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장에서 농부님이 직접 배송 해 4일이 지나도 싱싱탱탱한 토마토.

"다른데서 사먹어 봤는데 우리 밭에서 산 토마토가 확실히 맛있다고 말씀해주실 때 그동안 흘렸던 땀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우리 아파트에 그날 오전에 수확한 토마토를 오후에 직접 들고 오신 농부님의 말씀입니다.

“이렇게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게 되면 덜 익은 토마토 딸 이유가 없잖아요. 밭에서 잘 익은 것 따서 가져오니까 싱싱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맛있을 수 밖에요. 아무래도 유통과정을 거쳐야 하는 상품은 덜 익은 것을 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맛이 떨어지지요. 속상한 일입니다. 똑같은 밭에서 나온 것을 소비자는 맛이 다른 토마토를 맛보실테니까요. 사실 배달해주고 기름 값 따질라치면 이 짓 못합니다. 같은 값인데 그냥 한 번에 도매로 넘겨버리는 게 신간이야 편하고 좋지요. 그치만 어떻게든 우리 꺼 최상의 것으로 드리고 싶은 그 마음 때문에 오늘 하루 종일 일하고도 이렇게 올 수 있는겁니다. 허허.”

이런 농부님의 진심이 통했을까요. 우리 아파트 단체카톡에 ‘정말 최고다’ ‘진한 향기가 훅 풍긴다’ ‘너무 맛있다’ ‘우리 아이가 설탕 없이는 먹지 않았었는데 지금 그냥도 잘 먹고 있다’는 댓글이 속속 달립니다.

착한 농부님이 언제든지 동호수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배달해줄 수 있다고 하는데도 매주 토요일 싱싱한 토마토를 한꺼번에 주문받아 한곳에 모여 받기로 약속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은 것 공급해 주시는 바쁜 농부님의 진심에 보답하는 방법입니다.

“제초제 한 방울 안 뿌리고 퇴비만 잔뜩 부어 정성껏 재배한 유기농 양파, 지금 시중에서는 10키로 2만원부터 2만5천원까지 다양하게 받더라구요. 농협에 한꺼번에 넘기는 게 편하지만 그렇게 하면 제 마음이 아픕니다. 매일 풀 뽑아가면서 정성들여 가꾼 것 내가 돈을 많이 덜 받더라도 동네분들에게 혜택을 드리고 싶습니다. 만원 받을테니 드시고 건강하시면 그만입니다. 9천원만 받을라고 했는데 편집국장님이 만원은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망이 찢어지도록 넣어드리려고 합니다. 자색양파도 사이 사이 끼워 넣어드려야 제 맘이 편할 것 같습니다.”

교직에서 퇴직 후 올해로 귀농 6년차 김상범 선생님이 보내온 문자입니다. 이 문자 그대로 주민들과 공유합니다. 이분 덕분에 우리 아파트에서는 유기농 양파를 시중보다 반값 이상 싸게 만날 수 있는 혜택을 누립니다. 그리고 도리어 소비자가 고마워합니다.

직거래 장터씩이나 열지 않아도 모여 사는 아파트문화를 활용하면 편안하게 가까운 농장과 직거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비자는 값싸게, 농부님은 같은 값이어도 최상의 것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보람이 있습니다.

“그동안 맛있는 배도 정말 값싸게 잘 먹었는데 제철 맞은 토마토도 농장이랑 연결돼 싸면서도 싱싱한 것을 대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우리 아파트 이렇게 좋은 문화 누리다가 다른 곳에 갈 수 있을까 싶어요.”

한 주민의 고백이 고민으로 남지 않게 아파트 마다 우리 농부님들과 연결이 되어져 진정한 직거래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해봅니다. 정기적으로 함께 주문하고 한곳에서 받아주는 주민들의 배려에 농부님의 진심과 수고가 더해진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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