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바뀌어야 당진이 발전한다.>

 

지난 해 연말, 나는 당진시 사회적 경제네트워크를 민관합동 거버넌스 형태의 열린 플랫폼으로 운영하여 활성화시키자는 제안을 하였다. 즉 지난해 11월에 당진시 사회적 경제네트워크가 출범되었고 2016년 당진시 예산에 시민 소통형 포털 사이트 구축계획이 수립되어 있어 이를 연결시키면 사회적 경제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는 김홍장 시장의 선거공약사항인 주민자치에 의한 자치행정체제를 구축하는 지름길이며 당진시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김홍장 시장은 쾌히 승락 하였고 담당부서와 상의토록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그런데 당진시는 반년이 넘도록 명확한 응답이 없었으며 시장에게 확실한 의견을 묻고자 면담을 신청, 5월 17일 만났다. 

김홍장 시장은 담당자를 불러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지시하였고 일주일 후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해당 부서장이 모두 반대하여 실시하기 어렵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였다.

당진시 사회적 경제네트워크는 이미 출범된 상태이고 시민 소통형 포털 사이트도 이미 계획된 일이다. 새로운 사업이나 예산이 요구되는 사항도 아니고 다만 계획된 일을 집행하는 과정인데 모든 부서장들이 집단적으로 시장님의 지시사항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상명하복(上命下服)을 생명으로 하는 공무원세계에서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정말 아연할 수밖에 없었고 도대체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시장은 4년 임기제로 선임된 지역 대통령이다. 직원에 대한 모든 인사권을 장악하고 있고 예산집행권도 장악하는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런데 조직개편이나 새로운 제안사항도 아니고 이미 만들어진 사업에 대한 운영지시사항을 전 부서장이 반대하고 있고 이 때문에 추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요즈음 행정관료 사이에는 ‘4년 근이 20년 근을 어떻게 이길 수 있느냐?’고 자신들의 텃세를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아니면 열린 플랫폼체제가 도입되면 지역주민들이 직접 시정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자신들의 영역을 침해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시장은 지역주민들의 말 소문을 항상 의식하면서 모든 일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행정 관료들은 이런 시장을 제대로 보필하지 않고 텃세를 내세워 자신들이 권력행사를 통하여 정책결정에 직접 관여한다면 지역주민들은 어떻게 이를 용납할 수 있겠는가?

행정 관료들은 지역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생활하는 공무원이며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행정 관료들이 지역주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분명히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일이 된다. 더욱이 시장은 명령에 불복종하는 직원들은 언제든지 징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데 이를 행사하지 않고 행정 관료들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경우를 어떻게 지역주민들은 참고 지켜 볼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에서 공무원들은 정년이 보장된 하늘이 내린 철밥통 직장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부러워하고 있다. 그렇지만 독일의 사회학자 베버는 이미 오래전부터 행정 관료들을 쇠창살이라는 감옥에 비유하였다. 

모든 업무가 기계적인 계산과 영혼 없는 통제와 관리로 이뤄져 합리성이나 가치, 윤리 등을 찾아볼 수 없는 감옥과 같은 세계라는 것이다. 특히 최고관리자 아래 사업부별로 늘어선 부서들이 외부와 담을 쌓고 다른 부서와의 협력과 교류 없이 내부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일로 효과까지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조직이 안일무사주의에 빠져 복지부동(伏地不動)체제가 지속되어 결국 무능한 조직으로 추락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지방정부는 정책개발, 도시개발, 경제발전분야, 사회복지, 환경안전 등의 업무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내부조직이 이를 맡아서 처리하기에는 한계에 부닥치게 되어 개방적인 임용 제도나 민간기관에 업무를 위탁하는 경향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업무의 활성화보다는 자신의 입지확보에 주력하는 행정 관료들은 민간출신 비중은 전체 공무원의 2%내외로 유지시켜 폐쇄적인 행정조직형태로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5년간 자료를 종합해보면 공무원들의 같은 자리의 재직기간은 1년 2개월에 불과하다. 동일 직급에서도 중요한 보직과 중요하지 않은 보직이 있고 상위 직급에서 결원이 생길 경우 하위직급까지 연쇄적으로 인사이동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모든 인사이동은 Z자형을 그리는 보직이동경로를 거치기 때문에 전 부서가 움직여야 되는 대규모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런 보직순환시스템에 의한 잦은 인사이동이 이뤄지고 이로써 업무의 연속성, 행정의 책임성이 크게 저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직원들은 ‘누가 먼저 승진하느냐?’에만 관심을 갖고 단기성과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추진되길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승진가능성이 높은 주무 부서를 꽃보직이라고 하며 이곳에 들어가고자 불꽃 튀는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모순된 행정조직이 폐쇄적이고 텃세까지 부려 지역발전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면 지역주민들은 어떻게 이를 방치할 수 있겠는가?

