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봉사의 삶을 실천하는 천금자 회장을 만나다

1만 시간의 법칙. 알고 계신가요? 하루에 3~4시간 씩 10년 간 보내면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두 배가 넘는 시간을 봉사에 할애한 사람이 있다. 바로 당진시 당진2동에 사는 새마을부녀회 천금자(66세) 회장이 그 장본인이다.
사실 봉사라는 것이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천하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2만 시간이라는 시간이 더 어마어마해 보인다. 이렇듯 20여년 봉사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당진2동새마을부녀회 천금자 회장을 만나 그의 봉사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천금자 회장은 1994년 새마을부녀회에 가입한 이후 20여 년 동안 독거노인 지원, 환경미화사업(공동꽃육묘장), 환경정화사업, 공동체 특화사업(다문화가정초청), 야간 방법순찰,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밑반찬 담가주기 등 2만여 시간을 봉사했다.

천금자 회장은 시간을 세어보지는 않았다며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미쳤다 하겠죠. 호호호”라며 웃었다.

지난달 21일 충청남도새마을부녀회의 주관으로 보령시 비체팰리스에서 열린 ‘2015 행복한 가정 가꾸기 실천대회 및 제22회 새마을여인상 시상식’에서 당진2동 새마을부녀회 천금자 회장이 ‘2015 행복한 가정 가꾸기 실천대회’에서 새마을여인상 본상을 수상했다.

천 회장은 “개인적으로 영광이죠. 제 입장에서는 한 것 없이 큰 상 받은 건데요.” 당진2동새마을부녀회와 그는 환경미화사업으로 공동꽃육묘장 개설을 통해 8만본을 생산하여 (1천5백여만 원 상당의 구입효과) 그 꽃으로 해마다 가로화단과 꽃동산 등 7개소 500여 평을 가꾸고 있다. 그리고 버려지는 폐현수막으로 장바구니와 앞치마를 제작하여 설명절과 추석명절에 1천여 개씩 재래시장을 찾는 지역주민들에게 무료로 배포 자원재활용과 재래시장 활성화로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관내 26개의 버스정류장 곳곳을 다니며 쓰레기수거와 제초작업, 물청소를 실시하여 깨끗한 도심관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정화사업으로는 헌옷수거와 EM발효액으로 황토 흙공을 제작하여 시내를 통과하는 당진천에 투척 수질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웃돕기 사업으로는 매달 60세대에 밑반찬 담가주기와 가정의 달을 맞아 순수 제작한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11월이면 1천여포기의 김장을 담가 외롭게 사시는 분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그리고 당진시민을 대상으로 목요일마다 야간 방법순찰대를 운영 늦은 시간 귀가하는 부녀자와 청소년보호에 관심을 가졌고, 매년 일곱 번의 국경일에 500개의 국기를 달고 내렸다. 겨울방학에는 1천여 평의 논을 임대하여 무료 썰매장을 한 달 동안 개장했다. 또 함께 사는 공동체 특색사업으로 다문화가정을 초청하여 고추장과 인절미 만들기, 김치 담그기를 실시하였고, 3년 전부터는 특기를 살려 가정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생활복 만들기와 리폼방법을 알려주는 홈패션강좌를 열어 다문화가정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나눔과 봉사의 삶을 실천하게 된 계기는 

당진2동 새마을부녀회 천금자 회장은 원래 충청북도 청주에서 6남매의 둘째로 태어나 그곳에서 학교도 다니고 어린 10대를 보냈다. 그리고 열일곱 살 어린나이에 일찍부터 빡빡하던 살림에 한 몫 하려고 고향의 방직공장에 다녔다. 아마도 이때부터 60평생이 넘도록 재봉틀과 가까운 인연이 됐다.

천 회장은 한눈팔지 않고 남보다 더 노력하면서 오르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일터에서 인정도 받고 작업반장도 맡았다. 그래서 부산본사의 큰 공장까지 가서 일을 하게 된다.

그 무렴 보건소에서 각 가정에 생활방역을 해주던 남편을 만나서 편지를 주고받으며 6년 동안 교제한 끝에 결혼하여 행복하고 안정된 결혼생활 속에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런데 그 꿈같은 세월이 그리 길지는 않았다. 갑자기 남편의 교통사고로 인하여 다니던 직장생활을 청산할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복잡한 심정으로 방황하다가 우연히 지금의 당진으로 내려와 주유소에서 일을 봐주며 조그만 운수사업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간신히 자리 잡히나 했는데 또다시 어두운 일이 생겼다. 일제 때 강제징용을 다녀오신 시아버님이 오랜 중노동의 후유증으로 인하여 큰 병이 발병하게 된 것.

몇 대 만에 한명씩 유전적인 요인으로 나타나는 ‘크론병’이 발병한 것이다. 크론병은 입에서부터 뱃속을 거쳐 아래 항문까지 소화관에 염증이 생기는 무서운 병이다. 결국 오랜 고생 끝에 돌아가시고 병수발 하시던 시어머니마저 세상을 뜨셨다.

그런데 또 하나의 청천병력이 일어났다. 그 크론병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외동딸에게 물려진 것이다. 결국 어려운 살림을 축내어 큰 병원을 오가면서 수술로 소장을 1m나 잘라내고 고등학교를 5년 만에 간신히 졸업을 시켰다. 이제는 장애아동학교에 취직도하고 착한 사위만나 얼굴에 웃음 띠며 잘살고 있다.

비바람 끝에 구름사이로 햇빛을 보듯 요즘은 참 행복하다는 천 회장 그는 이러한 인생의 와중에도 새마을을 비롯하여 사회활동을 열심히 해오고 있다. 어쩌면 가슴 아픈 일을 잊고 살아가려는 하나의 방편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천 회장의 봉사에는 ‘쉬는 날’이 없다. 일주일이 봉사 스케줄로 꽉 차 있다. 그는 달력이나 수첩을 보지도 않고 줄줄 읊기 시작했다.

“월요일은 환경미화 하는 일을 하고요, 화요일은 환경정화사업으로 헌옷수거 및 다문화가정 돌보기를 하고요.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중략) 일요일에는 밑반찬을 배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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