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바뀌어야 당진이 발전한다.>

지난 5월 25일,  당진시는 직원들의 종합성과평가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성과평가위원회가 열었다. 이는 기존 부서단위 평가에서 벗어나 직원 개개인의 직무역량 평가를 포함한 종합적인 평가체계를 운영하여 기존의 연공서열주의를 능력주의로 전환시키고자 마련된 것이다. 
 
당진시는 연초부터 통합정보시스템과 역량평가제도 도입 등 각종 시스템을 준비해 왔다. 우선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부서 간 협업과제를 정리한 정책 포털과 부서·개인 성과지표, 종합적으로 평가하도록 하여 유사업무 경험자 또는 동일부서 근무경험이 있는 직원들 간에 교차 평가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역량평가 제도를 도입하여 올해부터 6급 이상 중간관리자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도록 하여 능력주의로 전환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즉 승진심사에 종합성과평가 결과를 50% 반영하고 우수자에 대한 발탁승진과 특별승진을 실시하며 5급 이하 불량 직원에 대한 직무역량 개발 장기교육 등을 2017년부터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조치는 2015년 6월 30일, 시정 경영진단 2차보고회에서 ‘조직진단 결과개선방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당진시나 당진시의회의 조직운영체제 평가에서 충남도 16개 시군가운데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즉 당진시는 충남도 시·군 통합평가 결과 도내 8개 시(市) 가운데 7위를 기록하였다. 특히 일반 행정·사회복지·지역경제·문화관광·환경산림 등 중점과제 분야에서 크게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당진시의회의 경우에도 사단법인 한국공공행정학회에서 실시한 충남지역 기초의회 의정활동 평가결과는 16개 시군가운데 12위로 최하위수준이다. 이렇게 당진시나 당진시의회의 조직운영체제가 나쁜 평가를 받고 있어 이를 개선시켜 나가야 될 입장이다. 

본래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란  중앙정부의 집행 대행기관으로서의 업무와 지역발전을 위한 개발사업으로 구분된다. 중앙정부의 집행업무는 지시명령에 의한 법치행정으로 규제관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성과에 따라서 업무의 효율성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성과관리를 할 필요성이 거의 없다.

그렇지만 지역발전을 위한 개발사업은 지역특성에 맞도록 사업계획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수립해서 중앙정부의 예산배정을 받아내 이를 실행하여 나가야 한다. 대체로 중장기 사업이므로 중간평가를 실시하여 수정 보완시켜 나가는 피드백 기능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정책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서 그 결과는 지역발전에 큰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특히 성과관리가 요구되는 분야이다.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운영능력 향상이란 지역발전을 위한 개발사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당진시의 현행 조직체계는 3개의 국 단위, 4개의 담당관 아래 26개의 과와 126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중앙부서의 지시명령에 따른 집행업무를 처리해 나가기 쉽게 만들어진 대규모의 수평적 조직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조직에게 항만산업도시, 명품자족도시 건설이라는 중장기 사업을 나눠서 담당토록 하고 있다.

사실상 일반 행정부서가 지역 개발사업을 담당하려면 전혀 다른 업무능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 우선 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 예산을 산정한다든지 지역주민들의 불만 사항까지 배려해야 되는 능력이 요구된다.

당진시가 추진해 나가야 될 중장기 사업은 이를 단계별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기본계획 수립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개발, 도시개발, 경제발전분야, 사회복지, 환경안전 등의 전문지식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당진시는 이런 전문 인력들이 내부인력으로 보강되어 있지 않아 결국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예산은 대체로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내야 가능하기 때문에 예산승인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하기 때문에 인사이동에 따른 후속 담당자가 이를 이어받아 실행해 나가야 되는 어려움이 있다. 

당진시는 그간 주요사업들을 외부의 전문지식인들의 연구용역보고서를 통하여 해결해 왔다. 연구용역이란 주어진 환경에 대한 분석과 미래 변화를 예측하여 사업추진에 대한 장애요인을 극복해 나가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런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어 별도의 컨설팅업체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성공적인 추진이 불가능한 입장이다.

이렇게 일선행정부서가 중장기 사업을 담당하는 것은 결국 사업추진을 실패로 이끌어나가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그래서 당진시는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당진시의 조직운영체제는 효율성을 높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번 당진시에서 실시한 경영진단에서도 ‘체계적인 중장기 정책개발을 위한 정책개발담당관실’의 신설을 주문하였던 것이다.  

