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공동보도] 지진 발생 늘어나는 충남 서해안, 얼마나 심각한가

12일 오후7시44분경 8시32분경 경북 경주시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규모5.1, 5.8)으로 충남관내 농업생산기반시설물에 대해 긴급점검이 이뤄졌다.

충남지역본부에서 관리하는 농업기반시설물은 1,589개소로 저수지(229개소), 양배시수장(759개소), 방조제(25개소), 배수갑문 등 주요시설물, 특히 서해안 연약지반에 설치된 시설물에 대하여 집중적인 긴급점검을 실시한 결과 특별한 피해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충청남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35분께부터 오후9시10분까지 충남지역에서 지진으로 인한 '진동이 감지됐다'는 내용 등 2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아산지역에 거주하는 이상일 씨는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있는데 식탁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전등도 약 3초간 흔들렸는데 너무 불안해서 모든 가족이 집밖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디지털 지진관측을 시작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지진을 분석한 결과 규모 2.0이상 지진은 연평균 47.8건이나 된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서해가 연평균 12.5건으로 동해(7.3건)나 남해(5.6건)보다 많다고 한다. 충남권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큰 규모로는 2014년 4월 1일 태안 서격렬비열도 서북서쪽 100㎞ 해역에서 발생한 5.1 규모의 지진, 1978년 10월 7일 홍성 동쪽 3㎞ 지점에서 발생한 5.0 규모의 지진 등이 있다.

 = 충남권, 어떻게 지진 대비하고 있나

실제로 2년 전인 2014년 4월1일 새벽 4시 48분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진도 5.1의 강력한 지진이 충남권은 물론이고 멀리 떨어진 인천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당시의 지진은 1978년 공식적으로 지진관측을 시작한 이래 네 번째로 강력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에 의하면 한반도내 지진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충청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어 지진피해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이 날 지진은 수도권에서도 흔들림을 느낄 수 있는 진도 2~3을 기록해 더욱 관심이 컸다. 하지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일본과는 형태가 다르다고 한다. 네 개의 판이 만나는 일본에서는 해양판이 대륙판을 파고들며 생기는 지진이 흔해서 규모 7 이상의 대지진은 대부분 이런 형태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충남권은 얼마나 지진에 대비하고 있을까.

가장 위험한 시설로 꼽히는 학교시설만 놓고 보더라도 대비가 전혀 없어 심각한 상황이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교육부 지침에 의해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는 자체적으로 '중장기 학교시설 내진보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내진보강 대상은 5층 이하의 교육시설로 활용되는 건물들 중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건물들이다.

실제로 충남도교육청 관내 건물의 내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산하에 현재 총 2117동의 내진 대상 건물이 있다. 이 가운데 496동이 내진이 적용돼 23.43%의 내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5개 건물 가운데 불과 1개꼴로 내진이 적용된 셈이다.

이에 도교육청은 내진 보강 확대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중간 점검하고, 내진화율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13일 밝혔다. 또한 전 학교를 대상으로 지진대응 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요 계획을 살펴보면 1차 중장기 계획에 따라 2010년부터 2014년까지 26개 학교 28동에 149억 원을 투자했고, 2차 중장기계획에 따라 지난해부터 2019년까지 50개 학교 50동 185억 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는 8교 8동에 대해 34억 원을 투자해 내진보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내년에는 10교 10동에 내진 보강을 적용하기 위해 46억 원의 예산 수립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학교시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시설들에서 지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규모 6 이상의 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지만 현실은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진에 대한 대비문제는 해마다 국정감사 때면 내진설계를 하지 않은 부실 건축물이 도마에 오르곤 한다. 최근에는 세종시에 신축 중인 고층 아파트 건물의 철근이 설계보다 적게 들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방진 설계를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철근을 빼먹었다고 한다.

수십 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내진설계와 시공을 열심히 해나간다면 미래의 불안감을 잘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안전에 관한 예산은 줄이지 말고 철저히 감독하는 행정이 절실하다.

 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공동취재팀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