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농가 양 태 종 씨

▲ 15년간 채란업을 하고 있는 김해농장 양태종 대표
계란이 완전 식품이라는 것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방송매체 등을 통해 新건강 5복에 꼽히는 ‘눈’의 망막보호 및 시력회복에 좋은 것으로 소개된 바 있으며, 어린이의 학습능력 개선과 치매 및 노화방지 등 ‘뇌의 먹이, 살아 있는 영양 덩어리, 회춘의 비타민’이라 불릴 정도이다. 양계관련 자료에서는 계란에 함유된 콜레스테롤은 양성으로 동맥경화를 방지하는 작용을 한다고 밝혔다.


양계업은 크게 종계·육계·채란업으로 나뉜다. 현재 당진에는 계란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채란농가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그 수가 적다.
20여 년전 계란유통업을 시작으로 15년간 채란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해농장 양태종(45) 대표를 만났다.
손하경 기자 sarang418@hanmail.net




배보다 배꼽이 더 커서… 시설마련의 ‘한계’

양태종 대표의 농장은 순성면 아찬리 마을 입구에서 백여 미터쯤 떨어진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잠잠하던 마을 입구와는 달리 축사가 위치한 곳에 들어서자 산란하는 닭들의 수다(?)가 끊이지 않았다.
“형님과 함께 계란유통업을 했었습니다. 납품을 다니면서 양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고, 그 분야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채란(산란)업에 자연스레 관심이 가더군요. 제 고향은 인천이지만 일 때문에 당진에 다니며 공기 좋고 인천과 가까워 참 괜찮은 곳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차차 사업을 구상하고 1994년도에 본격적으로 채란업에 매진하게 됐습니다. 처음 2만수로 시작한 것이 점차 규모를 확대하여 현재 8만수의 산란계에서 계란을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양 대표가 처음 양계업을 시작할 때 예상한대로 지역 주민의 반대가 있어 순탄치만은 않았다. 특히 계분으로 인한 여름철 악취로 불만이 많아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한다.


“어떤 사업이든 그렇겠지만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어느 정도는 주민의 불만을 인지한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했던 터라 그 때문에 축사 위치를 마을과 떨어진 산에 터를 잡았지요.

 예전에는 주민분들께서 함께 술 한 잔 하며 불만을 털어놓으시곤 했지만, 요즘은 포기하셨는지 얹짢은 표정으로 말씀도 안하시고... 악취탈취장치를 설치하면 문제는 해결되지만 농가 자부담으로 설치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설치지원도 중요하지만 시설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2,000여 평(6개동)의 규모에 집하장(저장창고)을 비롯한 계분장, 산란계를 사육하는 케이지, 집하장 이송장비 컨베이어 벨트, 선별기, 계란판에 담아내는 집란기 등을 갖추고 있었다.


“5년 전만 해도 계분처리시설을 갖추고 발효한 퇴비를 판매 했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이 운영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손익계산서를 작성해 보면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입니다.

발효에 필요한 톱밥이 고가이고, 기계의 수명도 3년이 지나면 점점 노후화 되어 유지보수 비용이 더 들어갑니다. 현재에는 계분을 위탁업체에 맡겨 처리하고 있습니다. 300만원이라는 고비용을 지출하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뭉쳐야 산다”…경쟁력 키워 ‘유통구조 개선’ 시급

그는 산란성적이 좋은 계군으로부터 하루 평균 6만개 이상의 보물과도 같은 계란을 얻어내고 있다.
“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부화 후 150일 정도 후에는 산란을 할 수가 있습니다. 점차 산란율이 높아지다가 2년 정도 지나면 떨어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 계란의 상품가치도 떨어지게 되지요. 닭 같은 경우에는 개별적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산란성적이 안좋은 계군을 전체적으로 도태를 시켜 식품가공업체 등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는 채란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유통구조 개선’과 ‘사육수급 조절’ 등을 꼽았다.
또한 시설 현대화와 산란종계 쿼터제 폐지 이후 급격히 물량이 늘어나고, 결국 과잉생산 되어 난가하락 등으로 그 병폐를 생산자가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그는 도매상인을 통해 주5회 당진을 비롯한 인천, 안산, 수원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여건이 따라준다면 직거래도 하고 직접 납품도 다닐 생각입니다. 물량을 보관할 만한 저온저장고 시설이 갖춰진 공동집하장이 필요하지만, 사실 당진에서는 채란농가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몇 안되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습니다.

계란은 신선도와 안정성이 생명이라 장기보관이 어렵습니다. 신속히 출하시키기 위해서는 도매상인에게 가격을 할인해서라도 판매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고 있지요. 하루 빨리 공동판매가 이루어지고, 직거래 조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에게 농장규모를 확대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의 어두운 표정에서 이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판로도 힘들고 사료값도 만만치 않아 생산대비책이 필요합니다. 몇 달 전, 대한양계협회에서 채란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자료에 따르면 확대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채란농가가 몇 안되지만 자조금사업에도 적극 동참하고, 이럴 때일수록 뭉쳐서 경쟁력을 조금씩 키워야 합니다. 또한 신선한 계란을 소비자·생산자 모두가 만족하도록 공급할 수 있는 유통시스템과 소비율을 늘리는 홍보방안도 절실합니다”

△직거래 문의 : 김해농장 양태종
☎011-432-9271

※계란의 효능

동의보감에서는 ‘맛이 달고 평하다’라고 표현했으며, 중국 초나라 풍습 중 ‘오장 내의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정월 초사흘에 계란을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비타민E'가 많아 노화방지를 비롯한 치매예방에 좋으며, 두뇌 활성화로 집중력 향상, 기억력 증진으로 어린이의 학습능력 개선에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다이어트, 시력향상, 탈모, 심장질환, 당뇨병예방 등 매일 먹도록 권장하는 식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 농장 엿보기

▲ 케이지에 있는 산란계


 

 

 

 

▲ 선별기

 

 

 

 

 

 

▲ 집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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