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교통사고 ‘최악’, 자살 ‘빨간불’
국민안전처 지역안전등급 하위권
자연재해, 화재, 안전사고 등 취약

당진시가 교통지옥, 자살왕국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국민안전처가 지난 4일 전국 시도, 시군구의 7개 분야 지역안전지수를 정식 공개했다.
지난 7월29일 ‘13년 안전통계를 활용하여 화재, 교통사고 분야 안전지수를 시범 공개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이번에 정식 공개한 7개 분야 안전지수는 ‘14년 안전통계를 활용하여 산출했다.
국민안전처가 4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별 7개 분야 지역안전등급에 따르면 당진시는 교통분야에서 최하위권인 5등급을 받았다.
그나마 범죄분야에서는 비교적 높은 2등급을 받았지만, 자살분야 4등급, 자연재해ㆍ화재ㆍ안전사고ㆍ감염병 분야는 3등급을 얻었다. 최하위권이 5등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낙제 수준이다.
당진시 교통분야 최하위는 이미 예전부터 지적되어 오던 것이었다. 당진시는 지난 2011년 보행자 치사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었던 적이 있다. 보행자 치사율이란 보행자와 차량간 교통사고 발생 때 보행자가 사망하는 비율을 뜻한다. 당진시는 전국에서 교통사고 발생율 최고라는 오명을 쓰고 있고 보행자 치사율도 높아 시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도시의 매력도 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도로교통관리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좁은 도로일수록 차가 보행자를 치는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6m 도로에서 전체 보행자 사고의 32.5%, 6~9m 폭 도로에서 18.4%, 3m 미만 폭 도로에서 전체 보행자사고의 17.7%가 발생했다. 20m 이상 폭 도로에서의 보행자사고는 7.2%에 그쳤다.
이런 자료를 보아도 당진시는 현재 폭이 좁은 도로가 대부분이고 보행로 또한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곳이 대부분으로 좁은 도로에서는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 주의를 덜 하는 경향이 있어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운전자 또한 신호등이 있건 없건 횡단보도 앞에선 일시 정지해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거의 모든 차량이 이를 무시하고 과속 또는 난폭운전을 하는 낮은 교통문화 의식도 문제다.
당진시 주부 임(35)모씨는 “운전자도 보행자인데 핸들만 잡으면 왜 그렇게 난폭해지는지 모르겠다”며 “최소한 횡단보도에서라도 안전하게 걸어다닐 수 있도록 운전자들이 조급한 마음을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살분야도 최하위수준이다. 충남도에서 발표한 ‘이달의 도정 주요 통계’로 도내 자살률‘ 통계에 따르면, 도내 자살률은 전국 평균 대비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주로 노인 자살의 비중이 컸던 데 비해 최근에는 30~40대 청·장년층 자살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진시의 경우 인구 십만 명당 자살률을 계산하면 △2009년 51.6명이였으며 △2010년 38.2명으로 다소 줄었으나 서울시 △2009년 31명 △2010년 31.2명인 것과 대전 △2009년 31명 △2010년 29명 △2011년 41명이었다. 2014년도 35.5명(자살자 746명)으로 전국평균 대비 10여명 가량이 상회하고 있어 종합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자살 역시 위험수준이다. 당진시의 자살은 자살자 중 노인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형적인 농촌형 자살형태를 보이고 있다.
2006년도 경우 당진관내 60세 이상 자살자가 30명으로 전체 대비 58.8%, 2007년도 경우 18명으로 52.9%, 2008년도(9월말 현재) 경우 12명으로 36.3%를 차지하고 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자살자 중에는 60세 이상이 47.3%나 차지해 노인 자살률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50대는 15.3%, 40대 15.1%, 30대 12.6%로 연령이 높을수록 자살률이 높았다.
충남도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가 지난해 7~12월 도내 65살 이상 노인 11만305명을 대상으로 한 ‘노인 우울증 선별검사 및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우울 점수 10점을 넘는 ‘고위험군’이 전체의 8.6%인 949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차 조사를 거친 최종 분석 대상자 6544명 결과에서 당진시는 9.8%를 차지 충남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시·군별 분포를 보면 홍성군(10%) 당진시(9.8%) 청양군(9.6%) 태안군(9.4%) 부여군(9.2%) 등이 비율이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75살 이상이 65.1%, 학력 수준으로는 초등학교 이하인 노인이 88.8%에 이른다.
거주 지역별로는 도심(25.7%)보다 산촌(61.8%)이 고위험군에 많이 들었다. 또 고위험군 노인 가운데 절반 이상이 ‘대화 상대가 1명 이하’로 나타나 사회적 관계망에 취약한 이들의 우울 점수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현재 당진시의 자살 문제는 오래전부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캠페인만 펼치며 뒷짐지고 있기에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자살 관련 전문 프로그램이나 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와 시민단체의 자살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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