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김지원 씨

김지원(49)씨는 당진에서 나고 자란 평범한 아이였다. 다만, 흙이 좋았고 무언가를 만지고 만드는 것을 어린시절 유독 좋아했을 뿐이다. 
그러던 와중 중학생에 올라 그녀는 처음으로 조각칼을 잡게 됐다고 한다. 그저 여느 아이들과 같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주변의 자연을 재료삼아 노는 수준이었다. 살던 집 기둥을 조각칼로 파는 엉뚱한 행동을 해 부모님께 혼났을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조각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날카로움에 손이 다치고, 실수를 하고, 작품이 마음처럼 나오지 않아도 항상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그저 조각을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엉뚱하고 평범했던 아이는 2010년 인천미술대전 종합대상을 수상하는 전국적인 조각가로 성장했다. 당시 출품작인 ‘탐욕’으로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는 작품으로 말이다. 5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조각에만 매달렸고 노력으로 이룬 결과였다. 이와 함께 그녀는 7회의 개인전, 셀 수 없이 많았던 단체전 등 실력 있는 조각가로 성장했다.
김지원 조각가는 “개인전, 전시회, 작품전 등 항상 작품을 선보일 때 ‘더 열심히 만들 걸’ 하며 부끄러움을 느낀다. 또, 사람들이 ‘이런 작품을 어떻게 만들었냐’며 칭찬하면 뿌듯하기도 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된다”며 “매번 자극을 통해 조각에 대해 동기부여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8개월 전 당진으로 내려와 자연을 벗 삼아 생활하고 있는 김지원 조각가. 다양한 미술 분야 중에서도 특히 조각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냐고 묻자 김 작가는 “3차원적인 감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참 좋다. 보는 시점마다 느껴지는 것이 다른 입체적인 작품이라는 점이 매력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조각의 어려움을 함께 전했다. “일일이 조각하는 것이 때로는 정말 힘들다. 유난히 까다로운 작업과정과, 몇 십번의 수정과정을 거쳐야만 완성되는 것이 조각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갓 완성시킨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며 “사람마다 자신이 꿈꾸는 것이 있고, 나에겐 조각이 최고의 꿈이라고 느껴진다”고 전했다.
김지원 조각가는 나무, 돌, 구리, 철 등 다양한 재료를 구애받지 않고 재료로 사용한다. 다양한 느낌, 각각의 특징을 살린 작품들은 매우 인상적이다.
또 인체를 표현한 작품, 자연, 인물 흉상, 사물 조각 등 광범위한 주제를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지원 조각가에게 가장 작업하기 어려운 재료가 있냐고 묻자 ‘흙’을 꼽았다. 그녀는 “흙은 다른 재료들에 비해 쉽게 모양을 내고 바꿀 수 있지만 그만큼 무너지기가 쉽다. 정성을 다해 작품을 만들다가도 한순간에 부서지는 경우가 있으면 일주일 내내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또 그녀의 주된 작품소재는 인체다.
김지원 조각가는 “내가 동경하는 ‘자연’의 일부이기도 하면서, 작은 우주라고 표현할 만큼 신비로운 것이 사람의 몸이기 때문에 소재로 사용한다. 사물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정교하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훨씬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고향, 그녀는 “도심 생활을 하면서 시골이자 제 고향인 당진을 많이 그리워했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것이 참 행복하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고 당진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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