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전문기자 김종서

삽교천을 되살리는 일은 당진시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당진시를 비롯한 충청남도내 7개 시군들이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농업용수로써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진시는 농업용수의 80% 이상을 삽교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어느 시군보다도 가장 절실하다. 또한 당진시는 국내 최고의 쌀 생산지이면서 명품 해나루 쌀을 생산해 내고 있어 더욱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난데없이 해수유통으로 삽교천의 수질이 개선되고 부분 개방하면 농업용수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당진시가 그렇게 절실하고 다급한 과제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지난해 연말, 맑고 푸른 당진21 주최로 ‘석문호, 해수유통 가능한가?’란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 발표에 나선 충남발전연구원 김영일 연구위원은 “ 해수유통을 전면개방 할 때 해수영향지역 및 농업용수 활용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만  부분개방 할 때는 농번기를 제외한 기간에만 개방하거나 수중 가동보 설치를 통해 해수웨지(salt wedge)의 진입을 차단해서 상류지역의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결국 부분적인 해수 유통만으로도 삽교천을 되살릴 수 있고 농업용수 사용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부분적인 해수 유통은 기존의 담수호의 오염물질을 희석시키는 효과밖에 기대할 수 없으며 아무리 정교하게 해수유통을 조정한다고 해도 염류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래서 중앙정부는 각 지역에 수질개선을 위해서 천문학적 비용을 부담하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손쉽게 해수유통만으로 수질이 개선되고 부분적인 유통으로 농업용수로도 사용이 가능하다면 중앙정부는 말도 안 되는 바보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 된다.

많은 사람들은 해수유통으로 오염된 수질을 개선시켰다는 시화호를 성공사례로 들고 있다. 그렇지만 시화호는 담수호를 포기하고 해수호로 전환하여 해양생태계를 복귀시킨 경우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네덜란드 델타지역의 휘어스호 경우도 해수를 유통시켜 4개월 만에 빠르게 생태계가 복원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역시 해수를 유통시킨 대신 농업용수를 라인강과 마스강의 위쪽에서 파이프라인과 수로로 통해 공급받았기 가능한 일이다. 결국 담수호를 포기하고 해수를 유통시켜 해양생태계로 복귀한 것이지 해수 유통을 통하여 담수호의 수질을 개선시킨 것이 아니다. 해수유통은 결국 해양생태계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담수호를 포기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서천군에서는 금강하굿둑을 제거하고 해수를 유통시켜 해양생태계를 복귀시키겠다고 지역주민들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즉 강물이 바다로 들어가 바닷물과 서로 섞이는 곳을 기수역이라고 한다. 이곳은 영양분이 풍부하여 망둑어류, 숭어, 농어, 전어, 은어, 황복, 동자개, 뱀장어, 참게, 우어 등 각종 어종들이 서식할 수 있기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서천군은 기수역을 조성하여 생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강하굿둑 건설로 만들어진 금강호가 충남의 서천, 부여 일대, 전북의 군산, 익산, 김제, 완주 일대에 연간 3억6,500만t(농업용 2억4,400만t, 공업용 1억3,100만t)의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해수유통을 하면 담수호에 염분이 섞여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해수유통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사실상 무산위기에 놓여 있는 사례를 비추어 볼 때 삽교천을 해수유통으로 삽교천을 되살리겠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임을 쉽게 알아 챌 수 있다.

해수 유통을 하자는 주장은 결국 담수호를 포기하고 해양생태계로 복귀하자는 주장과 같은 말이다. 그렇다면 당진시는 농업용수를 포기하고 해양생태계로 복귀하자는 의견에 동의할 수 있겠는가?
국내에서 최고의 쌀 생산지역이면서 명품 해나루 쌀을 지켜 나가야 되는 당진시가 그런 생각을 할 리 없는 것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토론회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이유는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일 해수유통으로 삽교천이 수질개선에는 성공했으나 쌀농사는 큰 손실이 발생했다면 해수유통을 추진한 사업자들은 쌀 생산기반이 붕괴된 것에 대한 책임을 모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쌀농사는 당진시 원주민들이 지금까지 가꾸어 온 생활기반인 것이다. 이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 삽교천 살리기가 당진시의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터무니없는 해수유통을 주장하고 나서는 시민단체의 의도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섣불리 해수유통을 주장하는 것은 당진시의 쌀 생산기반을 위협하는 일이며 당진시가 시급한 당면과제로 삼고 있는 삽교천 살리기 운동을 방해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될 것이다.
삽교천의 오염원인은 농지의 비료와 농약에 의한 오염이 36%로 가장 높고, 축산폐수가 29.3%, 생활오수가 22.1%, 산업폐수가 10.9%로 나타났다. 이는 당진시의 생활환경에 대한 전면적인 혁신으로 오염물질을 최소화시켜 나가고 미생물을 동원해서 생태계를 복원시켜 나가는 노력으로 이뤄나갈 대사업인 것이다. 그래서 당진시는 종합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때이다. 해수유통을 주장하여 당진시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환경전문기자 김 종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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