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전면개방 선언 철회하고, 한중FTA 추진 중단하라”
당진시농민회 쌀전업농 “목숨 걸고 싸우겠다” 
논 갈아엎고, 농기계반납하고, 삭발투쟁 나서

정부의 쌀 관세화 방침에 반발하는 농민들이 곳곳에서 논을 갈아엎고, 농기계반납하고, 삭발 투쟁에 나섰다. 8월 19일 논산농민들의 농민대회, 8월 21일 ‘쌀생산자협회 충남도지회 준비위원회’로 시작된 충남 농민들의 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대로는 살수 없다는 절규이다. 연초부터 유례없는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한중FTA를 추진, 최근 쌀 관세화 선언으로 한국농업을 세월호로 만들고 있다는 절박감이 들불 같은 투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충남도연맹 소속의 당진시농민회는 당진시 원당동 농업기술센터 근처 논 2500㎡를 트랙터 3대로 갈아엎었다. 당진시농민회 황선학 부회장을 비롯한 농민 5명은 삭발을 하고 투쟁 의지를 다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박근혜 정부는 한국 농업과 농민을 또다른 ‘세월호’로 만들려 한다는 말인가. 농민을 말살하고 식량 주권을 포기하는 정부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수확을 보름 남짓 앞두고 자신의 논을 갈아엎은 조재형(51)씨는 “농약을 치는 관행농법보다 10배 이상 노력해서 올미(논에서 자라는 풀)를 이용한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지었다. 농민들과 대화나 공론화 없이 쌀시장 개방을 발표한 정부에 배반감을 참을 수 없어 투쟁에 나섰다”고 말했다.
유종준 참여연대 사무국장은 당진시농민회 쌀 전면개방 반대 기자회견장을 다녀와 SNS에 올린 글에서 “오늘 전농 충남도연맹 당진시농민회에서 진행한 쌀 전면개방 반대 기자회견에서 삭발을 결의하신 농민회원분의 머리카락을 제 손으로 깎았다. 저도 지난해 동부화력 입주 반대를 위해 삭발한 적 있지만 제 머리 깎는 것 보다 다른 분의 머리를 깎는 것이 훨씬 아팠다. 머리를 까는 동안 이발기구를 든 손이 마구 떨렸다”며 “삭발식 후 논 갈아엎는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갈아엎은 논의 농민은 그동안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었다고 했다. 손으로 일일이 제초를 했다. 그처럼 정성껏 가꾼 논을 트랙터로 갈아엎는 심정은 어땠을까? 120년 전 동학농민들의 절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7월18일 쌀 관세화가 불가피하다며 내년 1월1일부터 쌀 시장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충남은 지난해 전국 쌀 생산량 423만t 가운데 19.5%(82만4000t)를 차지해 전국 1위인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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