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끼 단체급식…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공부
올해 SKY 수시최종합격자 74명
돈독한 사제지간…남다른 학교문화

▲ 고양외고 본관
우리나라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는 교육이다.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높은 교육열의 한 면에는, 자녀들의 성공을 위해 높은 사교육비로 힘들어하면서도 뒷바라지를 해야만 한다는 부모의 마음과 공부를 잘해야 성공 한다는 현실 논리에 의해 무조건 열심히 공부하려는 학생들의 생각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 면에는 이런 교육은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생각과 자신들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 왜 이렇게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지 의아해 하는 학생들의 의문도 적잖이 있다.

기자는 먼저 타지 훌륭한 사례로 꼽히는 경기도 고양외고 방문을 시작으로 군 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살펴본 후 당진군 교육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유명환 기자 seagull197@naver.com



코트를 단단히 여미어야 할 12월 말, 기자는 경기도 고양시 관산동 통일로변에 위치한 고양외국어고등학교(교장 강성화)를 찾았다. 마침 잔뜩 흐린 날씨에 약하게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고양외고를 방문한 첫 느낌은 학생들이 순수하다는 것이었다.


수수한 차림의 학생들은 지나가면서 기자에게 먼저 인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해 4기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임에도 일산 신도시 등 개발 지역의 높은 교육열에 의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학교 역사
고양외고는 2001년 11월 벽제고에서 외고로 전환 인가를 받았다.
처음에는 영어·중국어·일본어 각 2학급씩 총 6학급으로 출발했다. 이 후 2002년 11월 영어·중국어과가 각 1학급씩 늘었고, 2004년 9월에 영어·중국어과 각 1학급, 스페인어과 2학급이 증설됐다.


현재 한 학년 당 12학급 500여명이 재학 중이다. 고양·파주 지역의 유일한 외고이며, 고양시 출신이 타 지역 출신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현재 7명의 원어민 선생님을 포함, 총 84명의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부대시설로는 남·여 기숙사와 도서관(450석), 체육관 건물 등 6동이 1만평 부지에 들어서 있다.


▲ 도서관인 위즈덤하우스
◇학교 특징
집에서 세 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강 교장은, 아이들이 밤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아침에 졸려 식사를 거르고 등교하는 것이 안쓰러웠다.


그래서 고양외고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세 끼 식사를 모두 학교에서 주겠다고 약속했다.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음은 물론이다.


먹는 것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오히려 아침을 안 먹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며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 학생은 “식사를 하고부터 수업시간에 더 잘 집중되고, 이해력도 좋아졌어요. 두뇌회전도 빨라진 것 같고요”라고 말했다.


고양외고는 질 좋은 급식을 위해서 세 명의 영양교사와 학부모로 구성된 급식소위원회가 노력하고 있다. 세 명의 영양교사는 학생들의 두뇌 활동을 돕기 위해 포도당을 섭취할 수 있는 메뉴, 견과류 요리, 브로콜리를 사용한 요리로 식단을 짠다.


이 외에도 역시 두뇌 활동에 도움을 주는 채소와 등 푸른 생선을 자주 식단에 넣는다.
급식소위원회는 식자재납품업체 선정에 참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영양교사들이 짜온 식단을 접수하고 최종 결정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비교적 저렴한 값으로 학생들에게 질 좋은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고양외고는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강도 높은 교육을 시킨다. 강 교장은 학생들이 실력을 갖춘 인재가 되도록 전략을 세웠는데 그것이 7-11시스템이다.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스쿨버스로 7시까지 학교에 등교한다.


등교하자마자 아침식사를 하면서 잠을 깨우고, 9시까지 아침 독서를 한다.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의 정규 수업시간에는 헌신적인 교사들이 열심히 수업을 진행한다.


이 후 6시 30분까지 수준별 특별 보충수업을 하고, 6시 30분에 저녁 식사를 한 후 1시간 정도 여유 시간을 갖는다. 이 때 학생들은 축구나 농구, 방송반, 풍물반, 영자신문반 등의 동아리 활동을 하며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거나 취미생활을 한다.


그리고 7시 30분이 되면 10시 50분까지 각 학급에서 휴식시간 없이 집중적인 자율학습을 실시한다. 이 시간에 교사들은 모두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의 자율학습을 지도한다.
고양외고는 학생들의 학습과 편의를 위해 기숙사도 운영하고 있다.


전교생의 17%인 2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남·녀 각 한동씩 마련돼 있다. 기숙사 입실은 원거리 통학 학생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고양외고는 학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 실력있는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강 교장은 벽제고에서 고양외고로 전환하면서 학교 교육의 성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사의 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해마다 4개월 동안 좋은 교사를 얻기 위한 노력을 한다.


강 교장의 이러한 노력으로 현재 고양외고는 원어민 교사를 포함, 실력이 뛰어난 교사진을 갖추게 됐다.
그리고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노력을 한다.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1.5% 이내인 총 10명의 학생을 뽑는 글로벌 리더 전형을 통해 3년 장학금(1600만원)을 준다. 학교장 추천자·어학특기자·성적우수자 등 다양한 특별전형으로도 신입생을 뽑는다.


또한 중학교 내신성적 우수자 50명의 경우, 무시험 입학자격이 주어지며 경쟁률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정원의 3%에 해당하는 수를 해외귀국자에 배정해 놓아 미국·일본·중국 등지에서 귀국하는 학생들이 매년 입학하고 있으며, 그 경쟁률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 전자기타 연습을 마치고 나온 1학년 학생들
◇노력의 결과


학교의 지원과 뛰어난 학생들의 입학으로 대학진학 성적은 갈수로 나아지고 있다. 올 해 수시에서 서울대(3), 연세대(39), 고려대(32), 이화여대(17), 카이스트(11)에 최종합격자를 냈다.
매년 10여명 규모로 운영되는 해외 유학반도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올 해 이미 미국 일리노이주립대(1), 위스콘신대(1), 조지타운대(1)와 일본 와세다대(7) 등에 합격자를 냈다.
고양외고가 이렇게 단기간에 뛰어난 결과를 내게 된 배경에는 남다른 사제지간의 정과 학교문화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문행 교감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진심어린 사랑과 열정으로 대하니 학생들도 그런 선생님들을 믿고 따르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자율학습 시간에 선생님들이 직접 감독하는 등 혼자 놔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학교는 폭력, 왕따, 흡연이 없는 3무 학교이다. 처음 들어올 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엄격하게 지도하고 있다. 또한 기숙사 운영에 있어서도 규칙위반 사항에 대해 한 두 번 경고한 후 엄하게 처벌하는 등 철저하게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를 나오며


특목고 특히 외고인 고양외고가 당진군 교육의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고양외고의 장점들을 당진군 교육에서 취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학력신장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인성이 나빠지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 또한 학생들이 공부하느라 자신들의 문화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고양외고가 돋보이는 것은 뛰어난 결과 외에도 인성과 문화 활동 지도에서 좋은 사례를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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