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이때가 되면 한 해 동안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을 돌이켜 정리하고 다가오는 새 해를 맞을 준비로 분주하게 된다. 그래서 연말 기분에 일방 들뜨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차분한 분위기가 잡혀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금년은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국제정세도 그렇고 나라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하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모두가 불안한 기운으로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구동성으로 IMF 때 보다 더 하다고 한다. 경제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뜻이다.
경제 불안에 경기 불황.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미국에서 시작된 여파로 우리는 억울하게 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매를 맞는 놈은 매 맞을 만한 짓을 했기 때문에 매를 맞는 것이라고 한다.


그 동안 세계적인 특히 미국의 금융 불안을 경계하는 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 여파가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과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우리나라의 경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우리나라가 사전에 예방차원의 대책을 세우고 견뎌낼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한파가 닥쳐오리라고 감지하면서도 막연하게나마 아닐 가능성에 기대어 아무런 사전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미적대다 벌거숭이로 당한 꼴이니 할 말이 있을 수 없다. 얼어 죽기 꼭 알맞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정신 못 차리는 국회는 변함없는 행태를 계속하다가 급기야는 목불인견의 난장판으로까지 발전해나가고 있으니 국민은 실소(失笑)도 고갈되어 더 이상 보내줄 것이 없다. 글로벌 시대와 다변화 시대에 즈음하여 변하지 않는 것이 없는데, 정권도 바뀌었는데 절대 변하지 않는 국회는 국민에게 희망은커녕 절망만 줄 뿐이니 그들의 본분이 과연 무엇인지 도무지 답이 없다.


무자년의 당진을 돌아본다.
국제정세나 국가형편이 어둡고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무자년 한 해 당진의 성장은 중단 없이 계속돼왔다.
무자년 새해 2008년을 시작하면서 청사진도 화려했었다. 이미 서해안 시대의 중심축이 된 당진은 황해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청사의 당진유치를 비롯하여 수많은 사업계획들이 줄을 이어, 시작의 첫 삽을 뜨기도 하고 속도에 박차를 가하기도 하며 진행돼왔다.

군민이 일치단결한 가운데 군 당국은 당국대로 군 의회는 의회대로 역량을 다하여 군의 발전에 힘을 보태왔다.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이야말로 지방자치시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일이라 하겠다.
연초에 위장전입파동이 있었지만 잘 마무리가 되었으니 다행스런 일이다. 앞으로는 적법한 방법으로 시승격을 가능한한 앞당길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질책과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많은 사업들이 비슷하게 진행됨으로써 난개발의 우려 목소리가 높다. 신중에 신중을 기할 일이다. 예정된 진행이 막혀서도 안 되겠지만 완성 후에 환경영향 등 평가에서 문제점이 돌출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환경문제도 그렇다. 철강 등의 입주로 환경오염 등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문제도 처음부터 면밀한 대책을 세우고 감시감독을 철저하게 하여 조그마한 빈틈도 용납되지 않도록 해야 될 것이다. 토양이나 모든 환경이 한 번 오염되거나 파괴가 되면 복구하는 데는 몇 십 년 이상씩 걸리게 될 뿐만 아니라 영구히 복구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내 고장 내 토양은 내손으로 기필코 지켜내야 한다.


국가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한·미 FTA 등으로 당진의 농, 축, 어업, 낙농가 등에게 예상되는 피해를 축소하고 실효성 있는 구제를 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관심을 기울여 가능한 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무인방제 헬기 도입 운용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준 좋은 예라 하겠다.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가 형성되어가면서 이익이 충돌하는 단체나 개인 또는 집단 간에 갈등도 크고 잦을 것이다. 이런 일로 당사자들은 물론이지만 군민들이 불편을 겪거나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지난 번 환경노조파업 사태를 보면 군 당국의 대처가 신속하지 못하여 그로인한 군민의 불편이 장기간 계속되었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처가 요망된다. 사태 예방을 위한 사전 관리 감독 등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연초에 군수가 읍,면을 순방하여 주민과의 직접 대화를 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점수가 높지 않은 듯하다. 주민들이 전폭적으로 환영을 하고 기대를 하고,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참여한 주민들이 바람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없어도 속이라도 후련한 맛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아무리 잘 해도 전시니 탁상이니 하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주민들의 욕구를 해소시켜줄 수 있는 기술적인 방안 먼저 마련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개발지 보상 문제도 원론적인 대화로 갈등만 증폭시켜서는 해결점을 찾기 어렵다. 당국이 개입하면 요구사항만 늘어나고, 기대심리로 협상시한만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역지사지의 마음과 중재자가 아니라 당사자로서의 뜨거운 가슴으로 임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성이 통하는 것이다.


연말 음주운전 특별단속은 얼마나 실효를 거두었는지가 궁금하면서, 연중무휴로 단속을 계속하여 음주운전 습관을 뿌리 뽑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당진군은 2009년을 사회복지의 해로 정하고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당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진정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당진을 만들기 위해서 너 나 없이, 한사람 빠짐없이, 군민 모두가 힘을 합쳐 함께 나아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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