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나 본 사람> 당진시 농업기술센터 소장 방상만

당진시 농업기술센터 방상만 소장은 지난 2013년에 농촌발전이 크게 기여한 공로로 전국 최우수 농촌기관 상을 받았다. 그는 1978년 농촌지도소에 입사하여 2003년에 소장에 취임한지 13년이 된 터줏대감이다.
농촌을 되살리는 일은 생명의 생성, 발전하는 원초적인 질서인 농민의 마음(農心)으로 되돌아가야 이뤄질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꾸준히 당진시 농촌경제발전에 노력해 온 분이다. 특히 당진시 농업기술센터를 종자은행, 친환경농업 과학관, 농업인 교육관, 농기계 임대사업장 등을 갖춰 농민들과 함께 농촌경제를 되살리는 산실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만든 분이다. 

“예로부터‘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고 소득이 늘어나서 우리나라가 선진국대열에 참여하게 된다고 해도 우리들의 먹거리는 우리가 생산하는 농업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국민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기틀을 마련해 나갈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60, 70년대 수출위주의 고도성장정책을 추진하면서 중화학공업중심의 정책을 지속해 왔습니다. 그래서 농촌과 도시의 양극화가 극심하게 나타났고 농촌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도시로 몰려들게 되었습니다. 농촌에는 늙은 사람들만 남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영세소농체제로 지켜 왔습니다. 결국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26%에 불과한 심각한 식량안보문제가 당면과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루과이 라운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대외경쟁력을 가진 농촌을 만들겠다고 농업의 6차산업화가 추진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농촌경제를 되살리기커녕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어 농촌은 피폐 할대로 피폐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농촌 되살리기 운동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어나 농촌과 도시가 생명공동체로서 유대관계를 맺고 도농 나눔터, 생태마을, 녹색체험  등 각종 농업혁신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당진시에서는 3농 혁신을 통하여 농촌경제를 되살리려는 노력하고 있으나 별반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한 실정입니다. 농촌을 되살리는 일은 우선 농심으로 되돌아가지 않고는 이뤄질 수 없는 일입니다. 즉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생명의 생성, 발전하는 원초적인 질서와 같이 자립, 자조, 협동이라는 기틀을 마련하지 않고는 농촌경제를 되살릴 수 없습니다. 따라서 3농 혁신정책도 자립, 자조, 협동이라는 농심에 기반을 둔 새로운 농촌을 건설해야 농촌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라고 농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농심으로 되돌아가 자립, 자조, 협동의 정신으로 새로운 생활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평소 신념을 밝혔다.

“당진시는 당진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외부로부터 절반이상의 인구가 유입되어 항만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국내 최고의 쌀 생산지인 농업지역으로서의 입지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즉 양호한 수리시설, 풍부한 일조량과 기름진 평야에서 국내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해나루 쌀, 해나루 사과와 배, 황토감자, 황토고구마, 꽈리고추 등 전국을 대표하는 우수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결국 당진시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도농융합복합도시로의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농사를 짓는 농민과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서로 이해하고 희망적인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에 저의 센터에서는 도시생활을 하는 지역주민들에게 농심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매년 ‘농심 체험 한마당’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제9회 농심체험 한마당’ 행사가 지난 5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개최되었습니다. 형형색색의 봄꽃뿐만 아니라 토끼와 양, 기니피그 등 귀여운 동물들을 보면서 가족들이 함께 농촌체험 프로그램에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센터 내에 조성된 농심 테마파크에서 ‘볏짚미끄럼 타기, 곡물놀이, 나는야 꼬마농부, 찰흙놀이, 병아리부화, 해나루쌀 떡메치기’ 등이 펼쳐집니다. 한편 센터 인근에 마련된 시민텃밭농장을 시민들에게 분양하여 농사를 짓는 농민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텃밭 가꾸기 행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라고 당진시가 도농복합도시로 발전해 나가는데 지역주민들이 상호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농심 체험 한 마당’행사와 텃밭 가꾸기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국내 최초로 친환경 농업과학관과 종자은행 등을 운영하고 있어
당진시 농업기술센터에 들어가면 친환경 농업과학관과 종자은행, 농업인 교육관, 농업기계 임대사업장을 볼 수 있다. 
친환경농업과학관은 연간 700톤의 유용미생물을 생산 공급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고초균. 유산균, 호모균, 광합성균, 이엠균 등 총 7종의 유용미생물을 생산하여 일상생활과 환경정화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유용미생물은 토양에 뿌려지면 유기물의 분해를 촉진시켜 작물의 생장 촉진, 착과, 착색, 당도향상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축산에 활용할 경우에는 가축의 증체, 육질 향상, 질병감소, 착유량 증가와 악취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370톤의 유용미생물을 생산하여 지역 내 8천여 농가에 이엠균 기준 리터 당 100원씩 공급했다.

