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산단을 첨단융합단지로 만듭시다>

지난 4월 22일, 한진 해운이 이사회를 열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신청하기로 결의하였다. 구조조정이란 사양화 되는 사업 분야를 축소하거나 중복성이 있는 사업을 통폐합하고, 기업의 인원을 감축하고, 유휴 부동산 처분 등 기업의 군살을 빼는 구조 개혁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정리해고를 하거나 통폐합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총선 이후 정치권에서는 정부에게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문하고 있어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서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을 5대 취약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소비가 위축되어 공급물량이 남아돌아가는 과잉공급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디플레이션에 의한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지 않나 하는 우려감이 팽배해 졌다. 그런데 최근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들은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산업자동화와 플랫폼 전략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조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산업구조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새로운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열어나가기에 너무나 미흡한 실정이다. 그래서 앞으로 한국경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경제는 그간 부존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가공무역 중심으로 수출 주도형 고도성장을 해왔다. 때문에 몇몇 재벌그룹들에게 각종 금융혜택을 베풀어 가전, 기계, 화학, 섬유,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중화학공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해 왔다. 이에 따라서 고도성장을 통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냈지만 인위적으로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지속시켜 왔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많은 취약성을 안고 있다. 
전 세계 500대 기업 중 17개가 한국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즉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를 비롯하여 1983년부터 세계 조선 1위를 지켜오고 있는 현대 중공업, 백색가전 세계 1위인 LG전자, 세계 철강 4위인 포스코, 세계 자동차 5위인 현대차 등 소수재벌들이 즐비하고 있다.

그간 세계 각국의 제조업계들은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중국, 동남아로 공장을 이전하여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하는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 해외로 기업을 이전시켰다.
한국무역공사(KOTRA)에 따르면 중국에 신규 현지법인을 설립한 한국 기업은 2006년 2,300여개에서 2013년 800여개로 급감했다. 이는 저임금에 바탕을 둔 생산체제로는 더 이상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해 나가기 어렵게 되었다. 한국 기업들이 주로 진출해있는 산둥성 지역은 과거 1만개 이상의 기업들이 사업을 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4,800개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그리고 매년 평균 500개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를 살펴보면 중국, 브라질, 인도, 베트남 등에 휴대폰 공장 7개가 있어 올해 중 국내 생산비중은 20%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지난해 생산한 휴대폰 2억여대 중 6,200만대(31%)만 구미공장에서 만들었다. LG전자의 경우는 88년 이후 해외 공장을 늘리면서 현재 해외생산 비중이 TV는 80%, 휴대폰은 40%에 달하고 있다. 결국 대기업의 80% 정도가 해외로 생산공장을 이전하고 있어 국내 산업에 대한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고용을 비용으로만 간주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정부가 이를 지원하고 나서 국내 산업공동화 현상은 더욱 부채질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탈출하여 선진국들은 자국으로 돌아가는 리쇼어링(Reshoring)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외에 이전된 기업들을 국내로 유입시켜 나가기 위한 경제정책을 수립,  시행하여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나가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가로놓여 있다.
첫째, 우리나라 재벌그룹들은 지배구조가 전통적인 가족경영체제이면서 재벌기업간의 상호주 보유로 이뤄지고 있어 대외 경기변동에 적응능력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더욱이 전문영역 부문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보다는 20여개 이상의  계열사를 통하여 각종 업종에 전천후 수익실현을 해나가는 경영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중소기업들이 영위하는 시장까지 침투하여 영업이익실현에 몰두하는 부도덕성을 보이고 있다.

둘째, 대기업의 총자산 대비 현금자산의 비중은 25%(2011년, 700조원에 이름)는데 국내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외에 기업을 이전시켜 나가는 이외에 별다른 모험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재벌그룹에게 정부는 지속적인 지원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대기업이 수출을 많이 해야 국민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쓸데 없는 공염불만 하고 있다. 

셋째, 중견/중소기업의 투자기반이 매우 취약하여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에 각각 25%, 7.9%에 불과하였다. 이로써 소재 부품분야가 취약하여 향후 동남아지역의 생산기술센터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에도 역부족인 입장이다.

넷째, 대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은 대체로 재벌기업의 하청업체로 추락하는 이중구조를 갖고 있어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국민경제발전에 한계성을 내보이고 있다.

다섯째, 재벌기업들의 경영권 행사는 사적 경영권 혜택이 과도하여 기업이 망하지 않는 한 경영권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비효율적 경영구조라는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다. 즉 기업재산은 패밀리 공동소유로 인식하고 이를 상속시켜 나가기 위한 각종 불법조치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에 취약점을 치유하지 않는다면 4차 산업혁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지속적인 발전기틀을 마련하는데 한계성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재벌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의미 있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적극 수용하기 위한 새로운 경영풍토를 조성해야
2014년 기준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명목 1인당 국내총생산은 28,739 달러로 경제규모가 세계 12위이다. 그렇지만 재벌그룹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중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새로운 플랫폼 전략에 의한 연계, 협력, 공유관계를 형성시켜 나갈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할 수 없다. 그래서 재벌개혁에 이어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경영풍토를 조성시켜 나가야 한다.
얼마 전 세계적인 금융기관인 골드만 삭스는 대한민국이 2050년, 1인당 명목 GDP가 90,294 달러가 되어 91,683달러인 미국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남북통일이 된다면 GDP는 세계2위국가로서, 미국을 제외한 G7 국가들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속적인 발전기틀을 마련하려면 다음과 같은 경영풍토를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첫째,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큰 신생기업들이 발전하여 나갈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현재 큰 투자여력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들이 중심이 되어 전문영역을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계열별 기업 간의 융합, 협력을 원활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창업기업들은 간접금융 중심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만일 창업에 실패하게 되면 본인은 물론 연대보증인까지 재산이 몰수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직접투자방식으로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둘째, 4차 산업혁명에서는 문화에 기조를 두고 산업별 재편성이 이뤄진다.  때문에 민간이 주도해 나가는 기술개발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발전기틀이 마련할 수 있게 문화에 맞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낼 수 있는 민간분야에 대한 기술개발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셋째, 앞으로 소비자는 소비자이면서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 나가야 한다.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업이 신산업을 주도해 나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과거 규제에 대한 개혁을 통하여 새로운 투자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특히 로봇, 친환경 에너지 등의 미래형 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늘려 나가는 대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산업구조 개편방향은 현재 생산 중심의 산업 활동이 보다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가치사슬에서 보다 고부가가치 영역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연구개발, 디자인, 브랜드 구축을 포함하는 마케팅 등의 활동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그래서 신산업 형성의 기반인 과학기술 및 연구개발 활동의 강화를 통한 첨단 융합단지형 산업으로 전환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성장을 주도해 왔던 섬유, 신발, 가전제품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들도 최근에는 3D 플린터 기술에 의해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가 구축되고 있어 새로운 고부가치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즉 대량생산체제를 탈피하여 고부가가치의 일부 품목에 집중하는 다품종소량생산 단계를 거쳐 기술개발, 상품기획, 시제품생산 단계에 이르는 구조개선으로 새로운 르네상스시대를 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정규모의 생산을 유지하거나 디자인이나 상표만으로도 상당한 부가가치를 향유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형적인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인 기계, 화학, 자동차 및 전기전자 등도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첨단기술기업의 매수, 중 고위 기술의 외주화, 선도적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 등으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경영전략을 글로벌 전략을 실행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 없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파고를 넘어설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기업의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환경전문기자 김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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