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석문호 대책마련 시급
수년간 대규모 축분 불법 투기로 ‘몸살’
20년 넘게 쌓인 퇴적층과 폐유방류 등 수질악화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과 고대면 슬항리, 송산면 가곡리 일대 807.32ha규모의 석문호가 20년 동안 쌓인 퇴적층과 불법 축분으로 농업용수로도 부적합한 6급수로 수질이 악화됐다.
 
석문호는 지난 1995년 동양 최대 규모인 10.6㎞의 석문방조제를 쌓으면서 2215ha의 농경지와 800ha의 국가산업단지 등 총 3740ha의 매립지와 함께 생겨났으나 퇴적층 발생, 축분 유입 등으로 수질이 등급외로 악화되고 있다.
 
석문호는 총저수량 1461만톤에 담수면적 874ha,유역면적 2만2630㏊로 인근지역 농업용수 및 공업용수원으로 활용해 왔으나 2004년 이후 수질이 농용수로 이용가능한 4급수에서 6급수로 떨어졌다.

석문호의 수질이 6급수로 떨어지면서 농업용수로도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당진시가 많은 예산을 들여 여러 차례 동자개, 붕어 등 내수면 우량 토종치어를 방류했지만 최근에는 고기가 잡히지 않아 석문호 내수면 어업계원들이 출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
 
고기가 잡히지 않자 내수면 어촌계원들이 석문호 수질악화 원을 찾아내기 위해 석문호 주변을 샅샅이 살핀 결과 하천에서 석문호로 유입되는 입구 바닥에서 발효되지 않은 축분이 겹겹이 쌓여 있었고, 수문 주변에서는 축분이 부패하면서 수면에 부글부글 기포가 생기고, 악취가 진동했다고 증언했다.

어촌계원들은 대규모 수질개선 사업도 중요하지만 우선 축분 무단 방류를 방지하기 위해 CCTV설치 등 감시망 강화와 단속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문호 내수면 김낙근 어촌계장은 “32번국도가 개통되면서 축분을 실어 나르는 대형 탱크로리가 축분을 무단 방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발효되지 않은 축분을 간척지에 뿌리거나, 석문호에 무단 방류하고 있어 지금 석문호는 썩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산 관계자 및 축분처리업체가 양심적으로 처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CCTV 설치 등을 통해 철저히 단속하는 것은 물론 단속되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진시 수질관리팀 관계자는 “주변 길목길목에 번호인식이 가능한 CCTV를 4대 설치했고, 2017년에는 석문호와 대호호에 20대를 더 설치할 예정”이라며 “현재 석문호의 수질을 오염시키는 인근 지역 축사 등 비점(非點)오염원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조사가 끝나는 대로 해수순환을 통한 수질개선 방안 등 석문호 수질개선 종합계획을 수립해 수질개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월 당진시에 신고 된 석문호 가축분뇨 불법 투기 건은 현재 서산지검에 의뢰하여 조사가 진행 중이고, 9월에 신고 된 폐유 불법 투기 건도 당진경찰서에 접수되어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당진시 관계자는 “석문호는 2015년 환경부 녹색환경지원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충남녹색환경지원센터 연구용역 결과 석문호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비점오염원인 가축분뇨와 생활하수, 농경지에서 유입되는 농업용수가 가장 크고, 내부적인 용인으로는 체류시간이 길어 순환이 더딘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산면과 고대면, 석문면에는 하수종말처리장이 없어 생활하수처리가 현재로선 어렵지만 가축분뇨 발생부터 처리까지 전 과정을 꼼꼼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가축분뇨 전자인계관리시스템’이 연내 도입되어 축산농가에서 발생한 가축분뇨에 대한 배출과 수집·운반, 처리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가축분뇨 수집·운반 및 액비 살포 차량에 위성항법장치(GPS)와 중량센서, 영상장치 등을 부착하고, 인터넷을 이용해 가축분뇨 이동 경로와 액비 살포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앞으로 가축분뇨 불법 투기와 무분별한 액비 살포 행위를 방지해 가축분뇨로 인한 수질오염 및 악취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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