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나 본 사람> NH농협 당진시지부 지부장 최석동

“2012년 3월,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농협중앙회가 1중앙회 2개의 지주 체제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래서 경제사업과 금융사업이 완전 분리된 상태입니다. 즉 NH농협금융은 지주회사로서 NH농협은행, NH 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증권 등 많은 금융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농협중앙회 서울본부의 경우를 살펴보면 관내 20개의 농축협이 있습니다. 그 중 송파농협은 지역 내 40개의 단위조합을 총괄하는 지점입니다. 2010년, 농협중앙회의 매출총액을 살펴보면 4조 6천억원이었는데 이 중에서 신용사업이 4조원으로 85%를 차지하였습니다. 사실상 경제사업부는 구조적인 적자이면서 매출액은 15%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개편이후 ‘농협이 농산물 판매는 뒷전이고, 돈 장사(은행 등 신용사업)만 한다, 농협중앙회는 지역조합을 위한 연합체가 아니라 회원조합 위에 군림한다. 농협은 농민 조합원이 아니라 임직원을 위한 조직이다’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농협은 태생적으로 농민을 위한 생산자 조합으로 만들어 나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리하고 나니 금융위주의 조직구성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결국 농민을 위한 유통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경제사업 지주를 어떻게 개편해 나가느냐는 문제에 달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라고 개편 이후 농협의 문제점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지난 3월11일 전국에서 농협, 축협, 수협의 조합장 선거가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실시되었다. 동시선거 대상 조합은 1,360곳인데, 이 중 농협(축협 포함)만 1,149곳이다. 그동안은 조합마다 선거를 하여 동네잔치 분위기이었는데 전국적으로 일시에 실시됨에 따라서 농협문제가 전국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어 농협개편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1961년 농협법이 제정되면서 농협중앙회 회장은 대통령 임명직이었습니다. 70년대는 식량증산을 위해서 농자재 구입 및 농업금융을 지원하는 관제금융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상호금융사업부가 개설되었고 농어촌 고리채 정리사업이라는 정부의 정책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1988년, 민주화 열풍으로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조합장 직선제가 도입되었으며 1990년 이후 농촌문제는 농산물 수입개방과 대형유통센터 지역진출로 농산물 판매 유통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농협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농협은 농민을 위한 생산자 중심의 조합으로 다시 탄생하여야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개편되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또 다시 농협의 정체성과 경영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라고 개편이후에도 지속적인 농협의 개편에 논란을 설명하였다.

농협 개혁론은 대체로 3가지 방향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렇지만 농협의 정체성이나 경영개선과는 거리가 멀고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합되는 묘안은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영세농협을 합병하여 경영정상화를 추진하자는 방안도 금융 산업이 사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품목별 조합을 육성시켜 농산물 유통기능을 강화하지는 의견도 품목별 조합이 물론 성공한 사례도 많지만 실패한 사례도 많아 농협의 정상화 방안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다. 결국  지역농협체제를 강화하여 연합사업체로서 조합원의 수익사업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농협중앙회는 전국적으로 100개의 로컬 푸드 판매시스템을 구축하여 나겠다고 선언하게 되었다. 
“산지농협의 쌀이나 원예농산물에 대한 산지점유율은 대체로 45% - 50%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산지유통을 통하여 조합원의 수익기반을 지원해야 된다고 하지만 농협의 역할을 아무리 강조하여도 산지 점유율이 고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당진시의 경우에는 2011년 4월, 당진시와 지역 농축협이 공동으로 설립한 산지 농산물 유통센터와 학교급식 지원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농민. 시민단체들과 함께 학교급식 운동본부가 주관한 주민청구 조례에 의거해 설립된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연면적 1,990평 (지하1층, 지상2층) 규모에 농산물 선별기, 저온저장고, 신선 편의시설 등에 사업비 182억원을 들여 14개월 만에 문을 열게 됐습니다. 농산물유통센터가 관내 농산물 직거래에 나서면서 로컬 푸드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농산물유통센터가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적어 실질적으로 농민들의 일부만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라고 농협의 판매 유통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양곡수매사업은 농협의 적자요인으로 발목을 잡고 있어
“정부가 골칫거리 양곡정책을 농협에 떠넘겨 놓고 별다른 대책이나 지원이 없어 농협은 사실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식량자급 안정지원기금’을 만들어 쌀값 폭락에 따른 경작포기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농협도 ‘농축산물 유통손실 보전기금’을 확대하여 지역농협의 양곡사업 적자를 보전시켜 줘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매년 쌀 수매가격을 갖고 농민단체와 농협간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보다 높은 시가에 수매가격을 결정해야 농민들은 살 수 있다고 아우성이고 농협은 적자 요인이 되는 수매가격을 시가에 의해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수탁판매제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즉 수탁판매제는 정미소나 양곡 매입상들은 농협의 수매가격에 맞추어 쌀을 매입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쌀값 하락을 부채질한다고 농민들은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떤 방식이든지 양곡수매 문제는 농민들도 살 수 있고 농협도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수준에서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농협에서 담당하는 양곡수매문제점을 설명해 주었다.