종자은행은 순도 높은 우량종자 보급을 위한 보급종 종자와 토종 유전자원 보존·개발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종자은행이 자체 생산한 벼 100톤, 청보리 80톤, 잡곡 30톤으로 총 210톤의 우량종자와 정부보급 종자를 정선한 646톤(벼 426톤, 감자 197톤, 보리 23톤)을 보급해 왔다. 특히 나고야 생물다양성협정에 따른 생물주권이 인정됨에 따라서 토종유전자원 보존이 골든 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라는 국가 정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 토종유전자 보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벼 대체 소득 작목으로 고대면에 육성한 아스파라거스 단지는 지역 특화작목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아스파라거스연구회를 조직하고 공동출하장을 건설하여 물류비용을 최소화하고 가공시설을 갖춰 엑기스와 즙 등 2차 가공으로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자상거래와 해외 수출을 통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아스파라거스는 씨앗을 뿌리고 최소 2년 동안은 뿌리를 발달시키느라 수확하지 못하며 매년 새순을 잘라 먹게 된다. 한 번 심으면 15년 이상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시설채소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농촌 고령화시대에 적합한 소득 작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스파러거스는 아미노산의 하나인 아스파라긴과 정력을 증진시키는 스테로이드를 함유하고 있어 탈모 개선에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농업인 교육관에서는 당진형 3농 혁신의 주역인 강소농을 이끌어나갈 인재를 육성하여 나가고 있다. 그리고 발효식품과정을 개설하여 전통 발효를 통한 창업교육으로 생산, 가공, 음식 관광 체험이 함께 이루어지는 6차 산업화를 통한 지역농업 특산물을 가공하여 부가가치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 당진시 농기계 임대사업은 농업기술센터 본소와 남부권(합덕읍), 북부권(석문면) 등 3개소에서 운영하고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되면 하루 평균 80여 건의 농기계 임대가 이뤄지고 있다. 대규모 경작을 하지 않는 경우라면 농기계 임대가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올해 트랙터 부착용 논두렁 조성기를 비롯해 원판쟁기와 승용제초기, 모판 조성기 등 농업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농기계 12종 43대를 추가로 구입해 임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5,235대의 농기계를 임대해 약146억 원의 농기계 구입 대체 효과를 봤다고 한다.

농촌을 되살리는 일은 구조적인 혁신이 전제되어야 가능해
“당진시 농촌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선 농가인구가 90년대 5만7천명에서 최근 3만5천명으로 무려 40%나 감소하였습니다. 그리고 삽교천이 오염되어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고 화력발전소와 철강공장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로 더 이상 채소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합니다.  더욱이 쌀시장 개방으로 쌀값이 3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하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진시는 3농 혁신을 통하여 농촌을 되살리겠다고 하지만 영세 농가를 그대로 두고 대외경쟁력을 갖춘 수익농체제로 전환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협소한 국토에서 노동력을 집중시켜 농작물이 생산되기 때문에 사실상 가격경쟁력이 크세 열세인 입장입니다. 그래서 유기농체제로 전환시켜 나가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3농혁신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수익농 체제, 유기농체제로 전환시켜 대외 경쟁력을 확보하여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당진시는 당진화력에서 발생하는 온배수를 활용하여 대규모 영농단지를 조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바탕으로 수익농체제, 유기농체제로 전환시켜 나가는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2012년, 당진시 순성면에 있는 백석올미 마을기업이 전국 최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왕매실나무 10만 그루를 재배하면서 매실한과와 함께 매실 장아찌, 매실고추장, 매실청, 매실액기스를 전국에 판매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제스프리라는  영농법인은  2,600여 키위 생산농가로 구성되어 전 세계 70개국에 매년 21만 톤의 키위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지금까지의 영농방식을 마을기업형태로 발전시켜 수익농, 유기농체제로 전환시켜야 3농 혁신정책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라고 3농혁신정책의 성공적인 추진방안을 설명하였다.
당진시는 서해안 제1의 항만산업도시와 국내 최고의 쌀 생산지가 함께 발전해 나가는 도농융합복합도시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여기에 당진시 농업기술센터는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무쪼록 당진시가 성공적인 도농융합복합도시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길 기원한다.

환경전문기자 김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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