우선 공무원이 되면 공무원 행동강령에 의한 복무선서를 해야 된다.
‘이 생명은 오직 나라를 위하여 있고, 이 몸은 영원히 겨레위해 봉사한다. 충성과 성실은 삶의 보람이요 공명과 정대는 우리의 길이다. 법령을 준수하고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며 국민의 편에서 정직과 성실로 직무에 전념한다.’라는 복무선언을 하고 있다. 따라서 공무원은 국민의 봉사자이고 공익실현의 책임이 있지만 사실상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도록 되어 있고 상사의 명령에 불복종한다면 분명한 징계사유에 해당되는 것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공무원들에게는 ‘관피아’라는 딱지가 붙었다. 관피아란 결탁, 전관예우, 낙하산, 유착커넥션, 폐쇄적인 집단 결속 등으로  몰 책임, 탐욕과 결탁하는 범죄 집단에 비유하는 말이다.  또한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공무원들은 의무의 회피가 아니라 의무를 수행할 능력이 부족한 무능의 프레임에 가두어 놓았다. 이런 모순된 행정관료 조직에서 더 이상 근무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이직을 원하는 공무원이 전체의 80%나 된다는 사실이 신문에 보도될 정도이다.

공무원 세계에서는 ‘4년 근이 20년 근을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라는 속설이 있다. 선출직 4년 임기의 지자체장을 5번이나 모신 경력이 있는데 초선 지자체장 하나를 요리하지 못하겠느냐는 일종의 텃세가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지자체장을 잘 요리하여야 편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는 텃세가 대부분 지자체에서 횡행하고 있다고 한다. 초선 지자체장은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지 못한 채 재선이 이뤄지기 전에 주민소환에 강제퇴출을 염려해야 되는 것이다. 

조직관리를 위한 “1분 경영”이라는 핸드북이 있다.
짧은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1분 목표, 1분 칭찬, 1분 꾸지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조직운영은 목표를 설정하고 행위에 대한 칭찬과 꾸지람, 격려, 진실을 통하여 이를 관리하여 나갈 때 목표를 달성하여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조직을 관리하는데 흔히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고 한다. 잘한 부문은 더욱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못한 부문은 다음번에 실수하지 않도록 꾸지람을 주어 이를 보완시켜 나가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잘된 부문이 있어도 그만이고 못된 부문이 있어도 그만이다는 식으로 방만하게 관리한다면 결국 무능한 조직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기간 동안 실적을 분석 평가하여 신상필벌의 원칙에 입각하여 엄정하게 처리함으로써 보다 열심히 일하려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동기부여란 막대기 끝에 홍당무를 매달아 놓고 당나귀 코밑에 대고 마차를 끌게 하는 유인 방식이라고 한다. 즉 적당한 크기의 홍당무, 짤막한 막대기, 배가 출출한 당나귀, 가벼운 마차 등 조건이 주어져야만 손쉽게 동기부여가 이뤄질 수 있다. 그렇지만 마차를 끄는 당나귀가 배가 부르다든지 홍당무에 흥미를 느끼지 않을 경우 아무런 효험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발적인 발전욕구를 불러 일으켜 당나귀를 홍당무에서 해방시켜 스스로 뛰게 하는 행동형 동기부여방식으로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행동형 동기부여는 인간 스스로가 자기 나름대로의 태도와 습성을 전환시켜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는 결국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평가가 이뤄져 이를 보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나가는 목표관리체제에서 가능한 일이다.

환경전문기자 김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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