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인근 가곡리 날아오는 쇳가루로 ‘몸살’
주민들 “쇳가루 때문에 창문도 못 열어” 
몇 년 간 정확한 근원지조차 못 밝혀

처마 밑 돌계단 앞면에 겹겹이 쌓인 먼지가 보인다. 겉으로 보기엔 별다를 게 없는 먼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먼지를 긁어내 자석을 대보니 먼지가 자석에 붙는다.
옥상에 들러붙은 먼지도 자석을 갖다대니 역시나 붙는다. 먼지는 반짝이는 쇳조각이다.
지난 23일 송산면 가곡리 한 원룸 옥상. 제보에 의해 방문한 현장에는 쇳가루가 쌓여 있었다. 이 일대에 쇳가루가 날아들었다고 당진시 환경정책과에 접수된 건만 금년에 벌서 10여차례다. 하지만 몇 년이 넘도록 정확한 근원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철가루로 오염된 환경을 거론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가곡리 한 주민은 “동풍이 부는 날이면 어김없이 쇳가루가 날려 고통스럽다”며 “방바닥이고 창문틀이고 쇳가루가 쌓여 맨발로 디디면 껄끄러울 정도인데다가 밭에 심은 채소에서도 쇳가루가 발견되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어 “항상 먼지가 날려 창문조차 열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며 “그동안 쇳가루를 들이마시고 살았다는 얘기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과 충남도 환경관리과, 당진시 환경정책과에서도 근원지를 현대제철로 지목하고 있다. 인근에 쇳가루가 만들어질 만한 업체가 현대제철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측에서도 정확한 근원지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시 환경정책과 담당자는 “지난해에도 5월과 6월 송산면 가곡리 일대에서 쇳가루가 발견됐다. 현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원룸옥상에 쌓여 있는 검은 쇳가루와 녹슨 쇳가루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현대제철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들과 성분을 비교했지만 같은 물질이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근원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도 환경관리과 담당자는 “인근 타사업장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발생하는지 아니면 비산먼지, 야적장에서 발생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대제철의 원인이 아주 없지는 않다”며 “허용기준치 초과여부에 대해서만 행정처분이 이루어지고 있다. 굴뚝(배출기)이나 야적장 바닥에서 마을로 날린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정확한 곳이 어딘지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다. 돔 주변 바닥이나 이동컨베이어 청소 시에 날린 것도 같은데 정확한 근원지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하나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가 없어 수년 째 근원지조차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불안에 떨고 있는 주민들은 이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이번에 현대제철에 자료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데이터를 근거로 원인을 분석하여 쇳가루가 배출기 또는 제철소 내에서 발생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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