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면 대호만로 <도비도>, 관광객은 다 어디로 갔나

원래 작은 섬이었던 도비도는 대호방조제 공사로 육지와 연결되면서 휴양단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몇 년 전만해도 숙박시설과 암반해수탕, 유람선 선착장, 전망대, 조각공원 등이 있어 여행객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갯벌을 따라 산책로가 있어 누구든 자유롭게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7.8㎞에 이르는 대호방조제와 국내 5대 철새 도래지로 알려진 대호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또한 난지도로 들어가는 여객선과 유람선이 운행되는 선착장도 휴양단지 안에 있다. 휴양단지에서 나와 대호방조제를 달리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는 대호만 갈대밭과 어우러져 바다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지난 26일 당진시 석문면 대호만로에 위치한 도비도를 찾았다. 그러나 휴가철을 맞은 도비도에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드물었다. 대낮인데도 상점들은 문을 담은 곳이 보였고 사람들의 통행도 거의 없었다.

예전 도비도의 좋았던 시절을 찾아왔다는 신현상(경기도 평택 거주)씨는 “이렇게까지 사람이 없을 줄은 몰랐는데 너무 침체된 것 같다. 시설도 낡아서 너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이유는 지난 2014년 한국농어촌공사 대호환경사업소가 정부의 부실 공기업 퇴출 대상에 포함되면서 공사로부터 시설물을 임차해 영업을 하던 상인들이 길거리로 나앉게 되면서부터다.

상인들은 도비도 포구를 생계터전으로 삼으며 도비도 휴양단지에서 상가 및 부대시설 등을 임차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결국 상인 및 어민들은 농어촌공사가 숙소동 및 해수탕 영업을 중단하고 휴양단지 부분 폐쇄가 이뤄진다는 소식에 사업소 앞 주차장에서 생존권 보장을 호소하며 투쟁에 나섰었다.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앉을 처지에 놓인 상인 및 어민들은 "생존권 보장 없는 단지 폐쇄는 있을 수 없다"고 호소했었다.

결국 휴양단지를 폐쇄하면서 근무하던 공사 직원들은 전출을 갔고 당진9경 중 하나인 도비도 관광지는 사람구경하기 힘든 현실이 되어버렸다.

휴양단지 폐쇄는 상인들의 생존권 문제를 넘어 지역 어민이나 난지도리 주민들에게도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개발되나

하지만 올해 들어서 반전의 서막이 오를 전망이다. 당진시 도비도 일원에 체험·관광과 농업생산 시설을 결합한 6차산업 형태의 농어촌 휴양단지가 개발될 전망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최근 전남 나주시 본사에서 온유리츠 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340㏊ 규모의 '대호 농어촌 휴양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휴양단지는 3단계로 개발되며, 올해 안에 해수암반사우나 시설을 갖춘 한옥호텔과 리조텔·한옥상가, 2022년까지 발효식품단지와 저잣거리·오토캠핑장, 2026년까지 정주시설과 재배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자연경관을 최대한 보존하고 숙박시설과 저잣거리를 한옥으로 만드는 등 전통문화와 자연환경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농어촌공사가 공모하고 민간기업이 사업계획을 제안·개발하는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됐다. 협약을 체결한 온유리츠 컨소시엄은 공사로부터 기존의 휴양단지와 주변 토지 15㏊를 매입하고 농지와 유수지 325㏊를 임차해 개발·운영할 계획이며, 토지사용 기간 종료 후 운영권과 시설을 공사에 무상 인계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2014년부터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상인과 지역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민간기업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좋지만 휴양단지 폐쇄의 쓰라린 경험이 있는 지역민들이 작은 위로라도 삼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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