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바뀌어야 당진이 발전한다.>

지난 10월 24일, 당진시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였다. 기업인, 지역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투자유치설명회가 열렸다.
그렇지만 매년실시하고 있는 투자설명회가 기업유치에 얼마나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투자설명회에 앞서 3개 기관과의 투자협약을 가졌다. 즉 경북 경산에 위치한 경일대학교와 사진영상학부 등 4개 학과의 당진캠퍼스 이전, 강남에 본사를 둔 (주)일진 유니스코와 8만 1375㎡ 규모의 생산 공장 설립에 관한 3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 젤라틴 제조 기업 (주)삼미 산업과도 2만 3000㎡ 규모의 생산 공장 설립을 하는 3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석문국가산업단지와 송산2일반산업단지, 합덕인더스파크의 주요 유치업종과 분양가 등 입지별 맞춤식 입주상담을 실시한다고 홍보하였다. 그렇지만 당진시가 우수한 입지여건 홍보만으로 기업들이 당진산업단지로 이전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생각이 아닐까?
2018년 전철 개통을 앞두고 있어 수도권에 편입될 수 있는 여건을 갖고 있고 천혜의 당진항이 있어 수도권 수출입물량 운송을 담당해 나갈 수 있는 물류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더욱이 중국과의 직항로 개설도 가능하고 국내에서 가장 넓은 산업단지를 보유하고 있어 만일 기업들이 입주한다면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강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세계경제가 급변하고 있는데 이런 우수한 입지여건을 설명한다고 1,200만평의 절반가량이 미 분양된 당진산업단지에 얼마나 많은 기업을 유치할 수 있겠는가? 물론 당진산업단지에 대한 홍보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기업입장에서 보면 단순한 입주여건보다는 급변하는 경제여건을 헤쳐 나갈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업단지를 더욱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 재벌그룹들은 600조원이나 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들이 왜 투자의사결정에 주저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이들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 기업유치의 가장 확실한 방안이 아닌가?
우리나라 경제는 1970년대 철강, 비철금속, 조선, 기계, 전자, 화학 등 6개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이 국민경제를 주도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스마트화와 그린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해서 산업구조가 개편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주도산업들은 사양화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모든 산업체는  구조개편이라는 필연적인 과정을 겪어야 되는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산업단지라면 얼마든지 신산업에 투자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최근 세계경제는 4차 산업혁명의 스마트화와 그린화라는 패러다임에 맞춰 산업체가 구조변혁을  겪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SW융합, 사물 인터넷(lot), 모바일/ 클라우드. 융합신소재 등의 새로운 기술혁신이 도입되면서 본격적인 융합시대, 스마트시대가 열리고 있다. 또한 제조업 분야에서 단일품목 대량생산의 종말을 고하고 3D 플린터가 등장하면서 모든 제품에서의 맞춤식 다품종소량생산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그 동안 대기업의 하도급 또는 협력업체로 종속관계를 유지해온 중소기업들이 앞으로는 대기업에 하도급 주는 현상으로 역전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스마트, 융합수요가 확대되면서 제조업의 소프트화, 서비스화도 일반화되면서 인문학과 문화가 산업에 융합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대흐름에 맞춰 당진산업단지를 어떻게 첨단 융합복합단지화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를 그에 대한 방안이 기업들의 투자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관건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제조업의 소프트화란 소비자인 인간의 행동에 대한 데이터화로 급진전되면서 인간의 감성과 가치가 제품에 반영되어 가격이나 품질보다 디자인이나 브랜드가 우선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지식과 경험을 제품에 반영할 수 있도록 산학융합복합 단지화를 추진해야 된다.
또한 대량 맞춤식이 보편화되면서 표준화, 모듈화, 보편적 생산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디지털 제작이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디지털화는 코스트다운, 납기 단축 등의 긍정적 효과를 제공할 것이며 오픈 설계, 아이디어 개방 등을 통해 공동창조라는 새로운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한편 기후변화와 화석연료 고갈시대를 맞이하여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전환시켜 나가는 그린화는 모든 기업체들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과정이다.
당진산업단지는 국내 최고의 석탄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석탄 화력발전과 제철업체가 입주해 있어 새로운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시켜 나가는 것이 당진산업단지의 지속발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당진산업단지의 기존 업체들은 어떤 산업구조변혁을 이뤄져야 대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고 앞으로 지속적인 발전기틀이 되려면 어떤 산업체들이 입주해야 되는지 당진산업단지의 기획입지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투자설명회에 앞서서 이뤄져야 하지 않겠는가?

