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지역신문협회공동보도] 충남도교육청 김지철 교육감 인터뷰

지난 30일 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공동취재팀은 충남도교육청을 방문하여 김지철 교육감을 인터뷰했다.
김 교육감은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현재 어린이집 7개월분 예산을 편성하고, 5개월분은 편성하지 못한 상태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어린이집 지원 전체액수 1,700억 중에서 450억 정도가 부족한 형편입니다. 정부에서는 부족분을 목적예비비 편성과 지방채 발행을 통해 충당해 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지속적인 무상 보육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라고 어려운 형편을 이야기했다.

다음은 취재팀의 질문에 대한 김 교육감의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 충남형 혁신학교 즉, 행복나눔학교 운영입니다. 지난해 12월 행복나눔학교 21개교와 준비학교 11개교를 선정했습니다. 행복나눔학교는 연간 3,000만 원 정도의 예산과 교무행정사를 지원합니다.
행복나눔학교는 수업혁신을 통한 배움이 즐거운 학교, 교육과정 혁신을 통한 미래역량을 키우는 학교, 조직문화 혁신을 통한 민주적인 교육현장을 구현하는 학교입니다. 이는 혁신학교를 통해 미래지향의 공교육 정상화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추후 혁신학교의 성과는 충남의 750개 전체 학교로 일반화할 것입니다. 또한 지자체와 함께 혁신지구를 선정하고 마을이 만드는 혁신학교의 전형을 만들어가겠습니다. 혁신학교는 교사들의 자발적 의지와 헌신적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행복나눔학교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또한 2015년을 ‘인문학의 해’로 삼아 행복한 책 읽기와 연계한 인문소양교육을 확산하려고 합니다. 더불어 민주시민을 육성하기 위한 학교시민교육을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학교시민교육의 일환으로 학생참여예산제를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있으며, 학교 구성원의 인권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학교인권조례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취임 후 업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큰 성과는
= 충남교육은 각종 비리로 인한 상처가 많습니다. 취임하면서 가장 강조한 말이 ‘청렴과 공정’입니다. 청렴하고 공정한 교육행정을 펼치기 위해서 고위공직자부터 청렴을 솔선하는 청렴리더십 강화, 교육감 신문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부패방지 및 내부통제를 강화하였습니다. 또한 명절 선물 안 받기 운동, 촌지 근절 캠페인 등 충남의 교육가족 모두가 청렴도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그 결과 충남교육청은 국민권익위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지난해 대비 향상 폭이 전국 최고점을 얻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작년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많은 아픔을 주었습니다. 두 해 전 충남에서는 해병대 캠프 사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충남교육청은 학생이 중심이 되는 ‘생명존중 안전학교’를 만들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재난안전총괄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안전총괄과’를 신설하였으며, 역시 최초로 재난안전 3.0 매뉴얼과 충남학생지킴이 앱(APP)을 제작·보급하였습니다. 또한 중부권 학생안전체험시설을 2017년까지 준공할 계획입니다. 체험시설이 완공되면 그 동안 부족한 재난안전 체험교육을 보완하여 안전체험 교육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취임 후 업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 아쉬웠던 것보다 가장 힘들었던 일이 누리과정 예산 지원 문제였습니다. 물론 충남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이슈이기도 했지만, 충남 역시 예산 확보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민간 어린이집 원장님으로부터 항의도 많이 받았습니다. 앞뒤 정황과 재정 상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드리고 이해를 구하는 문제가 쉽지 않았습니다.
현재 어린이집 7개월분 예산을 편성하고, 5개월분은 편성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어린이집 지원 전체액수 1,700억 중에서 450억 정도가 부족한 형편입니다. 정부에서는 부족분을 목적예비비 편성과 지방채 발행을 통해 충당해 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지속적인 무상 보육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시·도교육감 협의회를 통해서 교육부, 국회에 국가재정 지원으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하겠습니다.
그리고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교부율을 20.27%에서 25.27%로 상향 조정하여 지방교육청의 재정 상황을 개선해 주어야 누리과정에 대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예산 편성이 가능합니다.

