장은 “시정경영진단연구용역과 종합성과관리컨설팅용역이 동일한 기관에 의해 수의계약 된 것을 지적한 편명희 의원의 질의는 상당히 적절했다”고 말했다.

<정책개발담당관>
가장 치열했던 부서. 지역 현안들을 상당수 맡고 있는 이유인 듯하다. 군부대이전, 패밀리타운, 축협사료공장이전 등에 대해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모 의원이 외부공모로 채용된 담당관을 향해 지역주의에 기반한 감정적 언사도 있어, 장내에 탄식이 들리기도 했다.

<감사법무담당관>
늘어나고 있는 소송건수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그리고 법적용을 잘못한 공무원에 대한 구상권 청구와 당진시가 가지고 있는 채권을 회수할 대책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홍보정보담당관>
마을방송시스템에 대한 지적과 CCTV설치건에 대한 문제가 나왔다. 현재 경찰서 내에 있는 CCTV종합관제센터가 외부에 새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향후 종합적인 관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언론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지역민원도 아닌 개인민원을 해결하려고 하는 의원이 예산삭감 등을 언급하는 등 소위 갑질을 해서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기도 했다.

<자치행정과>
“당진시민대상 수상자가 3년간 없다. 수상의 기준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안효권 의원의 지적에 대해 자치행정과 이해선 과장은 “앞으로 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홍기후 의원은 수많은 위원회를 정리하는 것을 주문했고, 양창모의원은 공무원들의 해외연수의 성과를 공유하는 방법을 주문했다. 당진시민대상을 내년에는 만날 수 있을까?

<안전총괄과>
양기림 의원과 박장화 의원의 화재와 지진안전대책 마련 등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이재광 의원은 송악에서 30시간 동안 화재가 계속되는 동안, 시청의 안전관리부서에서는 출동조차 하지 않은 문제를 지적했다. 그 화재현장에는 아산과 경기도에서까지 소방차가 출동했다고 한다.   

●12월 1일 행정사무감사 3일차
복지관련 부서와 회계, 세무, 문화관광 등에 문제가 다뤄진 날. 의원들의 날카로운 지적들이 이어졌다. 특히 다선의원들의 활약이 도드라진 날. 다선의원의 바람직한 모습과 그렇지 못한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된 날이기도 했다. 점잖지만 공무원들이 죄송하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게 만들며, 날카로운 지적을 이어간 박장화 의원과 공무원들을 달래며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한 안효권 의원이 눈에 띄었다. 반면 회의가 끝난 후, 열정적인 한 다선의원은 자신의 발언내용중 개인정보문제를 지적한 사회자에게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사회복지과>
복지재단이 뜨거운 감자였던 사회복지과. 산하재단의 관리감독문제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박장화 의원은 복지재단의 관리실태를 지적했다. 안효권 의원의 복지재단 지적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복지재단의 역할에 대한 지적이 날카로웠다. 안효권 의원에 따르면 “복지재단이 실적을 끌어다 쓰는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이 많다. 복지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옥상옥의 조직’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과>
황선숙의원이 공설묘지 매장 계약한 사람들이 불법거래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관리를 지적했다. 또한 당진관내의 화장장 설치에 관한 검토를 요구하기도 했다. 관내 화장장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소위 ‘NIMBY 현상’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였다.

<회계과>
안효권 의원은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는 용역내역에 대해 언급했다. 2천만원 이하의 소규모 용역들이 모여, 3년간 100억이 넘는 비용이 쓰이고 있다면서, 다른 지자체처럼 역량이 높은 공무원들을 활용해 소규모 용역은 자체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자치단체의 예산절감은 물론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도 행정에 활력을 불어 넣을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효식 의원은 차량운영의 통합문제를 김기재, 홍기후 의원은 당진3동의 청사문제를 지적했다.

<세무과>
양창모 의원이 지방세 체납의 이유에 대해 이재광 의원은 결손처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전문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세무관련 행정 전문성’이 더 뛰어나 보였던 시간.

<민원위생과>
공무원들이 칭찬 한 마디 못 듣고 인사만 하고 들어갔다. 민원 위생의 현안은 어디로 간 것 일까?

<문화관광과>
민원위생과 감사 시간은 문화관광과에 대한 질의를 위해 아껴둔 시간이었던 듯. 과열양상까지 보였다. 인효식 의원은 시립 도서관 문제를 노련하게 지적하다가, 사회자인 편명희 위원장의 지적에 질의 도중 밖으로 나가 버렸다. 홍기후 의원은 당진관광책자의 배포 문제를 지적했다. 공주시와 청양시를 모범사례를 들었다. 황선숙 의원은 면천읍성의 문제와 당진관내 유물유적관리 실태에 대한 지적을 이어갔다. 안효권 의원은 ‘당진시국어사용촉진조례’를 예로 들면서 조례 수행률에 대해 질타했다. 이어서 박장화 의원은 규정을 무시한 면천두견주전수관 건립과 문화재단 신규 인원 채용 문제를 지적했다.

●12월2일 행정감사 4일차
지역의 경제 관련 부서가 많은 날. 초선의 홍기후의원의 질의가 빛났다.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현장성과 그 사안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해결책을 찾기 위한 방향까지 제시했다.

<체육육성과>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진행하던 배드민턴 전용구장에 대한 질의로 시작해 그것으로 끝난 시간. 안효권 의원, 박장화 의원, 인효식 의원 모두 전용구장 무산에 대해 질타했다. 하지만 추후 동호인구장을 건립하는 것에는 정당별로 미묘하게 입장이 나뉘었다. 안효권 의원은 배드민턴 동호인 구장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던 반면, 다른 두 의원은 동호인구장까지도 건설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시의 입장을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

<평생교육새마을과>
황선숙 의원, 이재광 의원, 정상영 의원이 질의했다. 아무래도 교육문제에 대한 관심 질문이 많았다. 특히 이재광 의원은 “원어민 교사들의 등급이 너무 낮다. 다른 대도시 같으면 난리가 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름철 학교 에어컨을 걱정 없이 틀어 줄 방법을 고민해 보자고 말했다. 학생들이 뜨거운 여름 전기 걱정없이 시원한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지역경제과>
양창모 의원이 발전소의 지역지원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홍기후 의원의 베스트 질의도 이 때 나왔다. 온누리 상품권과 당진사랑 상품권의 사용처 확대와 지역경제 기여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 보였다. 실제 매장 등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상인들이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고민들을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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