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온통 거품” 수박 겉 핥는 환경감시

지난달 31일, 성구미 포구에 의문의 거품들이 떠올랐다. 거품들은 큰 규모에 악취까지 내뿜고 있었는데 이 지역은 공유수면으로써 현대그린파워의 온배수가 배출되는 지역이다.
현재 당진시는 이를 현대그린파워의 온배수 배출로 인한 것으로 잠정결론 내렸지만, 사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편 성구미 포구 주민들은 원인불명의 거품이 대량으로 생성된 것은 처음 본다며 바다오염에 대한 불안감에 떨고 있다.
성구미 포구에 나타난 거품은 낚시를 즐기러 온 이들에게 최초 발견되었다. 대량의 거품들은 혐오스럽게 퍼져나갔고 신고를 받은 시 담당자는 현장 출동했다. 현지 확인을 마친 당진시 주무관은 해당 거품이 온배수 배출로 인한 것으로 잠정결론 내렸다.
시 관계자는 “거품의 원인은 현대그린파워의 온배수 배출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현대그린파워가 가동중인 발전소는 바닷물을 끌어들여 냉각수로 사용, 이후 다시 뜨거워진 물을 배출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뜨거운 물이 바다로 배출되자 거품이 심하게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온배수 배출은 오염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규제나 기준이 없는 상황이지만, 거품을 최소화하는 소포제 투입을 증가시키라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대그린파워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현대그린파워 환경 담당자는 “현재 발전소의 온배수 배출은 자동화 시스템으로 거품을 줄어들도록 소포제를 투입하고 있으며, 배관을 해저로 뚫어 배출하고 있다”며 “거품 발생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고 본다. 발전소의 온배수 배출 영향으로 보기엔 어렵다”고 전했다.
현대제철 관계자 역시 “해당 거품이 나타난 구역의 해류와 현대그린파워의 온배수 배출로 특성을 감안하면 결코 온배수 영향으로 인한 거품으로 볼 수 없다”고 전했다.
현재 대량으로 생성된 거품의 원인은 불분명한 상태, 평택해경은 해당 거품을 채취해 검사에 들어갔으며 결과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발전소 온배수 배출, 법적규제 전무
사실 이번 거품의 원인으로 당진시가 지목한 온배수는 전국적인 문제로 생태계 교란 및 파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관내에는 현대그린파워를 비롯하여 당진화력발전소, GS EPS 등 3개 회사의 발전소가 가동하고 있다. 이 세 개 회사가 배출하는 온배수양은 △현대그린파워 초당 25톤 △당진화력발전소 초당 800톤 △GS EPS 초당 95톤에 달한다.
하지만 온배수의 경우 법적 오염물질에 속하지 않아 규제가 전무해 대량으로 배출되고 있어 해당 지역주민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성구미 포구 이규성 어민회장은 “지역개발에 따른 당연한 귀결인지,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지역에 유명했던 새우젓의 어획량은 절반 이상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또 “제철소 부근에서는 연탄가스와 비슷한 냄새가 진동을 할 정도다. 또 거품 역시 지속적으로 나타났지만, 이번처럼 크게 일어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혹시라도 인위적인 이유로 바다가 죽어갈까 두렵다”고 전했다.
또 가곡 어촌계 최순기 계장 역 “계원들과 함께 성구미 포구 일대에서 굴 양식을 하고 있는데, 예전보다 어획량이 1/3 이상 줄어들었다. 금액으로는 약 1억 원 이상 차이가 난다”며 “원인이 온배수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 다만 소중한 우리 바다를 지킬 수 있도록 법적 규제가 마련되고, 검증된 기관의 수질검사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실제로 2012년 영광원전의 경우 10년간 온배수를 배출해 생태계 파괴가 이뤄졌고, 이러한 영향은 최대 20km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졌었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갯벌이 썩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큰 충격을 안겼다.
또한 2014년 보령화력의 경우 온배수 방류에 따라 인근 어장의 피해가 사실로 확인됐는데,  양식장 피해와 해초가 사라지는 등의 생태계 파괴가 이뤄졌음이 전남대 수산해양대학에 의해 밝혀졌다.
해양수산부에 문의한 결과 대량의 온배수로 인한 해양에 끼치는 영향을 인정하며 규제신설을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재 온배수 배출에 따른 생태계 교란 및 파괴 등에 대한 조사가 있었고 사실로 나타났다.현재 전 세계적으로 온배수 배출 기준을 파악하고 있으며 국내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신중히 규제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배수 배출 환경감시, ‘수박겉핥기’ 수준
현재 당진은 환경감시의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진시는 온배수를 배출하고 있는 회사의 온배수 배출 관련 보고를 사측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평가서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
시는 현재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정기적으로 간이측정하고 있지만, 분석지표가 매우 적어 세밀한 감시 기능이 매우 떨어지고 있다. 정밀한 수질검사는 예산문제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추경을 통해 온배수 배출에 따른 환경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1,000만원의 예산을 세웠고 통과되었다. 이를 통해 보다 온배수로 인한 환경 영향 등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검증된 해양 자료를 게시해 주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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