▲효율성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방안은
=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자치단체와 달리, 교육자치단체는 학교를 직접 지원하는 특수성이 있는 조직입니다. 교육청은 학교를 통해 완성되는 조직입니다. 즉 교육청은 학교 위에 군림하는 조직이 아니라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육청 조직은 기능은 높이고 크기는 줄여, 유휴 인력을 학교에 배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현재 전문가를 통한 조직 진단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효율적인 조직운영을 모색하고자합니다.
교육청 구성원 모두에게 부서 간 벽을 허물고 소통과 협업을 통한 업무 추진을 당부하였습니다. 또한 절차상의 협업을 넘어 내용·질적 협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사업을 하다보면 한두 개 부서에 국한되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서가 함께 계획하고 추진해야 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TF 구성 등을 통한 협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공유한다. 고로 창조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럿이 모여서 발휘하는 집단지성의 힘을 빌리는 것이, 조직운영의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 잘하는 임직원들에게는 어떤 혜택이 있나
=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결국 조직을 운영하는 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인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신상필벌’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을 줄 사람과 벌을 줄 사람이 명확하고 공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사로운 의리나 인정에 끌려 인사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취임한 이후 제가 한 인사는 이런 원칙을 지켰다고 감히 단언합니다.
일을 잘하고 열심히 하는 분들에게는 당연히 상을 주려고 합니다. 그 분들에게 가장 큰 상은 인사고과 반영을 통한 승진입니다. 공무원 사회에서 연공서열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교육감에게 주어진 법적인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여, 일을 잘하는 분들에게 승진의 기회를 더 많이 주려고 합니다.

▲도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 충남의 지역 특성은 도시 지역, 도농 복합 지역, 농어촌 지역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의 교육적 요구가 다양하고 이해가 상충되는 것이 많아서 정책 결정에 어려움이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교육공동체와 끊임없이 만나고 대화하며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만나고 토론하면서 해답을 찾아갑니다.
이러한 만남의 일환으로 충남교육청 홈페이지 익명게시판 “교육감에게 바란다” 코너를 통해 950여 건의 칭찬과 비판 등 속 깊은 이야기를 듣고 있으며, “지역으로 찾아가는 교육감실”을 운영한 바 있습니다.
또한 교육감과 함께 하는 “학부모 원탁토론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원탁의 공간에서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토론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학부모와 함께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을 위한 정책들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지난해 충남교육청은 지역사회와의 협력체제 구축을 통한 “온 마을이 함께하는 충남 자유학기제” 사례로 최우수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역교육발전을 위해 지역사회와 더욱 밀착하는 충남교육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귀 기관의 발전을 위해 지역신문에 바라는 점은
= 교육은 백년의 계획을 준비하듯이 큰 미래를 꿈꾸어야 하며, 언론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가는 대나무처럼 정론직필의 뜻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이제 지방자치를 넘어 풀뿌리 주민의 시대입니다. 마을의 역사와 이야기를 전해주는 지역 언론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중앙의 눈이 아니라 지역의 눈으로 살피는 우리의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마을이 아이를 키우듯이 지역 언론이 마을 교육을 보듬고 채우는 그릇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선출직 공무원들은 기자와 언론에 잘 보이려 애쓸 필요 없고, 기자는 취재한대로 쓰면 된다.”는 어느 인터넷 언론 기자의 말을 가슴에 새기며, 충남교육에 대한 지역 신문의 비판과 견제를 자기 성찰의 기회로 삼겠습니다.

▲귀 기관의 발전을 위해 도민들이 협조해주어야 할 것은
= 어느 공익광고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을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부모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길이 참된 교육의 시작입니다.”
충남교육은 아이들에게 꿈을 꿀 시간을 주려고 합니다. 경쟁을 넘어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협력하는 능력, 자율성과 창의성을 갖춘 민주시민의 역량을 기르는 미래교육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미래교육은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입니다. 내 아이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학교는 부모와 지역민의 참여를 통해 가능합니다.

충남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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