중장기 사업에 대한 기획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어느 정도 해당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전문 연구지를 통하여 해당분야의 환경 분석과 미래예측 내용에 대한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지식기반을 갖춰야 한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추진에 문제점은 전문 컨설팅업체의 지원을 받아내서 이를 완성시켜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이 기획, 예산배정, 피드백 기능을 담당토록하고 일선행정부서는 이의 집행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해야 중장기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연초 당진시는 정책개발담당관실을 신설되었다. 정책개발1팀과 2팀, 전략사업팀, 개별과제연구팀 등 4개 팀, 6급 이상 직원 15명으로 구성되었다. 정책개발1팀에서는 공공행정, 농축수산, 복지 분야를 맡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개발2팀은 도시·건설, 환경, 문화관광 분야에 대한 정책개발 업무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새로 부임한 정책개발담당관은 연구경력이 있는 직원이 2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당진시의 모든 정책과제를 개발하는 업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외부 연구기관과의 제휴를 통하여 이를 관리해 나갈 수 있는 네트워크관리 역할을 담당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였다. 그렇지만 당진시의 중장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정책개발담당관실의 중추적인 역할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보강시켜 나가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당진시 지역개발사업에 대한 조직운영체제는 내부조직으로만 해결해 나갈 수 없다. 결국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되는 외부조직에 의존할 수 있는 조직운영체제를 구축하여 이를 보완시켜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허브형 포털사이트(Hub-Portal Site)를 구축하여 지역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공론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지역유력인사들을 동원하는 프로보노(Pro Bono)제도를 도입, 전문지식 부족, 경험부족, 네트워크 부족을 보완시켜 나가고 있다.  당진시도 이런 조직운영체제를 구축하여야 다른 지자체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허브형 포털사이트는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로서 그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빌릴 수 있도록 공론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당진출신 유력인사(특히 은퇴자)들이 참여하여 지역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공론장이 마련된다면 지역발전을 위해서 필요로 하는 각종 자원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역문제를 지역주민들과 다함께 풀어나가는 자치능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정책개발담당관실이 지역을 대표하는 포털 사이트를 운영해 나가는 간사역할을 담당한다면 중장기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기획업무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각종 지역 커뮤니티와 연계시켜 지역공동의 이익을 위한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고 이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사업추진에 응원군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당진시는 각 지역별, 단체별(시민단체, 향우회, 각종 지역단위 친목모임 등)로 카페, 블러그, 홈페이지 등을 개설토록 하고 지역의 각종 문제점을 제시하여 논의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의견수렴, 정보 공유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된다. 이는 또한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통적인 목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 자연스럽게 갈등을 완화시키는데도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요즈음 프로보노(Pro Bono)제도를 도입하여 전문지식과 경륜을 저렴하게 얻어내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즉 프로보노란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성을 자발적이고 대가 없이 공공(사회)을 위해 봉사한다는 의미이다. 

원래 변호사들이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무료변론이나 자문활동을 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경영, IT, 회계, 인사노무 등 특정 기술이나 전문성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환원하는 활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프로보노는 지역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전문가들로서 조직된다면 이들이 비영리단체나 사회적 기업 등에게도 각종 전문지식을 제공하여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것이 마을 공동체 사업이며 이를 통하여 당진시의 미래가 만들어진다고 할 것이다.

당진시는 이런 조직운영체제를 개선하기에 앞서 직원들에게 종합성과평가 제도를 도입하여 능력주의 인사체제로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지역개발사업은 5, 6개 팀으로 구성된 형태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들은 대체로 전문지식이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그런데 이를 업무 평가하여 개선시키겠다는 것은 각주구검(刻舟求劍)이라는 중국 고사를 생각나게 만든다. 

중국 초나라의 어떤 사람이 배위에서 칼을 빠뜨리게 되었는데 배위에 떨어진 곳을 표시하고 배가 항구에 도착하자 이를 찾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주어진 업무에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어 어리석게 대처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정확한 업무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우선 직무분석을 통하여 직원들의 개개인에게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인지하도록 하는 사전 작업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노력 없이 하나의 사업에 5, 6개 팀이 담당하는 업무를 평가하여 능력주의로 전환시키겠다고 하면 결국 각자 업무영역에 대한 다툼을 부추기는 꼴이 된다. 결국 내게 유리하면 내 업무가 되고 내게 불리하면 상대방 업무가 되는 떠넘기기식 다툼이 지속될 것이다. 

당진시는 이런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일할 수 있는 조직운영체제 개선보다도 성급하게 능력주의 인사관리체제를 도입하는 잘못을 범했다고 할 수 있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고 했다. 처음에 모르고 하는 실수는 승패가 엇갈리는 싸움터에서 항상 있는 일이어서  용서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런 실수가 연속적으로 반복되고 그에 대한 반성이나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결국 무능력자로 낙인이 찍혀 퇴출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당진시민들은 당진시의 각주구검식의 시행착오를 더 이상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명심하고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을 범하지 않도록 피드백 기능을 강화하고 자문단의 조언을 적극 활용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이 당진시가 지속적인 발전기틀이 마련되고 밝은 당진시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환경전문기자 김종서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