당진시는 국내에서 최고의 쌀 생산지역이다. 당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중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나 된다. 각 농협에서는 수매한 쌀들이 판매되지 않아 창고도 부족해서 야외에 쌓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농협은 시가에 의한 양곡매입으로 손해를 보면서 보관료까지 부담해야 되니 쌀로 인한 손실에 크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그래서  당진시는 쌀 생산비중을 현재 80%에서 5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벼를 조사료 사용하자고 주장하고 농민들은 쌀 대신 콩이나 감자 등을 심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농축산부는 대호간척지에 수출용 원료 벼 재배단지를 조성하여 수출용 쌀과 쌀 가공품을 생산하기 위한 벼 재배단지를 조성하였습니다. 농협이 생산자 중심의 조합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단위농협이 적자로 해결될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조합원 스스로가 단위조합이 지역금융센터로서 자기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농협은 금융사업부문이 별도 지주회사 형태로 분리되었고 농산물 수출입이 자유화 되면서 정부의 농협지원도 사실상 무역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어 지원책 마련은 더욱 어려워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농협과 농민들은 스스로 조합을 지켜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 나가야 될 입장입니다.”라고 단위조합의 적자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농협은 당진시 희망마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 매년 11월 9일은 흙의 날로 지정되어 농협이 주관이 기념식과 ‘흙을 살리자’ 심포지엄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흙의 날은 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0년에 제정되어 기념하고 있습니다. 11월 9일은 十(십)+一(일)=土(흙)과 토양 속의 작물 생육에 필요한 필수원소 중 다량원소 9가지(산소·수소·탄소·질소·인·칼륨·석회·고토·황)를 의미합니다. 흙은 농업생산의 바탕이며 국민건강의 원천이기 때문에, 흙의 건강함을 유지시키는 것은 곧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세계 각국과의 FTA가 체결되어 농산물 관세율도 제로로 낮아지고 있어 농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도 유기농체제를 유지시켜 나가는 길 뿐입니다. 철저하게 유기농체제가 구축된다면 농산물 국내 수요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도 추진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농사법을 개발하여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농민들이 살 수 있는 방안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농민들의 생존을 위해서 유기농체제 확산을 주장하였다.

지난 5월 7일, 당진시는 ‘폐열활용 에너지파크 사업계획’이 중앙정부로부터 승인되어 2018년까지 총 320억원이 투입. 대단위 유리온실 전문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대호지 간척지에서의 친환경 양식업추진계획이 선정되어 국비 30억원을 지원 받게 되었다.
최근 유리온실은 최첨단시설을 갖추고 있어 촉성재배. 억제재배가 가능하며 1년 내내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더욱이 온배수와 폐열을 활용하여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절감시킨다면 가격 졍쟁력을 갖춘 시설 원예농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당진시는 3농정책의 일환으로 17개 마을에서 희망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17개 희망마을 프로젝트 사업을 동시에 추진되어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선 1, 2개 마을이라도 성공시켜 성공사례를 만들어 이를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당진시는 수도권 요충지로서 시설채소ㆍ원예ㆍ과수 등 도시근교농업에 대한 잠재 수요시장이 큽니다. 영농조합 형태로 온배수나 폐열을 이용하는 시설원예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해당지역의 유기농체제로 전환시켜 나갈 수 있도록 방안이 마련되어야 당진시 농업문제는 해결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 현재 노령인구의 영세농가 형편으로는 유기농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따라서 당진시가 보다 치밀한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온배수를 이용하여 시설원예사업을 추진하는 영농조합들이 희망마을 프로젝트에도 참여하여  성공적으로 유기농체제로 전환시켜 나가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온배수를 이용하는 시설원예사업자에게 유기농체제 전환업무까지 맡겨야 당진시 농촌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농협은 농민을 위한 생산자 조합이라는 본래 모습을 되찾아 농민들도 살 수 있고 농협도 살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는 농협이 농민들의 실생활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문제를 내 문제로 여기고 같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공생발전의 기틀을 마련해 나갈 때 가능하다고 한다.
“요즈음 각종 현안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안으로 마을공동체 사업을 많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당진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희망마을 프로젝트사업도 결국에는 마을공동체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민과 함께 마을의 지속적인 발전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데 농협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조합원을 위한 농협으로 다시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장례사업, 주유소 운영, 다문화가정 돌보기 등과 같이 지역사회에서 기존에 해오던 사업을 더욱 확대해 문화 순회사업, 농촌어메니티관리(환경개선), 취약농가 인력지원, 귀농·귀촌교육, 귀농박람회, 공동육아와 같은 농어촌 공동체사회 건설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이 길이 농민과 함께 농협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됩니다. ”라고 농협과 농민이 다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여하튼 농협이 농민을 위한 생산자 조합이라는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가 자기역할을 다 할 때 농민도 살고 농협도 살 수 있는 길이 마련될 것이다. 그래야 만이 농협이 안고 있는 태생적,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환경 전문기자 김종서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