당진산업단지 기획단을 출범시켜 기획입지방안을 마련해야
사실 당진산업단지에는 화력발전단지와 철강단지가 입주하여 있고 인근에는 대산 석유화학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오염업종 3종 세트가 집단적으로 입주해 있는 꼴이 되어서 국내 최고의 환경오염지역이라는 오명을 안게 되었다.
그런데 화력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규제 때문에 감축내지 중단되고 있는 실정이다. 철강 산업은 이미 50%이상 과잉생산체제가 유지되고 있어 사양화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입장이다. 더욱이 인근에 대산석유화학은 중동과 북미지역에서의 값싼 원료를 사용하여 가격경쟁력에서 크게 밀려 한계성을 안고 있다.
이런 구조적인 사양화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이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당진산업단지의 황폐화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아무런 방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우수한 입지여건만을 강조하여 기업이전, 신산업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투자자의 입장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당진시는 기존 산업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안과 이와 연관된 새로운 신산업을 유치하여 당진산업단지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기획입지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기획입지방안이 마련된다면 600조원의 현금을 갖고 있어도 투자의사를 결정하지 않는 재벌그룹들을 앵커기업을 선정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당진산업단지에 현대제철이 앵커기업으로 선정, 많은 철강업체들이 입주를 결정한 것과 같이 또 다른 새로운 업체들이 집단적으로 입주할 것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당진산업단지의 기업유치방안은 투자설명회가 아니라 당진산업단지의 기획입지방안을 마련, 앵커기업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집단적인 입주를 설명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진산업단지 지속발전기획단을 출범시켜 충청남도와 함께 당진산업단지의 중장기적인 문제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여겨진다.
 
지난 2009년 11월, EU는 유럽 내 과학기술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성장을 위한 지식’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는 스마트 전문화 전략을 통하여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당진산업단지가 기획입지방안을 마련하는 기획단을 출범시켜 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이에 기초로 당진산업단지 지속발전 기획단의 업무를 정리해 본다. 
제1단계 - 지역의 특성 및 잠재력 분석
지역 내 각종 입지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기업, 대학, 기술센터, 벤처 캐피탈 등의 참여의 필요성을 점검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투자우선순위를 설정한다. 이는 기업유치에 중요한 자료가 되며 지역의 중장기 발전사업추진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기반이 되므로 외부 전문가들의 참여를 통하여 보다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정책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2단계 - 거버넌스 설정
기존의 정부, 기업, 연구 기관 뿐 아니라 지역주민, 시민 사회 등의 혁신의 수요자 관점을 포괄하는 거버넌스를 설정한다. 이런 거버넌스는 스마트 전문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선택실패, 시장 왜곡 문제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피드백 기능을 담당해 당진산업단지의 지속발전 기틀이 마련되는 것이다.

제3단계 - 지역의 미래를 위한 비전 설정
다양한 분석에 근거하여 지역의 경제, 사회 및 환경에 대한 현실적 시나리오, 즉 지역의 비전 및 목표를 설정한다. 비전은 성장 동력을 살릴 수 있으며 실현 가능한 내용이어야 한다. 이는 당진시민들이 중장기 사업 활동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 지역주민과 함께 미래를 일구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제4단계 - 우선순위 설정
지역의 잠재 역량을 고려한 기업가적 입장을 고려하여 우선순위를 설정한다. 이에 기반을 두고 중앙정부의 지원책을 논의하고 재벌기업들을 앵커기업으로 선정, 보다 폭 넓은 기획입지방안을 마련한다.

제5단계 - 폴리시 믹스(Policy Mix)
전문화 분야와 관련된 중점전략과 정책적 도구를 구체화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시행계획 및 시범사업이 포함된 로드맵 등을 각종 정책들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야 성공적인 추진이 가능하다. 따라서 폭넓은 전문가, 지역주민, 정책담당자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내용을 결정하여야 한다. 

제6단계 - 모니터링 및 평가
스마트화 전략은 기존 입주기업들의 구조조정 지원방안이 될 것이며 신산업의 유치계획은 새로운 기업유치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는 또한 기업의 입장이나 정부의 정책흐름에 따라서 언제든지 피드백이 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과 평가가 수시로 이뤄져 실용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당진산업단지에 화력발전과 철강 산업이 입주하고 인근에 대산석유화학이 집단적으로 입주해 수도권 미세먼지의 28%를 차지하고 있다는 중앙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 나가야 될 과제이다. 따라서 당진 산업단지에 대한 기획입지방안은 산업단지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미 분양된 기업유치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길이 되는 것이다. 이는 중앙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방안이며 당진산업단지가 서해안 제1의 항만산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되는 것이다.
이런 노력들을 하지 않고 우수한 입지여건만을 홍보하는 투자설명회를 매년 실시한다고 당진산업단지의 기업유치와 환경문제가 해결 될 수 없는 노릇이다. 당진시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당진산업단지의 기업유치와 환경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기획입지 방안임을 명심하고 이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환경전문기자 김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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